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 수곡면(진주갑) '비례대표 사전투표 용지'가 100% 새누리당 지지표로 분류돼 논란을 빚었다. 이러한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를 세 차례나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쳐 투표 관리에 불신을 높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 진주실내체육관에서 있었던 개표 때, 수곡면 '비례대표 사전투표' 집계 결과 177표 모두 새누리당으로 집계되었다. 그 뒤 "나는 사전투표 때 새누리당을 찍지 않았다", "내가 찍은 더불어민주당 표는 어디로 갔느냐"는 주장이 나왔다.
진주선관위는 20일, 진주 수곡면과 명석면 사전투표지 봉인을 해제해 재검표했다. 그 결과 지난 13일 개표 과정에서 투표지분류기 담당사무원이 잘못해 수곡면과 명석면의 투표지를 섞어서 개표를 진행해 절차상 실수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재검표 결과, 수곡면과 명석면을 합치면 당초 개표의 총투표자 수와 각 정당별 득표수에는 변동이 없었다. 수곡면 비례대표 사전투표는 '새누리당 몰표'가 아니었던 것이다.
13일 당일, 참관인이 두 차례 문제제기 했지만...
수곡면 비례대표 사전투표 집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13일 개표 당일 있었다. 진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개표 당시, 심인경(43, 노동당) 참관인이 처음 발견했다. 그는 선관위 직원이 붙여 놓은 개표 상황지를 보고 무언가 잘못된 것이라 판단했다.
농촌지역인 진주 수곡면은 농민회 활동이 활발한 지역으로, 이전에도 야당 지지표가 어느 정도 나왔다. 심 참관인은 지역 특성상 새누리당 몰표가 나올 수 없다고 보았다. 심 참관인은 더불어민주당 참관인에게 이 같은 내용을 이야기했고, 두 사람은 현장에서 진주선관위 사무국장에게 문제제기를 했다.
심 참관인은 "처음 문제제기를 했을 때 선관위 사무국장은 이상하다며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며 "그런데도 고쳐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다시 심 참관인은 더민주 다른 참관인과 함께 선관위 사무국장에게 "이상하니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선관위 사무국장은 심 참관인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 참관인은 "두번째 문제제기를 했더니, 사무국장은 문제가 있다는 증거가 없고, 교차투표일 가능성이 있다며 넘어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교차투표란 지지 후보와 정당을 다르게 투표하는 것을 말한다.
개표 상황지 사진 찍어, 교차투표율과 비교 분석
심인경 참관인은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 개표장에 남아 개표 상황지를 모두 사진으로 찍었다. 그는 다음 날부터 이틀 동안 진주지역 교차투표율 등을 분석하고, 개표 상황지와 대조해보았다.
그는 "진주는 농촌지역으로 갈수록 교차투표의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는 경향성을 보인다"며 "수곡면과 인접한 대평면, 명석면의 투표만을 비교해 보면 진주 전체와 '진주갑' 평균보다 교차투표 가능성은 더욱 낮다"고 분석했다. 선관위에서 수곡면 몰표의 근거로 설명한 지역내 교차투표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본 것.
심 참관인은 이 같은 분석결과를 4월 16일 진주에서 열린 '세월호 2주기 추모문화제' 때 만났던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설명했다. 이후 농민회와 야당을 통해 수곡면에서 사전투표했던 유권자를 찾기 시작했고, 일부 확인이 되었다.
심 참관인은 18일 진주시선관위에 재차 문제제기했다. 당시 선관위는 "개연성은 충분해 보이고 결과가 당혹스럽긴 하다. 그러나 선거투개표 과정에 잘못 되었다는 증거가 없는데 결과가 의심스럽다고 조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심 참관인은 이날 언론사에 '진주지역 총선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면서 야당에 비례대표 투표를 했던 수곡면 사전투표 유권자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 계획을 세웠다.
20일 진주시선관위는 수곡면과 명석면의 사전투표지에 대한 재검표를 결정했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장인 이승택 진주시선관위원장은 재검표 결과 "당초 새누리당표로 갔던 표들과 계산해보면 플러스 마이너스 '0'으로, 절차상 잘못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적으로 표 변동은 없다"고 밝혔다.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과정의 문제"
진주참여연대 사무처장을 지낸 심인경 참관인은 이번 사건으로 선거 개표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참관인 입장에서 볼 때, 한 개 투표함이 끝나면 다른 투표함을 개표해야 한다고 항상 말해 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2개 투표함(수곡면·면석면)이 혼입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13일부터 20일까지 1주일 사이에 바로 잡을 기회가 세 차례나 있었다. 선관위는 재검표 결과, 표 집계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이것은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과정의 문제다"며 "언제든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결국에는 투·개표 관리를 신뢰할 수 없고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라 강조했다.
심 참관인은 "제도나 과정의 잘못을 찾아서 개선하기보다 결과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며 "공무원의 업무를 유권자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참관인을 비롯한 시민단체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선관위 관계자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3일 진주실내체육관에서 있었던 개표 때, 수곡면 '비례대표 사전투표' 집계 결과 177표 모두 새누리당으로 집계되었다. 그 뒤 "나는 사전투표 때 새누리당을 찍지 않았다", "내가 찍은 더불어민주당 표는 어디로 갔느냐"는 주장이 나왔다.
