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ㆍ인천 ‘검단대림’ 아파트
ㆍ미화원 포함 최저임금 반영…휴게실엔 냉·난방기도 비치
ㆍ경비원 “감원 안 해 고마워” 주민들 “단지 더 깨끗해져”
ㆍ미화원 포함 최저임금 반영…휴게실엔 냉·난방기도 비치
ㆍ경비원 “감원 안 해 고마워” 주민들 “단지 더 깨끗해져”
인천 서구 왕길동 검단대림 e-편한세상 아파트. 이 아파트 단지에서 일하는 경비원 14명과 환경미화원 10명의 월급은 올해 인상된 최저임금(시급7530원)이 반영됐다. 대부분의 아파트 입주민들이 그들의 급여 인상에 찬성했다.
2교대로 근무하는 이 아파트 경비원들은 오는 10일부터 242만9115원(세전)의 월급을 받게 된다. 지난달까지는 216만5000원이었다. 하루 5.5시간 근무하는 환경미화원들의 월급도 최저임금에 맞춰 인상됐다.
6일 이 아파트에서 10년간 경비 근무를 했다는 김충언씨(70)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94명을 전원 해고했다는 말을 듣고 솔직히 불안했는데 많은 입주민들이 경비원을 줄이지 않고 월급을 올려주기로 결정해 고맙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관리비 추가 부담 때문에 입주민들 사이에서 “경비원을 줄여야 한다”, “휴식시간을 늘려 임금을 깎자”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경비근무 이외에 주차관리와 쓰레기 분리수거 등 궂은일을 맡아 하는 경비원의 불안감을 해소해주자는 의견이 다수였고, 월급 인상에 대한 공감대가 만들어졌다.
이재용 아파트 관리소장(51)은 “모든 아파트가 그렇겠지만 이 아파트 경비원과 환경미화원들도 입주민들과 가족처럼 지내려고 노력한다”며 “월급 인상이 결정된 이후 주민과 그들의 관계가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경비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에 낡고 비좁은 휴게실 앞에 388만원을 들여 16㎡(약 5평) 규모의 새 휴게실도 지난달 꾸몄다.
휴게실에는 냉·난방기와 정수기 등이 비치됐다. 경비원 김성남씨(74)는 “휴게시간에 동료들과 따뜻한 곳에서 다리를 펴고 잘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이날 찾은 이 아파트는 지은 지 11년 됐다고 했지만 새 아파트처럼 깨끗하고, 도로변에도 휴지조각이나 담배꽁초가 거의 없었다. 1303가구가 사는 이 아파트는 경비원와 환경미화원 등의 임금으로 월 관리비가 가구마다 1600원가량 올랐다. 입주민들은 설날과 추석 등 명절 때나 여름휴가 때는 경비원에게 보너스를 지급하기도 한다. 퇴직할 때엔 ‘고맙다’는 뜻으로 감사패도 전달한다.
김춘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57)은 “경비원과 환경미화원들은 모두 우리의 어르신들로 공경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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