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에서 이미 빠져나갈 구멍 만들어놓은 거 아닌가"
- 지난해 8월 25일 "이재용 판결, 2심 집행유예 보인다" 예상
- 수긍할 국민 어디 있겠습니까?
- 박 전 대통령 재판에도 상당한 영향 미칠 것
- "예상대로 돼서 죄송하다"
- 수긍할 국민 어디 있겠습니까?
- 박 전 대통령 재판에도 상당한 영향 미칠 것
- "예상대로 돼서 죄송하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2월 5일 (월)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
■ 방송일 : 2018년 2월 5일 (월)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
◇ 정관용> 작년 8월 25일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가 있었고요. 바로 그날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저희 프로그램에 연결해서 인터뷰를 했는데 그 인터뷰의 제목이 “이재용 판결, 2심 집행유예 보인다”였습니다.
여러분 혹시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족집게처럼 예언을 한 셈이 돼버렸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주민 의원 연결해 봅니다. 박 의원 안녕하세요.
◆ 박주민>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이런 족집게 예언, 딱 들어맞았네요.
◆ 박주민> 사실 저도 이런 우려가 있다라는 얘기를 하면서 최근 법원에 대해서 국민들이 따갑게 쳐다보고 있기 때문에 이 예상이 그대로 실현되지 않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어떻게 된 게 진짜 이 우려대로 실현이 돼서 당황스러운 상황입니다.
◇ 정관용> 작년 8월 25일 저랑 인터뷰할 때 1심 법원이 여러 가지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형량은 5년에 맞춘 것이 좀 뭔가 석연치 않다 이런 얘기를 하셨었잖아요.
그리고 또 판결 선고문에 2심에서 충분히 삼성 측 변호인들이 다툴 수 있는 소지를 많이 남겼다, 이런 언급도 하셨는데 왜 그때 2심에서는 집행유예가 보인다라는 주장을 하셨는지 다시 한 번 되짚어주시겠어요?
◆ 박주민>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형량을 높일 수 있는 재산국외도피의 경우에 기계적인 논리를 대서 일부만 인정을 했거든요. 코어스포츠 일부분만 인정을 하고 나머지 부분은 인정하지 않는 그런 모습이라든지 또 뇌물죄에 관련해서 재단에 출연했던 부분들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는 부분에서 가벼운 그런 형으로 가기 위해서 기계적 판단을 하는 것 아니냐라고 생각을 했었고요.
그리고 아울러서 방금 말씀하셨던 것처럼 수동적인 뇌물죄라든지 이런 표현을 썼어요.
◇ 정관용> 수동적. 대통령의 적극적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표현.
◆ 박주민> 수동적 뇌물이라고 해서 마치 강요를 받아서 억지로 준 것처럼 그런 어떤 판단을 해 놓았던 거죠. 그래서 여기저기, 항소심에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놓은 게 아니냐 이런 의문을 제가 제기했었던 겁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2심 판결은 그 수동적 뇌물죄라고 하는 것을 오히려 더 확실하게 인정해 버린 거네요.
◆ 박주민> 그렇습니다. 포괄적으로 현안으로 삼았던 승계작업의 존재 자체를 아예 인정할 수 없다라고 판단을 해 버렸어요.
그러면서 이제 뇌물죄에 대해서 삼성 측은 확실하게 종지부를 찍어버리는 식으로 판결을 내린 것인데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 전혀 수긍할 수 없고 삼성생명하고 제일모직 간의 그런 불공정한 그런 합병 같은 것들이 진짜 승계작업하고는 상관이 없는 것인가 그런 걸 수긍할 국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들이 다 승계작업과 상관없는 것이다라는 판결을 내려버림으로써 상당히 국민들의 인식이라든지 감정과는 거리가 먼 쪽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1심 선고 판결문에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 추진이 개인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양형에 감안했다, 이런 게 1심 선고문에도 들어 있었거든요.
