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이 시작되기 전 야구 전문가들은 각 팀을 전력에 따라 강·중·약으로 분류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신문 매체(종합 일간지+국가기간뉴스통신사) 14곳의 지난해 매출을 이처럼 분류한다면 ‘3강·3중·8약’으로 나눠볼 수 있다.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가 상위권(강)을 이루고 매일경제·연합뉴스·한국경제가 그보다 작은 규모(중)로 묶인다. 나머지 매체(소)들은 연 매출 1000억 원 아래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2006년 세계일보가 매출 2790억 원으로 당시 3위 규모인 동아일보(2841억 원)를 위협하고 2008년 경향신문의 매출이 연합뉴스를 앞지른 적이 있지만 2009년 이후 ‘3강·3중’은 고착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여론 형성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조·중·동과 경제지, 그리고 국가기간뉴스통신사가 자본력에서도 타 매체들에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예년과 비교하면 ‘강 그룹’ 선두에 있는 조선일보 매출액은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조선일보 매출액은 3376억 원, 예년보다 15억여 원 줄어든 수치다. 2011년 3760억 원을 기록한 이후 감소 추세다. 당기순이익은 2014년보다 3억여 원 늘었다.
중앙일보 매출액은 3143억 원으로 2014년에 비해 207억 증가했다. 2014년 69억 원 적자를 봤던 중앙일보의 2015년 당기순이익은 216억 원이었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12일 “광고 매출 상승 등의 효과”라고 말했다. 동아일보도 2014년에 비해 매출액이 60억 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서도 매일경제의 지난해 매출액은 2282억 원으로 연합뉴스(1704억 원)와 한국경제(1577억 원)보다 앞서 있다. 반면, 한국경제의 당기순이익은 213억 원으로 매일경제(83억 원), 연합뉴스(52억 원)보다 크다.
주요 매체 14곳의 매출액(2조137억원) 가운데 강·중 그룹의 점유율은 무려 74.4%(1조5002억원)에 달한다.
‘소 그룹’ 가운데서는 경향신문이 눈에 띈다. 2014년과 비교하면 경향신문의 2015년 매출액은 70억여 원 증가했고 이 기간 371억 원 흑자(당기순이익)를 봤다. 2014년 3억 원에서 2015년 100배가 넘는 순이익을 낸 것이다. 지난해 언론사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경향신문 관계자는 12일 “영업이익보다 재무와 관련된 ‘영업 외 이익’이 늘어났다”고 했다. 경향신문의 영업 외 수입은 380억 원 규모인데, 내부에서는 한화로부터 부채를 탕감 받은 효과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 밖에도 서울신문의 지난해 매출액은 840억 원으로 2014년 대비 10억 원 증가했고, 한겨레의 매출액 821억 원도 10억여 원 증가한 결과다.
문화일보 매출액은 683억 원으로 예년보다 20억 원 증가했으며 한국일보도 40억여 원 증가해 매출액 608억 원을 기록했다.
종합하면, 조선일보를 제외한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주요 신문사 매출액은 전년 대비 1~9% 가량 증가했다.
14개 언론사의 2014년 매출액 총합은 1조9451억 원이었지만 지난해는 2조137억 원으로 그 규모가 커졌다.
언론사들의 매출액 증가는 일정 부분 광고 시장에 숨통이 트인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제일기획이 분석한 ‘2015년 대한민국 총 광고비 결산’을 보면, 신문 광고 시장은 2014년 대비 0.5% 증가한 1조5011억 원 수준으로 나타나 최근 몇 년간 지속된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났다.
제일기획은 “최근 몇 년간 2% 안팎의 저성장 기조를 보이던 국내 광고시장이 반등한 요인으로 지난 2014년 광고시장이 0.6% 성장에 그친 것에 대한 기저효과와 함께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메르스, 국정교과서 등 정부 광고도 언론사 매출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 미디어오늘이 조사한 주요 매체 14곳 가운데 조선·동아·중앙과 매경·연합·한경의 2006년과 2015년 매출액 점유율 원그래프. |
지난해 방송사들의 경영 지표를 보면, 종편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종편 3개사(TV조선, 채널A, MBN)의 매출액은 각 1100억 원대 수준이다. 2014년 이들 3사의 매출액은 2735억 원이었으나 2015년 3386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JTBC의 경영 실적은 공시되지 않고 있으나 2014년 기준으로 JTBC 매출액은 1305억 원 수준으로 2013년에 비해 4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2014년에는 67억 원 적자였던 TV조선은 지난해 87억 원 흑자를 봤다. 채널A 역시 84억 원 적자에서 30억 흑자로 전환했다.
종편의 성장과 관련해서는 특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종편의 광고매출과 협찬매출이 급증해 경영상황이 개선됐음에도 종편이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는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2011년부터 4년간 광고매출 211%, 협찬매출 3121%가 증가했으나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편의 방발기금 면제기간을 연장해 특혜 시비가 일어났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매출 하락세이던 보도 전문 채널 YTN은 지난해 매출 1174억 원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광고매출 및 임대매출 증가로 전년(2014년) 대비 영업적자 폭이 크게 감소했으나 이 기간 적자(37억 원)는 면치 못했다.
지난달 YTN 이사회는 “YTN은 주식회사로 이익이 나면 적절한 배당으로 주식가치 극대화에 최선을 다해야 하나 전년보다 매출액이 큰 폭으로 확대됐지만 적자가 발생해 2015년 결산 배당을 못하게 된 점이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또 다른 보도 전문 채널 연합뉴스TV의 매출액은 2011년 36억 원, 2012년 296억 원, 2013년 407억 원, 2014년 452억 원, 2015년 536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예년 80억 원 수준이던 적자도 지난해 18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지상파의 경우, MBC의 지난해 매출액은 8498억 원으로 2014년 8024억 원보다 470억 원가량 증가했다. 흑자 규모는 720억 원대였다. 업계에서는 광고 영업과 콘텐츠 판매 수입 증가, 비용 절감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SBS 매출액은 7725억 원으로 2014년 7956억 원에 비해 200억 원 이상 줄었다. 흑자 규모는 346억 원이었다.
향후 지상파의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와 미디어크리에이트에 따르면, 2016년 1·2월 지상파 방송3사 광고매출(TV+라디오)은 전년 동기대비 약 24%가 폭락해 월 매출 1000억 원에 미치지 못했다.
방송협회는 “1999년 1월 IMF 경제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며 “올해 남은 기간 광고 매출 실적을 감안하더라도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관계자는 12일 “지난해 MBC는 선방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드라마가 무너지는 등 MBC와 SBS의 올 상반기 광고 매출은 상당히 부진하다”고 말했다.
앞서 제일기획은 2016년 광고비 전망과 관련해 케이블·종편의 경우 2015년 1조7768억 원에서 올해 1조8385억 원으로 6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지상파의 경우 같은 기간 1조 9702억 원에서 1조9626억 원으로 100여억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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