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사시는 클레어님, sud 노조 집회 참석하러 파리에 오셨다가 France24에서 하는 박근혜 스캔들 토론회에 졸지에 패널로 납치되시어 박근혜, 최순실, 최태민, 삼성 등에 얽힌 복잡한 막장 드라마를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전하심. 프랑스24는 뉴스채널로 이 프로는 영어로 방송됨.
1일 오전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훑다가 눈에 띈 목수정 작가의 글이다. '그분은 대체 뭐하시는 분이길래 France24 토론자 패널 섭외에 즉각 응한 걸까?' 궁금했다. 그리고 대체 무슨 이야길 나눴을까, '박근혜 게이트' 이 사건을 프랑스 언론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궁금했다. 그분은 바로 독일 교민 클레어 함(다큐멘터리 감독)씨.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 물었다. 아래는 그 궁금증에 대한 즉답이다.
- 독일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독일 국제앰네스티, European Network for Progressive Korea, '뮌헨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 등의 단체에서 다양한 주제의 인권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뮌헨에서 <정지된 시간>이라는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한국 관련 뉴스를 전혀 읽지 않고 지내다가 박근혜정권 이후 한국의 인권 상황이 극도로 열악해져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활동하고 있다."
- 이번 파리 시위는 왜 열렸고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내가 활동하고 있는 European Network for Progressive Korea에서 최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석방을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파리의 목수정 작가가 프랑스 SUD 노조에 서명운동 동참을 요청하자 그들이 11월 29일 한국 대사관 앞에서 연대집회를 열겠다고 답해 왔다. 그들의 열정적인 성원에 답하기 위해서라도 원정 집회에 기꺼이 가고 싶었다. 뮌헨에서도 12월 10일 인권의 날을 맞아 한상균 석방 촉구와 노동개악 반대 집회를 하기로 오래전부터 계획하고 있었다. 한상균 위원장이 인권의 날에 체포당한 것을 기억하고자 겸사겸사 이날로 계획했다."
- 그런데 갑자기 프랑스24 방송에 출연하게 되었다고 들었다. 그것도 시위 현장에서 섭외됐다고 하던데...
"France24는 2005년 미국 CNN에 맞서기 위해서 국가적으로 설립한 국영방송이다. 24시간 방송하는 뉴스전문채널로 영어방송과 불어방송이 따로 존재하는데 내가 참여한 것은 The Debate, 영어방송이다. 내 추측으로는 아마도 프랑스 언론이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문 발표를 '대통령이 전격 퇴진을 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특별 프로그램을 준비한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목수정 작가의 소개로 방송국 측 전화를 받았을 때 현 한국 상황에 대해 많은 관심과 정보가 있냐고 물었고, 한국인의 관점과 시각을 소개해 줄 수 있겠느냐고 해서 선뜻 받아들였다. 인권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겨 11월 29일(현지시간) 토론회에 참여하게 됐다."
- 이날 토론회는 누가 참여했고 어떤 내용을 궁금해 했나.
"프랑스 La Croix 신문의 Dorian Malovic 아시아 편집자가 토론에 참여하였고, 미국 소재 웨즐리(Wellesley) 대학 아시아학부 캐서린 문(Katharine Moon) 교수가 화상으로 후반부에 참여하였다. 많은 주요 국정 이슈들을 궁금해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자진 사퇴 시나리오 등 박근혜 대통령의 향후 행방을 시작으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최태민-최순실 일가에 대한 이야기, 세월호 7시간의 미스터리, 최근 체결한 한일군사정보협정,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또 당시 가지고 있었던 박근혜퇴진과 한상균 위원장의 석방을 요구하는 손팻말에 대해 궁금해 해서 이 노동인권 사안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했다."
- 뭐라고 말했나. 짧은 시간 안에, 박근혜게이트와 세월호 7시간, 한상균, 최씨일가, 위안부, 국정교과서 등 이 많은 이슈들을 전달하는 것도 벅찼을 것 같다.
