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인간어뢰’ 괴담도 분석해주세요![프덕프덕] <조선일보>의 FTA 괴담론 그리고 수많은 ‘괴담’들
‘한미 FTA 괴담론’이 횡행하고 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 당시 <조선일보>가 ‘광우병 괴담론’을 설파하던 상황과 비슷하다. 한국을 ‘괴담’의 나라로 규정한 보도가 집중적으로 나오자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괴담의 진원지로 지목된 트위터를 통해 한국 사회가 ‘미친 사회(insane sociaty)’로 가고 있다는 표현을 썼다.
이 글의 목적은 조선일보의 ‘괴담론’을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조선일보는 절대 괴담을 퍼트리지 않는 ‘정론지’, ‘1등 신문’이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 사회에 <조선일보>가 분석해야 할 괴담이 훨씬 많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함이다.
괴담은 2008년 촛불집회나 2011년 한미 FTA 정국 때만 집중된 건 아니었다. 가까운 사례가 있다. 이를테면 8월 24일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뒀을 때도 괴담은 창궐했었다. 지난 8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김성천 부소장은 평소 안면이 있는 교육계 인사로부터 다음과 같은 문자를 받았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문자를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문자를 본 사람들이 다른 사람 20명씩에게 같은 문자를 보냈다면 심각한 상황이다. 게다가 이미 학생인권조례를 시행하고 있는 경기도는 큰일 났다. 초등학생 시위 전위부대는 경기도에서 제일 먼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10·26 재보선을 앞두고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탄’이라는 말도 나왔다. 김홍도 금란교회 목사는 교인들을 모아놓고 설교를 통해 “심장부와 같은 서울에 사탄, 마귀에 속한 사람이 시장이 되면 어떻게 하나”라고 말했다. 20대 남자 교인 두 명에게 김 목사가 말하는 ‘사탄, 마귀에 속한 사람’이 누구인지 물으니 “여자분(나경원)이 아니라 남자분(박원순)”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괴담에 따르면 서울시민은 사탄을 시장에 앉혀놓은 셈이 된다.
이 같은 ‘괴담’은 각종 대형 교회를 통해 널리 유통됐는데, SNS의 사회적 ‘악영향’을 집중 조명하고 있는 <조선일보>는 이런 괴담들의 진상을 추적하거나 분석하지 않았다.
왜 그런가 살펴보다 ‘괴담’의 하이라이트를 발견했다. 2010년 9월 23일 <조선일보>에 실린 한 광고다. <조선일보>는 “<인생은 아름다워> 보고 ‘게이’ 된 내 아들 AIDS로 죽으면 SBS 책임져라”는 제목의 광고를 실었다. ‘바른 성문화를 위한 전국연합’ 등이 낸 이 광고의 일부 문구는 다음과 같다.
이 광고는 인터넷상에서 숱한 화제를 뿌렸다. “제빵왕 김탁구 보고 제빵사 된 내 아들 책임져라”, “공부의 신 보고 공부의 신이 안 된 내 아들은 어떻게 된 것이냐”는 패러디 댓글이 쏟아졌다. 어찌 됐든 ‘바른 성문화를 위한 전국연합’에 의하면 동성애는 결국 국가 경제 몰락의 주범이 됐는데, 이 광고를 실은 <조선일보>는 올해 <인생은 아름다워>의 김수현 작가를 <조선일보> 계열 종편인 <TV조선> 제작 드라마 작가로 영입했다.
이런 사례들을 살펴봤을 때, 집권 여당 대표의 판단력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조선일보>의 ‘한미 FTA 괴담론’ 집중 조명 기사를 읽을수록 의문이 생긴다. <조선일보>가 그동안 다른 수많은 괴담 분석에 게을렀던 것인지, 아니면 앞서 언급한 것들이 괴담이 아니라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판단을 했는지 분명하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그래도 <조선일보> 의심 말자… ‘인간어뢰’는 언젠가 내려온다
그래도 의심하지 말자. ‘천안함 괴담’이 난무할 때 결정적 한 방을 날렸던, <조선일보>가 야심 차게 내 놓았던 ‘인간 어뢰 개념도’를 떠올려 보라. 첨단 군사 장비를 보유한 남측 정부마저 벌벌 떨게 한 인간 어뢰의 존재를 <조선일보>는 용감하게 폭로했다.
