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청와대는 바로 특사단을 꾸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4강 외교에 나섰다. 정부 출범 후 첫 특사인 만큼 누구 특사단에 합류할 것인지도 관심이 갔다. 그래서 지난주 러시아 특사단으로 러시아를 다녀온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난달 29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만났다.
첫 특사에 대해 박 의원은 “외국에 자주 가봤지만, 외교 사절로는 처음 가봐서 낯설었다”면서도 “과거 로펌을 다닐 때 해외 출장을 가서 투자자나 바이어들을 만나 설명 및 협상을 많이 했기 때문에 예전 생각도 났다”고 소회를 밝혔다.
러시아 분위기에 대해 박 의원은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도 러시아와 경협에 관련해서 꽤 많은 이야기를 했었지만 그런데 실현이 된 것이 없다 보니, 불신이 있더라”고 러시아 분위기를 전했다.
박 의원에게 세월호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 세월호에서 미수습자 뼈가 발견되고 DNA가 확인되고 있다. 분위기를 묻자 박 의원은 “미수습자분들은 다윤이나 은화, 고창석 선생님, 이영숙 씨가 나온 것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나머지 다섯 분에 대한 걱정이 있다”고 전했다.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영광 기자
세월호 2기 특조위에 대해 박 의원은 “우선은 대통령님의 워딩을 정확하게 봐야 되는데,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2기 특조위 법이 있다 하더라도 11월까지 기다리긴 너무하니 국회 차원에서 입법 시기를 당기는 노력을 해보고 안 되면, 정부 차원에서라도 조사 기구를 만들어서 조사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그 이야기대로다. 입법 시기를 당기기 위한 협상 결과를 보고 그때 가서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침 인터뷰 한 날이 국회 등원 1년이라서 이것에 대한 소회를 물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탄핵으로 가기 위한 과정, 대선 등 지금까지 많은 일이 있어서 정신없이 1년을 보내서 어떻게 지나갔는지 잘 모르겠다”며 “상당히 피곤했다”고 1년을 회고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다음은 박주민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지난주 러시아 특사를 다녀오셨는데 특사는 처음이신데 어떠셨어요?
“외국에 자주 가봤지만, 외교 사절로는 처음 가봐서 낯설었죠. 하지만 하다 보니, 예전 생각도 나더라고요. 과거 로펌을 다닐 때 해외 출장을 가서 투자자나 바이어들을 만나 설명 및 협상을 많이 했었어요. 사절단의 경우도 높은 수준의 큰 주제이긴 했지만, 그것과 유사한 부분도 있었어요.”
- 기분이 달랐죠?
“달랐죠. 당시에는 변호사로서 협상하러 갔기에 모양새 등에 대한 생각은 덜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사절단으로 간 것이기 때문에 성과도 성과이지만 모양새도 중요하잖아요. 한 나라를 대표해서 간 것이기 때문에 내적인 것뿐만 아니라 외적인 것도 무게감이 더 했죠.”
“MB‧朴정부도 러시아와 경협 얘기 많았는데 실현된 게 없어 불신 있더라”
- 일정이 빡빡하지 않았나요?
“일정은 매우 빡빡했어요(웃음). 널널하게 해달라고 했지만, 전혀 반영 안 됐더라고요. 계속된 일정 탓으로 점심을 두 번 먹거나 아니면 아예 식사를 거르기도 하고 했어요. 점심을 두 번 먹었다는 것은 점심과 같이하는 미팅이 연속되었다는 것이죠.”
- 러시아는 북한과 가깝잖아요. 그래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중요한 나라인데 러시아 분위기는 어땠나요?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도 러시아와 경협에 관련해서 꽤 많은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실현이 된 것이 없다 보니, 우리나라 정부에 대한 실망, 좀 더 심하게 표현하면 불신이 있더라고요.”
- 러시아도 우리나라가 정권교체 된 건 알 것이고 민주 정부 10년에서도 상대했으니 분위기는 알 텐데.
“우리나라 정부가 그동안 했던 것에 대한 실망감은 기본적으로 깔렸었어요. 하지만, 이번에 정권교체가 되면서 좀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있더라고요. 지금까지 푸틴이 어느 나라 특사도 직접 만난 적이 없었다고 해요. 특사라고 파견된 사람을 이번에 처음 만난 것이에요. 처음으로 특사를 만날 만큼 기대는 하고 있지만,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이전 정부에 대한 실망으로 인한 불신들은 있었죠.”
▲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러시아를 방문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월24일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모습. <사진출처=박주민 의원 페이스북>
- 문 대통령의 메시지 내용은 무엇이었어요?
“일단은 특사다 보니 아주 구체적인 내용을 논하는 자리는 아니었어요. ‘앞으로 우호를 더 돈독히 하자’ 또 그것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정상 간의 회담을 하자’라는 것이 주된 메시지였어요.”
