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the300][런치리포트-불붙은 모병제①]남경필 "대선 출마시 공약할 것" 김두관 " 145조 GDP 상승효과 기대"]
군 복무를 원하는 사람만 자원 입대하게 하는 '모병제' 도입 논의가 국회에서 본격 공론화됐다. 2025년 전후로 도래할 '인구절벽'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25만~30만명 규모의 작지만 강한 군대로 전환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자발성에 기초한 모병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예산 부족과 전투력 저하 우려 등 우려의 목소리도 많아 실제 정책에 반영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5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남경필 새누리당 경기도지사와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각계 인사 70여명이 참여하는 '모병제 희망모임'이 '제1차 토크-가고싶은 군대 만들기'를 개최했다.
먼저 여권의 대권 주자로 꼽히는 남 지사는 '강군 육성을 위한 '한국형 모병제'-'코리아 리빌딩'을 위한 시대적 과제'라는 발표를 통해 내년 대선 공약으로 '모병제'를 내걸겠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대한민국이 리빌딩(rebuilding, 재건)할 부분이 많지만 오늘 군에 대한 얘기를 하겠다"며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으로 △안보 △공정함 △일자리를 꼽았다.
그는 "모병제는 세 가지를 다 담고 있다"며 "먼저 안보와 관련해, 인구절벽의 요인이 있다. 65년 군 입대자가 100만명인데 올해 43만명으로 50년만에 60%가 줄었다. 2025년 무렵엔 더 떨어질텐데 인구절벽 상황에서 50만 이상의 병력규모를 유지하려면 정신적, 신체적 문제가 있는 이들도 100% 군대를 보내고 병역기간을 왕창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방법은 작지만 강한 군대다. 억지로 끌려오는 군대가 아닌 가고싶은 군대를 만들려면 9급 공무원 200만원 정도의 월급을 지급해야 한다"며 "고등학교 졸업 후 입대해 3년 군대 근무해 7000만~8000만원을 모으면 대학을 가거나 취업준비를 하는 등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다. 좋은 대학 가지 않아도 멋진 사회 일원이 되는 사닥다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대한민국은 국방이 의무이기 때문에 군에 가지 않는 이들도 8주 정도 병역을 기본적으로 이수하고 다른 사회적 책무를 지게 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사회적 토론이 필요하다"며 "부모의 재산과 지위가 높은 사람이 더 많은 사회적 공헌을 하는 제도를 만들면 군을 강하고 튼튼하게 할 수 있고 모병제의 불공정 시비도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두관 더민주 의원은 청년 일자리 창출과 예산 등의 관점에서 모병제 도입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보면 군인들이 멋진데 현실적으론 그렇지 못하다. 모병제의 대표격인 미국은 군인에 대한 존경심이 있지만 한국에서 군인은 풍자와 해학의 대명사"라며 "연간 100여명이 군대서 사망하고 70여명이 자살하고 4000여명이 의가사제대하고 500여명의 전과자가 양산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부모가 자녀 군대를 보내고 싶지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징병제로 연간 사회적 비용이 25조9000억~69조원까지 든다는 학계 보고가 있다"며 "내년도 국방예산 400조원의 1%인 3~4조원이면 모병제를 도입할 수 있다. 63만에서 30만으로 줄어들면 병력 운영비 절감분으로 12만~37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고 사회적 기회비용에 의한 약 145조원의 GDP 상승효과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후 정두언 전 국회 국방위원장의 진행으로 남 지사와 김 의원의 '토크'가 진행됐다. 정 위원장은 △국민 관심 부족 △모병제에 대한 오해 △기득권 구조의 저항 등을 모병제 도입의 과제로 꼽고, 모병제를 내년 대선을 계기로 담론화해서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크 이후 진행된 질의시간엔 시민들이 모병제와 징병제를 병행운영해 부작용을 줄이는 방안부터 여성 징병제 필요성, 징병제 사병들의 월급 현실화 문제까지 즉석에서 다양한 제안을 하며 뜨거운 호응을 보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축사를 했으며, 안경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기조발제를 맡았다. 새누리당 박순자, 강효상, 더민주 박병석, 전혜숙, 국민의당 최도자 의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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