"물론이다. 너무나 짧은 시간 내에 이 복잡한 현안들을 설명하는 것이 어렵기도 했지만 방송 중 해당 사안을 이야기하면서 감정이 복받쳐 차분하게 이야기 하는 것이 힘들었다. 한달 내내 쏟아져 나오는 뉴스를 읽느라 잠 못 자고 피로가 누적되어 머릿속 생각이 잘 정돈이 되지 않았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서는, 왜 대다수 국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분노하고 있는지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설명해 주고 싶었다. 또 일본군 '위안부'나 일본과의 군사정보협정 등 다수의 국방이나 외교문제를 결정할 때 피해자들 및 국민과 전혀 소통하지 않고 오히려 비선실세 개인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는 독선적이고 위험한 국정운영방식을 지적하였다.
세월호 7시간에 관해서는 이상호 기자의 관련 영화 제작 소식과 아울러 항간에 떠도는 루머들을 간단히 소개했고, 대통령직은 한국호의 선장이기 때문에, 국가 비상사태시(특히, 평일 업무시간에) 정확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국민에게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국정교과서가 국민대통합에 도움을 준다는 주장에 동의하냐'는 앵커의 질문에는 '오히려 갈등을 유발한다'고 답변했다. 상식이 있는 시민들, 심지어 어린 학생들조차 반대 시위에 참가하는 등 거센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독재자 아버지를 미화하기 위한 허위 사실들을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씨 일가에 대해선 최근 방영된 '김어준의 파파이스' 프로그램 최순실 5부에 소개된 대로, '최태민과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일본에서부터 오랫동안 잘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고 최태민의 양자(조순제)가 증언했다고 전했고, 아마도 '박정희는 본인의 정치적 지지세력으로 최태민를 이용한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또, 한상균 위원장이 민중총궐기를 주도한 혐의로 1년간 수감되어 있다고 하니, '대한민국이 민주주의인 줄 알았다'며 많이 놀라워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왜 즉각 퇴진을 망설이는지도 잘 이해를 못하는 듯 했다."
- '민주주의는 한 번에 이뤄내는 것이 아니라 부단히 24시간 노력하여 일구어내는 것'이라는 캐서린 문 교수의 지적은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인가.
"캐서린 문 교수는 '4.19혁명, 광주민주화운동, 6월 항쟁 등의 한국 현대사를 고려해볼 때 한국 시민들이 끊임없이 싸워 민주주의를 쟁취했는데, 일시적 노력으로 얻는 당연한 결과물로 인식하고 긴장을 놓으면 다시금 이에 반하는 세력들에게 빼앗길 수 있으므로 부단히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이번에 우리 국민들이 배웠을 것'이라는 취지에서 말한 것 같다."
- 영어 토론이었다고 들었다. 뉘앙스를 전달하는 일이 어려웠을 것 같다.
"사실 언어장벽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 한국같이 비상식적인 정치인들의 꼼수와 술책이 넘쳐나는 정치 후진국의 현실을 유럽의 언론에겐 (어느 언어라도) 설명하기 어렵다. 특히, 한국의 경제성장에 비해 지나치게 격차가 있는 억압된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많이 의아해 했다. 다행히, 같이 참여했던 프랑스 언론인이 각 이슈마다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추가 설명해주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그 또한 나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를 표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에 관한 국민들의 상처와 공분을 강조하였다."
- 토론회 끝나고 분위기는 어땠나.
"토론회 전후로 앵커나 방송국 관계자들에게 추가적인 배경을 설명했는데 매번, 말 그대로, 아주 충격을 받은 인상이었다. 양파껍질같은 한국의 복잡한 정치 상황은 외국 언론인들에겐 아마도 한편의 미스터리 영화같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적폐가 서구 사회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사실 이런 스캔들은 누구에게나 황당하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한 것 같다."
- 같이 참여했던 프랑스 언론인이 한상균 위원장에 대해서 기사 쓰고 싶다고 봤다.
"맞다. 열악한 한국의 노동 인권에 대해서 알고 싶고, 많은 자료와 관련 활동가들을 소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 프랑스 독일, 지금 전세계 재외동포들도 촛불에 동참하고 있다. 독일은 어떤 분위기인가. 언론이나 사람들 반응?
