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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November 5, 2011

박원순 복지정책 ‘쌩쌩’ …조중동문 트집잡기 ‘안간힘’

박원순 복지정책 ‘쌩쌩’ …조중동문 트집잡기 ‘안간힘’
오세훈 ‘전시성 토건’ 칭찬터니 朴 복지예산 걱정 ‘가관’
문용필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11.05 21:50 | 최종 수정시간 11.11.06 10:52
 
10.26 보궐선거를 통해 새롭게 닻을 내린 ‘박원순 호’의 항해속도가 빠르다. 취임하자마자 공약으로 선보였던 갖가지 복지정책들을 과감히 시도하면서 서울시를 ‘오세훈 색채’로부터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이에 환호하고 있지만 선거전에서 이미 ‘박원순 때리기’에 나섰던 보수언론들은 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습이다.

박 시장이 지난달 27일 시장직에 오르면서 가장 먼저 처리한 업무는 다름아닌 전면 무상급식 지원예산 185억원의 지원안에 서명한 것이었다. 10.26 서울시장 보선이 무상급식 논란으로 인해 치러진 선거인 점을 감안하면 상징적인 대목이다.

또한, 현재 재판을 받으며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에게 힘을 실어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곽 교육감이 바라던 대로 이달 1일을 기해 서울시내 모든 초등학교 학생들은 무상급식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박원순표 복지 드라이브’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서울시는 지난 3일 182억원의 예산을 사용해 서울시립대의 내년도 등록금을 반값으로 내리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에는 1~2인 가구 중심의 임대주택 8만호 건설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4일에는 서울시 산하 기관에 근무중인 비정규직 근로자 2800여명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많은 네티즌들이 박 시장의 정책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은 박 시장이 서울시장에 출마하면서 내세웠던 공약이다.

세부계획 수립과 걸림돌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올 한해를 뜨겁게 달궜던 ‘무상급식-반값등록금-비정규직 철폐’의 3대 쟁점을 취임한지 불과 열흘 남짓되는 시간 안에 간단회 해결해 버린 셈이다. 전임 오세훈 시장 시절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다.

한 네티즌은 이를 두고 “예산은 이런데다가 쓰라고 있는 것이다. 한강에 이상한거 띄우지 말고”라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투표권 생긴 이후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네티즌도 있었다.

그러나 박 시장의 행보를 바라보는 보수 언론의 시선은 이같은 목소리와는 다소 온도차를 보이는 모습이다. 박 시장의 취임 이후 쏟아져 나온 이들 매체들의 사설과 기사들이 이를 방증한다.

<조선> “서울 시립대 반값등록금, 형평성 문제 제기될 것”

<조선일보>는 5일자 기사를 통해 박 시장의 ‘복지행보’를 전하면서 “하지만 동시에 임기 중 서울시 부채를 7조원 줄이겠다고 약속한 상태라 ‘상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안’과 관련, 이 신문은 3일 기사에서 “서울시립대의 반값등록금이 과연 적절하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현재 서울시립대 등록금은 다른 사립대보다 대략 55% 수준인 데다, 지방 학생의 비율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서울 시민의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이 맞느냐는 주장”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다른 지자체가 서울시를 흉내 내면 전국에서 형평의 문제, 등록금의 학교별 편차 문제가 제기되게 된다”며 “다른 지자체가 궁핍해 서울시의 4분의 1 등록금을 따라 할 수 없게 돼도 그곳 사람들은 넉넉한 서울시만 '특별시' 행세를 하고 그렇지 못한 곳은 ‘보통 이하시’라고 느낄 것이다. 중앙과 지방의 격차 해소를 주장해온 진보적 박 시장은 이걸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지난 1일자 사설에서는 “시민운동세력은 정부와 제도권 정치를 비판만 해왔지 자신들을 검증 대상에 올려본 적이 없다. 운동권 중 그나마 드물게 공적인 일을 많이 해 검증이 됐을 것으로 여겨졌던 박 시장도 막상 뚜껑이 열리자 몇몇 대목에서 크게 시달렸다”며 “정당은 선거를 통해 민심을 확인하고 이를 정책과 입법에 반영한다. 정치 지도자와 정책을 걸러내는 기능도 갖고 있다. 하지만 운동의 정치엔 그런 여과 기능이 없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4일자 사설을 통해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안’에 대해 “(야권이) 내년 총선과 대선 때 반값등록금 이슈를 이용하겠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다”고 경계하며 “서울시립대는 (학생수가) 8343명인 데다 지방 출신 학생이 60%가량 된다. 서울 시민의 세금으로 등록금을 일률적으로 지원해야 하는지도 논란거리”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신문은 지난달 28일자 사설에서는 박 시장의 ‘무상급식 예산 지원’에 대해 “박 시장은 이제 시민운동가가 아니다. 서울시장이 쓰는 돈은 기부금이 아니라 시민이 내는 세금에서 나온다. 한정돼 있는 재원에서 한 푼을 쓰더라도 서울 시민 전체를 바라보며 우선순위와 효율성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시장은 세금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며 “서울시 살림의 허리끈을 마구잡이로 풀다 보면 서울시가 쪽박을 찰 수도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문화> “과잉 복지 경쟁은 곧 망국의 길”

