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신현식 기자] [[the300][비밀외교문서 공개]5共, 美 망명 DJ 일거수일투족 감시…반 총장 적극 동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외교부 공무원으로 미국 연수를 하던 1985년 당시 미국에 망명해 있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향을 파악해 상부에 보고했던 사실이 17일 드러났다.
외교부는 이날 '외교문서 공개에 관한 규칙'에 따라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비밀해제 문건을 공개했다.
외교부는 이날 '외교문서 공개에 관한 규칙'에 따라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비밀해제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 따르면 하버드 대학에서 연수중이던 반기문 당시 참사관(과장급)은 1985년 1월 7일 하버드대 교수로부터 김 전 대통령과 관련된 정보를 입수했다. 미국의 학계·법조계 인사들이 망명 중인 김 전 대통령의 안전 귀국을 요청하는 서한을 1월 10일 전두환 당시 대통령에게 발송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반 총장은 이같은 사실을 류병현 당시 주미대사에게 보고했다. 류 대사는 이를 '김대중 동정'이라는 제목의 전보로 8일 본국의 외교부 장관에 보고했다.
당시 반 총장은 외교부 소속이긴 했지만 업무와 관계없는 연수생 신분이었다는 점에서 본인의 의사에 따른 적극적인 보고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어 눈길을 끈다.
김 전 대통령은 1981년 전두환 정권이 조작한 '내란음모 사건'으로 군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뒤 무기징역으로 감형, 미국에 망명한 상태였다.
1985년 김 전 대통령이 12대 총선을 앞두고 귀국 의사를 밝히자, 전두환 정권은 "귀국시 재수감하겠다"고 공표했다.
김 전 대통령의 안전이 불투명해지자 '김대중의 안전한 귀환을 보장하는 캠페인'(Campaign to Assure a Safe Returen for Kim Dae Jung) 주도로 미국의 학계 및 법조계 인사 135명이 김 전 대통령의 무사귀환을 위한 연서를 전 전 대통령에 보냈다.
공개 문서에 따르면 반 총장은 "동 서한의 요지는 김대중의 무사귀환과 사회 생활(Public life)의 보장, 이를 통해 국내적인 신뢰를 도모하는 것은 85년 국회의원 선거, 85 아세안게임, 88올림픽 및 88년 대통령선거를 위한 사회적 화합(Social harmony)의 중요한 순간(Critical moment)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함"이라고 보고했다.
문서는 해당 서한에 연서한 인물에 대해서도 "하버드대 총장, 라이샤워 교수, 브레진스키 교수, 헌팅턴(Huntington) 교수, 미네아폴리스 시장 등"이라고 적시하고 "서한은 접수되는대로 송부예정임"이라고 적고 있다.
서신은 1월 10일 예정대로 발신됐고, 주미대사관은 다음날 외교부 장관에게 서신 내용 전문과 연서자 명단을 영문 원본과 한글 번역본으로 보고했다.
지난해 공개된 외교문서 등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망명기간 동안 김 전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철저하게 감시했다. 반 총장 역시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연수생 신분임에도 적극적으로 김 전 대통령의 동정을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보인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