미국의 <LA타임스>가 “(<조선일보>가) 연평해전에 대한 보복으로 북한이 ‘인간어뢰’로 천안함을 공격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며 “한국에 제임스 본드 영화에나 나올 법한 시나리오들이 퍼지고 있다”고 평했지만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얘기다. 북한은 인간어뢰 뿐 아니라 농협전산망을 해킹한 뒤 다른 것은 다 두고 일부 거래 기록만 삭제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가진 무서운 집단이다.
언젠가 인간 어뢰는 내려온다. <조선일보>는 절대 ‘괴담’을 퍼트리지 않기 때문이다.
※ ‘프덕프덕’은 프레시안 기자들이 쓰는 풍자 칼럼입니다.
출처 :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20111113173142§ion=01
(프레시안 / 박세열 / 2011-11-13)
‘한미 FTA 괴담론’이 횡행하고 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 당시 <조선일보>가 ‘광우병 괴담론’을 설파하던 상황과 비슷하다. 한국을 ‘괴담’의 나라로 규정한 보도가 집중적으로 나오자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괴담의 진원지로 지목된 트위터를 통해 한국 사회가 ‘미친 사회(insane sociaty)’로 가고 있다는 표현을 썼다.
이 글의 목적은 조선일보의 ‘괴담론’을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조선일보는 절대 괴담을 퍼트리지 않는 ‘정론지’, ‘1등 신문’이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 사회에 <조선일보>가 분석해야 할 괴담이 훨씬 많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함이다.
▲ <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쳐 |
괴담은 2008년 촛불집회나 2011년 한미 FTA 정국 때만 집중된 건 아니었다. 가까운 사례가 있다. 이를테면 8월 24일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뒀을 때도 괴담은 창궐했었다. 지난 8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김성천 부소장은 평소 안면이 있는 교육계 인사로부터 다음과 같은 문자를 받았다.
“급해요! 곽노현 교육감 학생인권조례안 통과되면 1)미션스쿨에서 종교교육과 채플이 선택 과목이 되고 전체 외부 종교 행사 못 함 : 미션스쿨 무너지고 2)동성애 허용 : 초중고생 동성애 충만해지고 3)초중고생 정치활동 허용 : 초중고생 정당 활동한다며 광우병 때처럼 시청 앞에 뛰어나가 시위대의 전위부대가 됩니다. 교회가 깨어 기도하고 일어나지 않으면 이 나라가 무너집니다. 8/24 꼭 투표해서 곽노현 교육감 물리칩시다. 이 메시지를 20명에게 꼭 전달해주세요. 그러면 승리합니다.” |
10·26 재보선을 앞두고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탄’이라는 말도 나왔다. 김홍도 금란교회 목사는 교인들을 모아놓고 설교를 통해 “심장부와 같은 서울에 사탄, 마귀에 속한 사람이 시장이 되면 어떻게 하나”라고 말했다. 20대 남자 교인 두 명에게 김 목사가 말하는 ‘사탄, 마귀에 속한 사람’이 누구인지 물으니 “여자분(나경원)이 아니라 남자분(박원순)”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괴담에 따르면 서울시민은 사탄을 시장에 앉혀놓은 셈이 된다.
이 같은 ‘괴담’은 각종 대형 교회를 통해 널리 유통됐는데, SNS의 사회적 ‘악영향’을 집중 조명하고 있는 <조선일보>는 이런 괴담들의 진상을 추적하거나 분석하지 않았다.