- 러시아 반응은요?
“문재인 대통령을 G20에서도 보고 싶고 그 이후에 러시아에도 방문해주었으면 한다고 요청을 했어요.”
“청와대가 외모 패권주의? 그 후 들어간 분들 때문에 외모 민주주의 됐다”
- 페북에 올린 것이 화제가 됐잖아요. 외모 패권주의, 재밌게 봤는데 그 이야기 해주세요.
“제가 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제가 러시아로 가게 됐다고 하니 ‘내수용과 수출용이 구분된다’라는 것부터 시작해서, ‘못생겨서 외국으로 보낸다’는 이야기가 있었죠(웃음).”
- 스스로 잘생겼다고 생각하시지 않나요(웃음)?
“아니요(웃음).”
- 청와대가 외모 패권주의라고 하면서 잘생긴 사람들이 간다고 하니 가고 싶지 않나요?
“죄송한 말씀이지만 초기에 들어가신 분들 이후에 들어가신 분들로 인해 외모 민주주의가 성립되었다는 평도 많아요(웃음).”
- 5월 18일날 목포 신항에서 세월호 유가족분들과 미수습자분들 만났잖아요. 18일날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미수습자분들은 ‘수습이 빨리 잘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를 하세요. 저희는 그것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해보겠다고 이야기했어요.”
- 다윤이, 은화, 고창석 선생님하고 이영숙 씨가 나왔잖아요. 분위기는 어떤가요?
“미수습자분들은 다윤이나 은화, 고창석 선생님, 이영숙 씨가 나온 것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나머지 다섯 분에 대한 걱정이 있으세요.”
- 사고 해역에 대해서 이제 끝난 건가요?
“사고 해역에 대해서 상하이 샐비지가 원래 5월 말 까지 수색하기로 되어있었어요. 그래서 상하이샐비지가 역할을 다했다고 주장을 하는 것이고, 미수습자 가족분들은 아무래도 ‘상하이샐비지의 기초적인 조사만으로 다 조사가 끝났다고 보기 어려워서 추가적인 수색을 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으세요.
선체 내부에서 나머지 분들이 다 나오시면 추가로 사고 해역을 조사할 필요는 없잖아요. 가족분들 이야기로는 선체 내부의 수색이 좀 더 진행된 후 혹시나 안에서 나머지 분들이 나오지 않는 경우에 사고 해역을 다시 한번 조사해봤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시죠.”
- 지금 선체는 많이 훼손됐잖아요. 이게 진상규명 하는 데 영향이 있을 것 같거든요.
“지금 상황에서 ‘선체가 훼손되어서 선체를 통한 진상규명이 어려운 것 같다, 아닌 것 같다.’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선체 조사위원회가 조사계획을 세워서 조사를 할 거예요. 조사를 하다 보면 그런 부분이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날 것 같긴 해요.”
- 세월호 2기 특조위가 예정에는 11월에 된다는 보도도 있고 아니라는 보도도 있던데 2기 특조위는 11월에 법안 통과로 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생각하는 건가요?
“우선은 대통령님의 워딩을 정확하게 봐야 되는데, 3주기 기억식에 와서 하신 이야기가 있어요. 뭐냐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2기 특조위법이 있다 하더라도 11월까지 기다리긴 너무하니 국회 차원에서 입법 시기를 당기는 노력을 해보고 안 되면, 정부 차원에서라도 조사 기구를 만들어서 조사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이야기를 한 거죠.
그 이야기대로예요. 먼저는 국회에서 입법 시기를 당기려는 시도를 해봐야 하는데 아시다시피 국회가 지금까지 정상적인 논의를 하고 있지는 못해요. 제가 지난 의총에서 원내대표에게 협상을 좀 시작해달라고 이야기했을 때 알았다고 했으니 입법 시기를 당기기 위한 협상이 조만간 시작되겠죠. 그 결과를 보고 그때 가서 판단해야 할 것 같아요.”
- <한겨레> 보도로는 황교안 전 총리가 세월호 수사를 막았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이미 이런 말이 예전부터 있긴 했는데 의혹만 있다가 이번에는 확인이 된 거잖아요?
“이전에도 관련된 진술이 좀 나오기는 했죠. 이번에는 보다 구체적인 진술이 나온 거죠. 아마 수사는 되어야 될 것 같아요.”
-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 청문 위원이잖아요, 청문회 어떻게 임하실 계획이신가요?
“아무래도 김이수 재판관님이 소수의견을 내셨던 사건들이 우리나라에서는 민감한 이슈를 다루고 있는 사건들이에요. 그러다 보니 아마 청문회에서 반대하는 쪽에서는 격렬하게 반대하는 식으로 진행이 될 것 같아서 준비를 많이 해야 될 것 같아요.”