진주선관위는 20일, 진주 수곡면과 명석면 사전투표지 봉인을 해제해 재검표했다. 그 결과 지난 13일 개표 과정에서 투표지분류기 담당사무원이 잘못해 수곡면과 명석면의 투표지를 섞어서 개표를 진행해 절차상 실수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재검표 결과, 수곡면과 명석면을 합치면 당초 개표의 총투표자 수와 각 정당별 득표수에는 변동이 없었다. 수곡면 비례대표 사전투표는 '새누리당 몰표'가 아니었던 것이다.
▲ 진주시선거관리위원회는 20일 오후 '진주갑' 선거구인 진주 수곡면과 명석면의 비례대표 사전투표 용지를 재검표했다. | |
ⓒ 사진제공 - 시민의눈 |
13일 당일, 참관인이 두 차례 문제제기 했지만...
수곡면 비례대표 사전투표 집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13일 개표 당일 있었다. 진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개표 당시, 심인경(43, 노동당) 참관인이 처음 발견했다. 그는 선관위 직원이 붙여 놓은 개표 상황지를 보고 무언가 잘못된 것이라 판단했다.
농촌지역인 진주 수곡면은 농민회 활동이 활발한 지역으로, 이전에도 야당 지지표가 어느 정도 나왔다. 심 참관인은 지역 특성상 새누리당 몰표가 나올 수 없다고 보았다. 심 참관인은 더불어민주당 참관인에게 이 같은 내용을 이야기했고, 두 사람은 현장에서 진주선관위 사무국장에게 문제제기를 했다.
심 참관인은 "처음 문제제기를 했을 때 선관위 사무국장은 이상하다며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며 "그런데도 고쳐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다시 심 참관인은 더민주 다른 참관인과 함께 선관위 사무국장에게 "이상하니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선관위 사무국장은 심 참관인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 참관인은 "두번째 문제제기를 했더니, 사무국장은 문제가 있다는 증거가 없고, 교차투표일 가능성이 있다며 넘어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교차투표란 지지 후보와 정당을 다르게 투표하는 것을 말한다.
개표 상황지 사진 찍어, 교차투표율과 비교 분석
심인경 참관인은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 개표장에 남아 개표 상황지를 모두 사진으로 찍었다. 그는 다음 날부터 이틀 동안 진주지역 교차투표율 등을 분석하고, 개표 상황지와 대조해보았다.
그는 "진주는 농촌지역으로 갈수록 교차투표의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는 경향성을 보인다"며 "수곡면과 인접한 대평면, 명석면의 투표만을 비교해 보면 진주 전체와 '진주갑' 평균보다 교차투표 가능성은 더욱 낮다"고 분석했다. 선관위에서 수곡면 몰표의 근거로 설명한 지역내 교차투표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본 것.
심 참관인은 이 같은 분석결과를 4월 16일 진주에서 열린 '세월호 2주기 추모문화제' 때 만났던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설명했다. 이후 농민회와 야당을 통해 수곡면에서 사전투표했던 유권자를 찾기 시작했고, 일부 확인이 되었다.
▲ 진주시선거관리위원회는 20일 오후 '진주갑' 선거구인 진주 수곡면과 명석면의 비례대표 사전투표 용지를 재검표했다. | |
ⓒ 사진제공 - 시민의눈 |
심 참관인은 18일 진주시선관위에 재차 문제제기했다. 당시 선관위는 "개연성은 충분해 보이고 결과가 당혹스럽긴 하다. 그러나 선거투개표 과정에 잘못 되었다는 증거가 없는데 결과가 의심스럽다고 조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심 참관인은 이날 언론사에 '진주지역 총선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면서 야당에 비례대표 투표를 했던 수곡면 사전투표 유권자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 계획을 세웠다.
20일 진주시선관위는 수곡면과 명석면의 사전투표지에 대한 재검표를 결정했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장인 이승택 진주시선관위원장은 재검표 결과 "당초 새누리당표로 갔던 표들과 계산해보면 플러스 마이너스 '0'으로, 절차상 잘못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적으로 표 변동은 없다"고 밝혔다.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과정의 문제"
진주참여연대 사무처장을 지낸 심인경 참관인은 이번 사건으로 선거 개표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참관인 입장에서 볼 때, 한 개 투표함이 끝나면 다른 투표함을 개표해야 한다고 항상 말해 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2개 투표함(수곡면·면석면)이 혼입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13일부터 20일까지 1주일 사이에 바로 잡을 기회가 세 차례나 있었다. 선관위는 재검표 결과, 표 집계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이것은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과정의 문제다"며 "언제든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결국에는 투·개표 관리를 신뢰할 수 없고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라 강조했다.
심 참관인은 "제도나 과정의 잘못을 찾아서 개선하기보다 결과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며 "공무원의 업무를 유권자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참관인을 비롯한 시민단체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선관위 관계자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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