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발표한 3차 대국민담화를 두고 다수의 전문가들은 "국민정서와 동떨어졌고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다"며 혹평을 내놨다.
박근혜는 29일 오후 2시30분쯤 청와대 춘추관에서 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시면 그 일정과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박근혜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결정적으로 국회에 공을 떠넘기면서 '하야'나 '자진사퇴'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는 "대통령이 자신의 거취를 국회에 일임하는 것 자체가 초헌법적 발상"이라며 "국회에서 거취를 결정할 수 있는 방법은 탄핵밖에 없다. 박근혜 말을 들으면 탄핵 이외에 다른 것을 해보라고 느껴지는데 이것 자체가 헌법에서 벗어난 발상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형준 교수는 "얼마 전부터 친박계에서 명예로운 퇴진, 질서있는 퇴진 등이 나오지 않았느냐. 탄핵을 앞두고 친박계가 입을 맞췄다고도 볼 수 있다"며 "탄핵을 앞두고 비박계를 한번 흔들어보려는 꼼수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중요한 결정을 자기가 하지 끝까지 왜 남이 하라하는 것인지 알수가 없다"며 "사퇴를 수습하려고 대국민 담화를 하는 것인데 오히려 사퇴를 계속 꼬이게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송주명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상임의장(한신대 교수)는 "물러나겠다는 말을 쓰긴 했는데 일정이나 절차에 대해서 전혀 얘기하지 않고 공을 국회에 넘겼다"며 "사실은 본인이 결정해야 하는 문제인데 탄핵에 따르겠다는 것인지, 본인의 의지를 갖고 하야 하겠다는 것인지 '유체이탈 화법'의 정점으로 들린다"라고 혹평했다. 이어 송 의장은 "지금 상황에서 박근혜가 얘기해야 할 부분은 시민들이 외치는 '즉각 퇴진'에 대한 답"이라며 "결심을 밝히고자 한다고 했는데 결의나 의지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자신이 할 결정을 국회에 넘겼다는 분석 외에도 이같은 입장에는 '정치적인 의도'가 숨어있는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탄핵을 앞두고 공을 국회로 넘기면서 정치권에서 개헌을 매개로 한 정치개편 논의를 가속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향후 예정된 탄핵이나 특검 등에 대한 관심을 돌리고 여야 갈등을 일으켜보려는 상당히 계산적인 담화"라고 밝혔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겉으로 보면 국회에 전권을 맡긴 것 같지만 국회에 의견 대립을 시키면서 최대한 시간을 벌 수 있겠다는 속셈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전형적인 노회한 정치꾼들의 조언들이 보인다"며 "현재 국면에서 국민들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무조건 사퇴한다' 혹은 '지금 하야 한다' 정도의 말이다. 지금 담화는 공은 넘겼지만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3차 대국민담화까지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면서 다시 한번 정국은 혼란에 빠져들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은 "이미 국민들이 박근헤의 말을 신뢰하지 않은 상황에서 '내려오겠다'는 말까지 제대로 된 신뢰를 주지 못했다"며 "국회에 맡겨놓고 국정을 계속 운영하겠다는 것인데 일단은 직무정지라도 시켜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송주명 의장은 "아직도 애매모한 문법을 사용해서 국민들을 속이려 한다면 더이상 먹히지 않는다"며 "대국민담화를 하면서 또 다시 정치를 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여론조사 전문가 이근형 윈지코리아 대표는 "박근혜가 일정 부분 성의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분노하는 국민이 상당할 것"이라며 "박근혜가 정치권에 공을 넘긴 상황에서 향후 민심은 정치권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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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November 30, 2016
전문가들, 박근혜 3차 담화 반응...'자진퇴진 없고 유체이탈 화법의 정점' "자신의 거취를 국회에 일임하는 것 자체가 초헌법적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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