"프랑스와 독일 각각 주요 도시 4, 5곳에서 몇 차례씩 시국집회를 진행하고 있고, 매번 역사상 최고의 참여율을 기록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소식을 듣고 참가하고 있다. 뮌헨 집회만 하더라도, 몇 시간 거리에 있는 타도시에서 단체로 와서 집회에 참여하는 것이 흔하다. 전에는 집회를 하면 주로 침묵시위로 진행했는데, 최근 시국집회는 교민들이 들끓는 분노를 표현하고 싶어해서 자연스럽게 자유발언과 구호를 많이 하게 되었다. 태어나서 처음 집회에 참가한다는 분들이 대다수이고, 남녀노소 각계각층의 사람들의 참가하는 걸 목도하면서 4% 지지율의 대통령이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현지 언론도 평소에는 한국 뉴스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요즘 주요 일간지에서 한국 소식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부끄러운 박근혜 최순실게이트 뉴스도 있지만 동시에, 민중총궐기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민주주의 열망과 평화로운 문화 축제로 진행되는 것에 많은 현지인들이 감동을 받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집회를 하면 많은 독일인들이 조국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따뜻이 격려해주고 응원한다. 해외 27개국 70개 도시에서 국민으로서의 주인의식을 가지고 뜨겁게 연대하고 있는 재외동포들의 이런 노력들이 자랑스럽다."
- 당장 이번주 촛불도 심상치 않다.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게 뭘까.
"박근혜 대통령에게 무언가를 요구한다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 보인다. 굳이 광화문광장에 가지 않더라도 평소에 국회, 특히 각 지역구의 새누리당 의원들에 연락해서 탄핵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도록 요구하고, 검찰에게도 좀 더 적극적인 수사를 하도록 압박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언론도 국회의원과 검찰 관련자들의 실명과 입장을 좀 더 구체적이고 투명하게 공개하면 당사자들이 더 책임의식을 갖고 행동하리라 생각한다.
물론 나는 이미 역사가 증명한 바와 같이 우리 국민들의 놀라운 복원성으로 조국의 민주주의가 회복되는 그날이 꼭 오리라 확신한다. 해외에 사는 교민들조차도 박근혜 정권들어 사건 사고가 연일 쉬지 않고 터지는 바람에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고 힘들다. 정치인들과 검찰이 이제 나서서 본인들에게 부여된 임무를 제대로 할 때이다. 국민들의 마지막 신뢰를 그들이 이번에도 저버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1일 오전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훑다가 눈에 띈 목수정 작가의 글이다. '그분은 대체 뭐하시는 분이길래 France24 토론자 패널 섭외에 즉각 응한 걸까?' 궁금했다. 그리고 대체 무슨 이야길 나눴을까, '박근혜 게이트' 이 사건을 프랑스 언론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궁금했다. 그분은 바로 독일 교민 클레어 함(다큐멘터리 감독)씨.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 물었다. 아래는 그 궁금증에 대한 즉답이다.
- 독일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독일 국제앰네스티, European Network for Progressive Korea, '뮌헨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 등의 단체에서 다양한 주제의 인권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뮌헨에서 <정지된 시간>이라는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한국 관련 뉴스를 전혀 읽지 않고 지내다가 박근혜정권 이후 한국의 인권 상황이 극도로 열악해져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활동하고 있다."
▲ 11월 29일 한국 대사관 앞에서 열린 프랑스 SUD 노조와 재외동포들의 연대집회. 박근혜 퇴진과 한상균 무죄를 외쳤다. | |
ⓒ 클레어 함 |
- 이번 파리 시위는 왜 열렸고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내가 활동하고 있는 European Network for Progressive Korea에서 최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석방을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파리의 목수정 작가가 프랑스 SUD 노조에 서명운동 동참을 요청하자 그들이 11월 29일 한국 대사관 앞에서 연대집회를 열겠다고 답해 왔다. 그들의 열정적인 성원에 답하기 위해서라도 원정 집회에 기꺼이 가고 싶었다. 뮌헨에서도 12월 10일 인권의 날을 맞아 한상균 석방 촉구와 노동개악 반대 집회를 하기로 오래전부터 계획하고 있었다. 한상균 위원장이 인권의 날에 체포당한 것을 기억하고자 겸사겸사 이날로 계획했다."
- 그런데 갑자기 프랑스24 방송에 출연하게 되었다고 들었다. 그것도 시위 현장에서 섭외됐다고 하던데...
