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한 공영방송 여성 스태프가 배우 조재현씨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한 사실을 새로 폭로했다. 여성스태프, 배우 등 소문만 무성했던 조씨의 성추문을 고발하는 여성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피해자 B씨는 2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 2016년 6월 경기도의 한 세트장 옥상에서 조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B씨는 “평소 조씨가 ‘나랑 같이 일하자’, ‘남자친구 만들지 말라’고 하는 등 친밀감을 자주 표현하는 편이었다”며 “그날도 조씨가 ‘옥상으로 오라’는 카톡을 보냈기에 일 관련 이야기를 하려는 줄 알고 의심 없이 갔다”고 전했다.
B씨의 악몽은 그 때부터 시작됐다. B씨의 진술에 따르면 조씨는 “잠깐 들어와 보라”며 B씨를 옥상의 한 물탱크실로 유인한 후 문을 닫고 B씨를 벽에 밀쳐 억지로 키스했다. B씨가 버둥거리자 조씨는 B씨의 옷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지고 B씨의 바지 안으로 손을 집어넣으려 했다. B씨가 손을 뿌리치자 이번에는 B씨 손을 잡은 뒤 조씨 자신의 바지 안으로 억지로 집어넣었다. 조씨는 “너는 너무 색기가 있다. 너만 보면 미치겠으니 나랑 연애하자”며 “내가 부산을 잘 아니까 작품 끝나면 같이 부산에 여행 가자”고도 말했다.
곧바로 자리를 박차고 나왔지만 2차피해는 계속됐다. 조씨는 이후에도 B씨의 엉덩이를 툭툭 두드리는 등 스킨십을 계속했고 B씨가 소속돼 있던 부서의 팀장은 B씨에게 “현명한 선택을 하기 바란다”며 성폭행피해신고센터 번호를 건넸다. B씨가 사건 당일 밤 자신의 SNS에 “무서운 일을 겪었다”는 게시글을 올리자 평소 왕래가 적던 조씨 측 매니저는 “무슨 일 있느냐. 따로 만나 술 한잔 하자”며 대화를 요청하는 카톡을 보냈다. 촬영은 그 후 아무 일이 없었던 듯 마무리됐다. B씨는 일주일 간 현장을 지키다 드라마 종영과 동시에 일을 그만뒀다.
B씨는 “기억하고 싶지도 않을 만큼 끔찍한 기억이었다”며 “피해를 당한 후 구역질이 올라오고 병이 나 조씨를 피해 다녔는데 그 와중에도 조씨는 ‘체해서 밥도 못 먹느냐’는 카톡을 보냈다”고 전했다.
조씨 소속사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30년 간 연기생활을 하며 동료와 스텝, 후배들에게 죄스러운 행동을 많이 했다”며 “모든 걸 내려놓겠다. 정말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신다은·오지현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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