[오마이뉴스 이정환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경상남도 도지사 시절 강행한 진주의료원 폐업으로 인해 환자 40여 명이 사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윤석 전국보건의료노조 울산경남지역본부 조직부장은 30일 경남 CBS <시사포커스 경남>에 출연해 "진주의료원이라는 공공병원을 강제 폐업하면서 강제로 환자들을 전원시키고, 퇴원시키고, 이 과정에서 1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40여 분의 환자 분이 돌아가셨다"라고 말했다.
"정말 '악어의 눈물' 같은 발언이 아닐까 생각"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7일 오후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현장을 찾아 소방관계자에게 화재 원인 등에 대해 보고받은 후 굳은 표정으로 현장을 나서고 있다. |
ⓒ 연합뉴스 |
박 조직부장은 "그걸 강제로 밀어붙였던 사람이 '연세 드신 분들이라 조심해야 하는데, 화재 사고가 나서 안타깝다'고 했는데, 정말 '악어의 눈물' 같은 발언이 아닐까 한다"라며 "진주의료원에 계시던 연세 많으신 분들, 생명이 위독한 분들까지 강제로 내쫓아 사망에 이르게 된 일을 진두지휘한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해 참 분노스럽고, '홍준표 대표 당신이 할 이야기가 아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지난 26일 시화공단 방문 현장에서 "연세 드신 분들이라 조심해야 하는데 화재사고가 나서 안타깝다"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홍 대표는 다음날인 27일 밀양 화재 참사 현장을 방문해 정부를 비판하면서 도지사 시절 화재로 인한 인명사고가 한 명도 없었다고 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박 조직부장은 "당시 (진주의료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가 203명이었는데, 위중한 상태에 있거나 계속적인 진료가 필요한 장기 입원 환자들은 나이 든 분들이 많았다"라면서 "특히 진주의료원이 노인병원과 편안하게 돌아가실 수 있는 호스피스 병동을 같이 운영했던 병원이었기에 나이 많이 드셨던 분들이 계셨다"라고 전했다.
박 조직부장은 이어 "의사 분들이 퇴원이나 전원을 시키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하거나 '안 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 계약을 해지했고, 약품 공급을 중단해 어쩔 수 없이 퇴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라면서 "전원한 지 44시간만에 돌아가신 분들, 일주일만에 돌아가신 분들 해서 많은 분들이 충분히 기대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돌아가셨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박 조직부장은 "이것이 직접적인 사망의 원인이라는 의료적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이것은 국가에서 보장하고 있는 헌법, 보건의료기본법 등을 침해당해서 기대하는 여명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돌아가신 부분이라고 인정했다"라며 "공공병원을 폐업하는 데 앞장섰던 사람이 화재로 안타까운 환자들의 죽음을 두고 그런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당시 경상남도 "허위 사실... 전원 조치, 사망자 증가로 안 이어져"
▲ 지난 2013년 3월 27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의견서' 4만여 장을 경남도청에 전달하는 모습. |
ⓒ 윤성효 |
한편 홍 대표 도지사 시절 경상남도는 이와 같은 주장에 대해 허위사실이라고 강하게 반박한 바 있다.
2013년 진주의료원 폐업 당시 유일하게 남아 있던 왕일순 할머니(당시 80세)가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지 43시간에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당시 경상남도는 "보건의료노조를 비롯한 일부 세력이 마치 퇴원 종용과 강제 전원 조치로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처럼 왜곡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라면서 "사법 조치를 취하고 책임을 묻겠다"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또 같은 해 보건의료노조가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 뒤 두 달 동안 22명이 사망했다고 밝히자 당시 경상남도는 "폐업 결정 발표 뒤 전원된 환자 가운데 사망자는 9명, 입원 환자 가운데 사망자는 6명 등 모두 15명이 숨졌다"라며 "사망자 15명은 폐업 결정 이전에 견줘 오히려 적은 것으로 휴업에 따른 전원 조치가 사망자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라고 반박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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