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시스】정창오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절대적 지지기반이었던 대구·경북에서 '박근혜 신화'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박 대통령은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를 통해 정치에 입문했으며 경북 선산 출생인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에 힘입어 대구경북민들의 '콘크리트 지지'를 받아 지난 대선에서 '80% 투표 80% 득표'라는 경이적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 의혹과 관련해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자리 지지율이 무너져 4%까지 떨어졌고, 하야와 탄핵의 목소리도 여느 다른 지역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 박 대통령이 1일 오후 예정에 없이 대형 화재가 발생한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지만 환영은 커녕 싸늘한 지역민심을 절감해야 했다.
화재현장에는 소수의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이 '박근혜'를 연호하며 박수를 치기도 했지만 이를 지켜보던 상인들과 시민들의 고함과 욕설에 묻혀버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박대통령이 대구를 떠난 직후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40대 남성의 방화로 추모관이 불타는 수모를 겪었다.
TV를 통해 속보를 접한 시민들은 "생길 일이 생겼다"는 반응과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나"라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김모(51)씨는 "대통령이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을수록 그동안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대구·경북의 실망감은 다른 지역보다 훨씬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달성군에 사는 이모(55)씨는 "딸의 잘못이 부모에게로 전가되는 것은 동의하지 않지만 대통령이 더 이상 실기를 계속한다면 이보다 더한 일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지역의 민심"이라고 덧붙였다.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인근에 사는 전모(45)씨는 "박 대통령에게 화도 나고 방화에 안타깝기도 하고, 뭐라 말할기 아려울 정도로 착잡하다"며 "대통령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는지 한숨만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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