<중앙일보>는 5일자 사설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정원을 늘리기 위해선 행정안전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서울시가 단독으로 정할 수 없다”며 “비정규직 근로자의 업무 성격을 파악하지 않고 무조건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약속은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 신문은 “서울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급여 차이는 대략 월 30만원 수준이다. 대상자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면 100억원이 더 필요하다”며 “현재 비정규직에는 상여금이 없는데 정규직으로 전환해서 상여금(연간 400%)을 주면 최소 130억원이 추가로 든다. 여기에다 각종 수당 등을 더하면 서울시가 인건비로 추가 지출해야 하는 예산은 크게 불어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중앙일보>는 지난 1일 ‘1주일 만에 5000만원 뚝 … 박원순에 떠는 재건축시장’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을 맞은 서울 재건축·재개발 시장에 찬바람이 거세다”며 “낡은 도심 주거지를 새 아파트촌으로 개발하는 정비사업이 지지부진해질 것이란 전망 때문에 급매물이 늘고 가격은 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화일보>는 4일자 사설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취임하자마자 무상급식 확대에 서명한 데 이어 3일 서울시립대 등록금 반값 인하 방침을 밝히면서 ‘전국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0고 했다”며 “서울시립대에만 연간 182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하다. 과잉 복지 경쟁은 곧 망국의 길임을 국민부터 인식해야 한다”는 논조를 폈다.

이 신문은 1일 ‘데스크 시각’을 통해서는 “박 시장은 유행어가 된 ‘소통’ 대신 ‘경청’이란 단어를 구사하며 진정성을 보이려 노력했다. 그러나 당선 이후 보여준 언행은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당선 소감에서 ‘투표가 낡은 시대를 이겼다’고 선언한 뒤 ‘1995년 시민의 손으로 서울 시장을 뽑은 이래 26년 만에 드디어 민주주의 정신을 완성했다’고 규정했다”며 “‘나경원 후보를 지지한 시민들의 뜻도 존중하겠다’는 말을 덧붙였지만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의 ‘정의 독점 의식’이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을 향한 보수매체들의 비판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평가다. 박 시장의 당선이 확정되자 나온 이들 매체들의 사설이 이를 보여준다. <문화일보>는 “국가관·안보관부터 전면 수정해 ‘종북시장’이 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중앙일보>는 “그를 지지한 사람은 기대감이 크겠지만, 나 후보를 찍은 유권자들에겐 불안감이 앞선다. 평생 진보 NGO 활동에만 몸 바쳐온 박 시장이 과연 서울시장이란 막중한 공직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라며 “선거운동 과정에서 그에 대한 검증이 혹독했던 것은 이런 보수 유권자들의 우려가 심각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박 시장은 진보좌파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됐지만 좌우 편 가르기나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세력에 대한 배척으로 우리 사회를 더 분열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반면교사로 삼는 것이 좋다”고 언급했다.

<조선일보>는 “보편적 복지다 뭐다 하면서 더 어려운 사람과 함께 덜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복지 혜택을 주려다 보면 가장 어려운 사람들의 몫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시민운동의 기본 윤리가 정치적 생색내기의 유혹을 떨치고 위중한 사람 먼저 구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박 시장의 복지정책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과거 오세훈 전 시장에게 비교적 호의적인 시선을 보내온 보수매체들이 앞으로 박 시장의 행보에 어떤 비판을 가할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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