"France24는 2005년 미국 CNN에 맞서기 위해서 국가적으로 설립한 국영방송이다. 24시간 방송하는 뉴스전문채널로 영어방송과 불어방송이 따로 존재하는데 내가 참여한 것은 The Debate, 영어방송이다. 내 추측으로는 아마도 프랑스 언론이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문 발표를 '대통령이 전격 퇴진을 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특별 프로그램을 준비한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목수정 작가의 소개로 방송국 측 전화를 받았을 때 현 한국 상황에 대해 많은 관심과 정보가 있냐고 물었고, 한국인의 관점과 시각을 소개해 줄 수 있겠느냐고 해서 선뜻 받아들였다. 인권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겨 11월 29일(현지시간) 토론회에 참여하게 됐다."
▲ 프랑스 공영방송 뉴스 프로그램 The Debate에 출연한 클레어 함씨. | |
ⓒ 최은경 |
- 이날 토론회는 누가 참여했고 어떤 내용을 궁금해 했나.
"프랑스 La Croix 신문의 Dorian Malovic 아시아 편집자가 토론에 참여하였고, 미국 소재 웨즐리(Wellesley) 대학 아시아학부 캐서린 문(Katharine Moon) 교수가 화상으로 후반부에 참여하였다. 많은 주요 국정 이슈들을 궁금해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자진 사퇴 시나리오 등 박근혜 대통령의 향후 행방을 시작으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최태민-최순실 일가에 대한 이야기, 세월호 7시간의 미스터리, 최근 체결한 한일군사정보협정,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또 당시 가지고 있었던 박근혜퇴진과 한상균 위원장의 석방을 요구하는 손팻말에 대해 궁금해 해서 이 노동인권 사안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했다."
"물론이다. 너무나 짧은 시간 내에 이 복잡한 현안들을 설명하는 것이 어렵기도 했지만 방송 중 해당 사안을 이야기하면서 감정이 복받쳐 차분하게 이야기 하는 것이 힘들었다. 한달 내내 쏟아져 나오는 뉴스를 읽느라 잠 못 자고 피로가 누적되어 머릿속 생각이 잘 정돈이 되지 않았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서는, 왜 대다수 국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분노하고 있는지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설명해 주고 싶었다. 또 일본군 '위안부'나 일본과의 군사정보협정 등 다수의 국방이나 외교문제를 결정할 때 피해자들 및 국민과 전혀 소통하지 않고 오히려 비선실세 개인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는 독선적이고 위험한 국정운영방식을 지적하였다.
세월호 7시간에 관해서는 이상호 기자의 관련 영화 제작 소식과 아울러 항간에 떠도는 루머들을 간단히 소개했고, 대통령직은 한국호의 선장이기 때문에, 국가 비상사태시(특히, 평일 업무시간에) 정확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국민에게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국정교과서가 국민대통합에 도움을 준다는 주장에 동의하냐'는 앵커의 질문에는 '오히려 갈등을 유발한다'고 답변했다. 상식이 있는 시민들, 심지어 어린 학생들조차 반대 시위에 참가하는 등 거센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독재자 아버지를 미화하기 위한 허위 사실들을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씨 일가에 대해선 최근 방영된 '김어준의 파파이스' 프로그램 최순실 5부에 소개된 대로, '최태민과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일본에서부터 오랫동안 잘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고 최태민의 양자(조순제)가 증언했다고 전했고, 아마도 '박정희는 본인의 정치적 지지세력으로 최태민를 이용한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또, 한상균 위원장이 민중총궐기를 주도한 혐의로 1년간 수감되어 있다고 하니, '대한민국이 민주주의인 줄 알았다'며 많이 놀라워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왜 즉각 퇴진을 망설이는지도 잘 이해를 못하는 듯 했다."
- '민주주의는 한 번에 이뤄내는 것이 아니라 부단히 24시간 노력하여 일구어내는 것'이라는 캐서린 문 교수의 지적은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인가.
"캐서린 문 교수는 '4.19혁명, 광주민주화운동, 6월 항쟁 등의 한국 현대사를 고려해볼 때 한국 시민들이 끊임없이 싸워 민주주의를 쟁취했는데, 일시적 노력으로 얻는 당연한 결과물로 인식하고 긴장을 놓으면 다시금 이에 반하는 세력들에게 빼앗길 수 있으므로 부단히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이번에 우리 국민들이 배웠을 것'이라는 취지에서 말한 것 같다."