◆ 박주민> 1심 선고에서는 정확히 뭐라고 그랬냐 하면 ‘이게 이재용 개인만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삼성증권 또는 삼성생명의 전체적인 이익이나 이런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는데 더 나아가서 아예 ‘승계작업으로 볼 수 없다’라고 판단을 해 버린 겁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1심 선고문에 약간 좀 논쟁의 소지를 남겨놓은 것을 2심에서는 확실하게 더 인정해 버리고 또 일부 승계작업 추진용의 청탁 같은 건 아예 빼버리고 이런 식으로 되어 버린 거군요.
◆ 박주민> 그러니까 1심에서 그나마 조금 여지를 남겨놓고 있었던 부분조차도 완전히 아니다라고 부정을 하면서 상당 부분 범죄 혐의에서 벗어나는 그런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 정관용> 이 선고 결과가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보십니까?
◆ 박주민> 뇌물 주는 것과 달리 뇌물을 받는 경우에는 1억 이상만 돼도 무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인정된 뇌물 액수가 36억 원, 코어스포츠의 용역대금으로 썼던 그 액수만으로도 사실 무거운 형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아예 이런 승계작업에 대한 인식도 없었고 승계작업에 대한 부정한 청탁도 없었고 사실상 승계작업이 없었다라고 하면서 뇌물 자체가 가벼워진 거죠.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도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 정관용> 어쨌든 이재용 부회장은 이른바 수동적 뇌물이라고 해서 감형이 됐습니다마는 그 안에는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뇌물을 요구했다는 것을 사법부도 인정한 거잖아요.
◆ 박주민> 그런데 지금 보면 아예 승계작업이라는 게 없었고 청탁이라는 것도 없었고 따라서 승계작업도 없었으니까 당연히 승계작업에 대한 청탁도 없었던 게 되는 것이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죄질 부분의 판단에 있어서 형이 가볍게 나오는 그런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삼성 승계용으로 뇌물을 준 것이 아니라 그냥 정유라 승마지원 정도를 요구했다, 이렇게? 그러면 요구한 뇌물이라고 하는 것은 맞지만 그러나 그 뇌물의 성격이나 그 내용이 축소가 될 수 있다, 이런 말씀이군요.
◆ 박주민> 맞습니다.
◇ 정관용> 오늘 선고결과를 두고 일각에서는 집행유예 판결을 한 판사에 대해서 공격하는 분들도 있고 청와대에 청원하시는 분들도 있고 이런 움직임들도 일어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어떻게 보세요?
◆ 박주민> 사법부의 판단도 사실 국민의 평가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평가와 비판은 당연히 허용된다고 생각을 하고요.
물론 굉장히 도를 넘어서 개인적인 공격이나 이런 것까지 가는 건 조금 과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마는 아까 말씀드렸던 대로 사법부의 판단이고 국민의 권한을 위임받아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평가 당연히 받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지금 문자로 많은 분들 의견 주시는데 7749번님께서는 “이재용이 집행유예면 우리나라의 교도소가 없어도 된다. 대한민국 사법부가 아니라 삼성공화국 사법부다” 이런 의견을 주신가 하면 반면에 8551번께서는 “지금 왈가왈부하기보다는 어차피 대법까지 갈 테니까 최종판결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선고가 마음에 안 든다 해도 판사에 대한 인신공격성 여론은 문제다.” 이렇게 또 엇갈린 여론들이 있거든요.
◆ 박주민>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모든 권한, 심지어 사법부의 재판을 하는 권한이 국민의 권력으로부터 나오는 겁니다. 이런 건 얼마든지 비판하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의견을 다 낼 수 있다, 각자의?
◆ 박주민> 네.
◇ 정관용> 정치권이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주민> 정치권 역시 정치라는 기능 자체가 단순하게 의회 권력은 의회 내에서만 논의만 하는 것 이런 것들이 아니거든요. 많은 국민의 대변자로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죠. 그리고 사법부라 하더라도 잘못된 권한행사를 한다 그러면 그 부분에 대해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사위라는 걸 구성하고요. 법원의 돌아가는 업무에 대해서 감독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아무튼 족집게 예언이 들어맞아서, 어떠십니까?
◆ 박주민>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박주민 의원이 죄송할 문제는 아니죠. 고맙습니다.
◆ 박주민> 감사합니다.
◇ 정관용>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었습니다.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wo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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