▲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5월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다음달 7~8일 양일 간 열릴 예정이다. <사진제공=뉴시스>
- 어떤 준비요?
“아무래도 김이수 재판관님의 생각이 충분히 타당하고 우리 사회에서 피력될 수 있는 가치 있는 것이라는 점을 보여드릴 수 있는 그런 자료들을 준비하고 말을 해야 될 것 같아요.”
“야당들 인사청문회 발목 잡는 것 자제됐으면 좋겠다”
- 자유한국당에서 5.18 관련 문제를 제기했잖아요?
“그 부분은 사실 재판관이 될 때도 이미 한번 이야기가 되었거든요. 그 부분이 또 쟁점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미 한 번 점검이 되었기 때문에 그 문제를 또 끄집어내서 논의하는 것 자체는 제가 보기에는 무리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기본적인 생각은 가지고 있어요.”
-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3주가 되었는데, 3주의 모습은 어떻게 보세요?
“현재까지 보면, 굉장히 높은 지지로 지지를 받고 있죠. 국민들이 지금 원하거나 바라는 것을 정확하게 집어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만 인사문제 등이 지금 신속하게 진행되어야 국정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약간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은 있어요. 촛불 대선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무엇보다도 신속하게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라는 국민들의 요구로 봤을 때, 지금 야당들이 인사청문회에서 발목 잡고 있는 부분은 자제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 문자 폭탄에 대해 논란이 많아요.
“기본적으로 국민들은 국회의원들에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런데 그 내용이 어떤 테러를 암시한다거나 이런 것까지는 좀 지나치다고 볼 수 있겠죠.”
▲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월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351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가 열리는 로텐더홀에서 국무총리(이낙연) 임명동의안의 연기를 요청하며 피켓팅을 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지금 문재인 지지자들하고 진보 언론 간에 갈등이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언론 본연의 임무가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한다는 점이잖아요. ‘한경오’라고 불리는 세 언론 또한 새 정부에 대해서 비판하고 감시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아무래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보기에 전략적인 고려가 없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이 있는 거죠. 이 정부는 개혁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점에서 한경오와 같은 입장인데, 전략적으로 같이 가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쉬워하시는 것 같아요.
어려운 문제죠. 언론으로서 당연히 권력을 비판해야 된다는 것과 사회개혁이라는 목표나 방향으로 보았을 때는 협력도 해야 한다는 것, 이 양자 간의 적절한 균형이 있어야 되는 것인데 이 부분에 있어서 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도 혼란스럽고 어려워하는 것 같아요.”
- 지금 여소야대인데 국민의당 혹은 정의당까지 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정치 권력 차원에서의 연대라는 것이 제가 보기에는 안 좋아 보일 수 있어요. 그러나 사안별로는 연대할 수 있죠. 지금 이야기 나오는 것도 모든 정당이 공통으로 제시했던 것들이 있어요. 청년실업 문제 해소라든지, 노인복지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은 방향이 같기 때문에 연대 할 수 있겠죠.
반면, 검찰개혁 같은 경우에는 방향성은 원래부터 조금씩 달랐어요. 공수처에 대해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있는 식이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억지로 맞추어서 연대하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겠죠. 그래서 묻지마 연대는 아닌 것 같고 사안별로 다 같이 찬성하고 토론을 통해서 합의해 볼 수 있는 이슈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연대를 하는 것이 정상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어느덧 국회 등원 하신 지 1년입니다. 돌아보면 어떠세요?
“탄핵으로 가기 위한 과정, 대선 등 지금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잖아요. 그래서 정신없이 1년을 보내서 어떻게 지나갔는지 잘 모르겠어요. 상당히 피곤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지요(웃음).”
- 자신에게 몇 점 정도 줄 수 있나요?
“참 어려운 질문이네요. 한 55점 정도요. 제가 이 정도 점수를 준 것은 어차피 1년밖에 안 되었고, 1년의 대부분 기간은 어안이 벙벙하게 지나갔기 때문이에요. 국회의원으로서 무엇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저 스스로 높은 점수를 줄 수 없어요.”
- <무한도전>도 출연하셨잖아요? 그 이야기 좀 해주세요.
“처음에는 효과가 없는 줄 알았는데 케이블 채널 등에 계속 재방송이 되나 봐요. 그래서 효과를 많이 보고 있어요. 며칠 전에 만난 분도 ‘어제’ 방송 보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저 자신을 알리는 데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
“새 정부가 국민들의 희망에 따라 들어섰잖아요. 그래서 다 같이 기대를 가지고 있는 상황인데, 새 정부가 잘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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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고발뉴스닷컴] http://www.goba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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