- 영어 토론이었다고 들었다. 뉘앙스를 전달하는 일이 어려웠을 것 같다.
"사실 언어장벽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 한국같이 비상식적인 정치인들의 꼼수와 술책이 넘쳐나는 정치 후진국의 현실을 유럽의 언론에겐 (어느 언어라도) 설명하기 어렵다. 특히, 한국의 경제성장에 비해 지나치게 격차가 있는 억압된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많이 의아해 했다. 다행히, 같이 참여했던 프랑스 언론인이 각 이슈마다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추가 설명해주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그 또한 나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를 표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에 관한 국민들의 상처와 공분을 강조하였다."
- 토론회 끝나고 분위기는 어땠나.
"토론회 전후로 앵커나 방송국 관계자들에게 추가적인 배경을 설명했는데 매번, 말 그대로, 아주 충격을 받은 인상이었다. 양파껍질같은 한국의 복잡한 정치 상황은 외국 언론인들에겐 아마도 한편의 미스터리 영화같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적폐가 서구 사회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사실 이런 스캔들은 누구에게나 황당하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한 것 같다."
- 같이 참여했던 프랑스 언론인이 한상균 위원장에 대해서 기사 쓰고 싶다고 봤다.
"맞다. 열악한 한국의 노동 인권에 대해서 알고 싶고, 많은 자료와 관련 활동가들을 소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 프랑스 독일, 지금 전세계 재외동포들도 촛불에 동참하고 있다. 독일은 어떤 분위기인가. 언론이나 사람들 반응?
"프랑스와 독일 각각 주요 도시 4, 5곳에서 몇 차례씩 시국집회를 진행하고 있고, 매번 역사상 최고의 참여율을 기록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소식을 듣고 참가하고 있다. 뮌헨 집회만 하더라도, 몇 시간 거리에 있는 타도시에서 단체로 와서 집회에 참여하는 것이 흔하다. 전에는 집회를 하면 주로 침묵시위로 진행했는데, 최근 시국집회는 교민들이 들끓는 분노를 표현하고 싶어해서 자연스럽게 자유발언과 구호를 많이 하게 되었다. 태어나서 처음 집회에 참가한다는 분들이 대다수이고, 남녀노소 각계각층의 사람들의 참가하는 걸 목도하면서 4% 지지율의 대통령이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현지 언론도 평소에는 한국 뉴스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요즘 주요 일간지에서 한국 소식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부끄러운 박근혜 최순실게이트 뉴스도 있지만 동시에, 민중총궐기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민주주의 열망과 평화로운 문화 축제로 진행되는 것에 많은 현지인들이 감동을 받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집회를 하면 많은 독일인들이 조국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따뜻이 격려해주고 응원한다. 해외 27개국 70개 도시에서 국민으로서의 주인의식을 가지고 뜨겁게 연대하고 있는 재외동포들의 이런 노력들이 자랑스럽다."
- 당장 이번주 촛불도 심상치 않다.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게 뭘까.
"박근혜 대통령에게 무언가를 요구한다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 보인다. 굳이 광화문광장에 가지 않더라도 평소에 국회, 특히 각 지역구의 새누리당 의원들에 연락해서 탄핵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도록 요구하고, 검찰에게도 좀 더 적극적인 수사를 하도록 압박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언론도 국회의원과 검찰 관련자들의 실명과 입장을 좀 더 구체적이고 투명하게 공개하면 당사자들이 더 책임의식을 갖고 행동하리라 생각한다.
물론 나는 이미 역사가 증명한 바와 같이 우리 국민들의 놀라운 복원성으로 조국의 민주주의가 회복되는 그날이 꼭 오리라 확신한다. 해외에 사는 교민들조차도 박근혜 정권들어 사건 사고가 연일 쉬지 않고 터지는 바람에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고 힘들다. 정치인들과 검찰이 이제 나서서 본인들에게 부여된 임무를 제대로 할 때이다. 국민들의 마지막 신뢰를 그들이 이번에도 저버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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