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들, 속다른 대북정책 충격···”돈봉투까지” 냉소·야유 봇물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이명박 정부가 북한에 정상회담을 열자고 돈봉투까지 쥐어주며 애걸했으며, 초강경 입장을 고수하던 천안함 사건의 타협안까지 제시한 비밀접촉 내용이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에 의해 폭로되자 인터넷상에서 “현 정권에 배신감과 충격을 느낀다”는 반응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북한 국방위 대변인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천안함 침몰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해 더 이상 거론하지 않겠으니 제발 정상회담 비밀접촉을 갖자’고 간청해왔고, 지난 5월 9일부터 시작된 비밀접촉에서 남측 대표단이 천안함사건에 대해 “제발 북측에서 볼 때는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 볼때는 사과처럼 보이는 절충안이라도 만들어 세상에 내놓자”고 했다는 것. 이 대목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비판을 넘어 냉소와 야유 수준이다.
자신을 예비역 육군중사라고 밝힌 닉네임 ‘하이에나’(아이디 yile****)는 2일 아침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에서 “아! 천안함은 조작이었단 말입니까?”라며 “억울하게 숨진 장병들이 불쌍하지도 않습니까? 일국의 지도자란 자리가 쪽팔리게 돈봉투로 정상회담을 구걸이나하며 나라를 위해 숨진 장병들과 유가족들을 비참하게 만들고마는 부끄러운 것인가 새삼 생각하게 된다”고 개탄했다.
그는 “지금 이명박 정부가 국민에게 보여준 작태는 ‘천안함은 좌초되었다’라고 이실직고 하는 것 그 이상 어떻게 설명할수 있을까요”라며 “돈 봉투로 정상회담을 구걸했던 그 이유 가운데 또 하나가 내년 총선을 겨냥한 실로 부끄러운 국면전환용이라니 정말 치가 떨리고 분노가 치밀어 올라 견딜수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천안함과 연평도의 사과없이는 어떠한 대화나 타협도 없다던 이명박의 대국민담화는 역시 입만열면 거짓말만 일삼는 가벼운 언행임을 또 한번 입증한 것이고 또다시 국민들을 기만한 짓”이라며 “돈봉투로 구걸까지 하면서 정상회담을 하려던 이명박 정권의 도덕성은 참 추잡할만큼 추악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북측에서 볼 때는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 볼 때는 사과처럼 보이는 절충안’을 만들어달라는 대목에 대해 트위터 상에 여러 표현들이 쏟아져 나왔다.
닉네임 ‘capcold’는 2일 아침 자신의 트위터에서 “그 절충안? 내가 한번 만들어보겠다”며 “‘천안함/연평도 문제는 남한 국민 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견해를 존중한다’는 어떠한가”라고 제안했다.
‘jinmadang’도 자신의 트위터에서 천안함 절충안에 대해 ‘우리가 쏘지 않은 우리의 어뢰에 천안함이 침몰한 것에 유감을 표할 수 없지만 유감이다’라는 문장을 제시하면서 “돈봉투가 구걸한 사과가 이쯤 될까요”라고 적었다. 이 두 가지 ‘천안함 절충안’은 트위터상에서 빠르게 확대 전파되고 있다.
닉네임 ‘heaneye’도 자신의 트위터에서 “천안함-연평도 사태에 대해 ‘북측에서 볼때는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 볼때는 사과처럼 보이는 절충안을 만들어달라고 애걸했다’는 북한 주장은 MB정부가 보여준 ‘실용주의’의 이미지에 너무 딱맞아서 안믿기가 어렵다”며 “그간 ‘어떻게든’이 실용의 키워드 아니었나”라고 되물었다.
닉네임 ‘MJShin36’는 “북한에 대해 고자세로 대하던 MB정부. 결국은 모두 허세였나”라며 “북한에 돈을 퍼주는게 나을까 아님 허세대응하여 천안함이나 연평도사건 같은 일이 (또다시) 벌어지는게 나을까?”라고 지적했다. ‘rethinks’도 “대북 정상회담 하자고 애걸이라니 평소 천안함이나 연평도 포격사태에 북침하겠다느니 전쟁하겠다느니라는 말과는 전혀 다르잖아”라며 “어버이연합회는 청와대로 돌진해야하는거 아냐”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같은 이명박 정부의 ‘정상회담 구걸’ 내용이 드러난 것에 대해 ‘결국 MB 정부가 억지스럽게 쓴 가면을 북한이 벗겨버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와 주목된다.
닉네임 ‘jinmadang’는 “이명박의 비극은 노무현을 죽여 노무현의 가면을 벗겨 자신이 쓰려고 한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노무현에게 가면은 없었다. 억지로 만든 가면을 쓰고 흉내를 내고 있으나 역겨움만 더할 뿐이다. 그나마 그 가면을 북한이 벗겨버렸다”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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