왜 그런가 살펴보다 ‘괴담’의 하이라이트를 발견했다. 2010년 9월 23일 <조선일보>에 실린 한 광고다. <조선일보>는 “<인생은 아름다워> 보고 ‘게이’ 된 내 아들 AIDS로 죽으면 SBS 책임져라”는 제목의 광고를 실었다. ‘바른 성문화를 위한 전국연합’ 등이 낸 이 광고의 일부 문구는 다음과 같다.
… 3. TV 주말 드라마에 깊숙이 침투한 동성애 : • <인생은 아름다워>에서는 남자들이 함께 침대에 드는가 하면, 노골적인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방영되고 있다. • 김수현 작가가 요청한 동성애자 배우들의 선정 기준 : “캐스팅할 때 두 사람이 무조건 보기 좋아야 한다. 깨끗하고 멀쩡한 청년이어야 한다…. 그래야 거북함이 없이 동성애를 보게 되고….”라고 주문했다. 수많은 청소년들 동성애자 되어 AIDS 걸리면 누가 책임지겠는가? … 4. 동성애는 선천적인 것이 아니다. 설문조사에 의하면 동성애는 문화적, 환경적 요인으로 번져가고 있다. 5. 동성애는 AIDS를 확산시킨다. (AIDS로 인한 사망자 연간 약 210만 명) • AIDS 남성 환자 중 43%가 동성애에 의한 것 (질병관리본부) • 중남미지역 160만 명의 AIDS 환자 중 49%가 동성애에 의한 감염 • 동성애자들은 일반인보다 성관계를 맺는 상대가 3~4배가 많고, 양성애자인 경우가 많다. 양성애자들은 일반인과도 성관계를 맺기 때문에 일반인에게도 에이즈가 확산된다. • 70대 남성 A씨가 동성애 경력이 있는 헌혈자의 피를 받은 뒤 에이즈에 감염됐으며, 한 달 뒤 A씨의 부인도 에이즈에 감염되었다. (질병관리본부) 6. 한국의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층인 부부 2명당 1.19명이다. 동성결혼이 만연하면 출산율은 더욱 떨어진다. (노동력 감소로 국가 경제 몰락) |
이런 사례들을 살펴봤을 때, 집권 여당 대표의 판단력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조선일보>의 ‘한미 FTA 괴담론’ 집중 조명 기사를 읽을수록 의문이 생긴다. <조선일보>가 그동안 다른 수많은 괴담 분석에 게을렀던 것인지, 아니면 앞서 언급한 것들이 괴담이 아니라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판단을 했는지 분명하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그래도 <조선일보> 의심 말자… ‘인간어뢰’는 언젠가 내려온다
그래도 의심하지 말자. ‘천안함 괴담’이 난무할 때 결정적 한 방을 날렸던, <조선일보>가 야심 차게 내 놓았던 ‘인간 어뢰 개념도’를 떠올려 보라. 첨단 군사 장비를 보유한 남측 정부마저 벌벌 떨게 한 인간 어뢰의 존재를 <조선일보>는 용감하게 폭로했다.
미국의 <LA타임스>가 “(<조선일보>가) 연평해전에 대한 보복으로 북한이 ‘인간어뢰’로 천안함을 공격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며 “한국에 제임스 본드 영화에나 나올 법한 시나리오들이 퍼지고 있다”고 평했지만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얘기다. 북한은 인간어뢰 뿐 아니라 농협전산망을 해킹한 뒤 다른 것은 다 두고 일부 거래 기록만 삭제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가진 무서운 집단이다.
언젠가 인간 어뢰는 내려온다. <조선일보>는 절대 ‘괴담’을 퍼트리지 않기 때문이다.
▲ <조선일보>가 보도한 인간 어뢰 개념도 ⓒ조선일보 |
▲ 한 네티즌이 패러디한 ‘물수제비어뢰 개념도’ |
※ ‘프덕프덕’은 프레시안 기자들이 쓰는 풍자 칼럼입니다.
출처 :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20111113173142§ion=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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