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연일 ‘야권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통합을 이야기하면서도 통합 대상인 안철수 의원에 대한 공세를 퍼붓고 있다는 것이다.
김종인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은 다소 뜬금없이 등장했다. 필리버스터가 중단되고 테러방지법이 통과된 직후인 3월 2일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김 대표가 “야권에 다시 한 번 통합에 동참하자는 제의를 드린다”고 밝힌 것이다. 테러방지법과 필리버스터 소식으로 채워지던 언론사 정치면은 한순간에 야권통합으로 뒤덮였다.
김 대표는 야권 통합을 이야기하면서도 통합 대상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큰 정당이 작은 정당에게 야권 통합을 제안할 때는 통합할 명분을 제시한다.
김 대표는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대표가 더민주에서 탈당한 동기는 본질적으로 대선에서 내가 후보가 돼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해 반대의견을 낼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자신의 통합 제안에 반대 입장을 밝힌 안 대표를 몰아붙인 것이다. 통합에 응할 명분 대신 통합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 명분을 제공하고, 오히려 안 대표의 출구를 닫는 모양새다.
김종인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은 다소 뜬금없이 등장했다. 필리버스터가 중단되고 테러방지법이 통과된 직후인 3월 2일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김 대표가 “야권에 다시 한 번 통합에 동참하자는 제의를 드린다”고 밝힌 것이다. 테러방지법과 필리버스터 소식으로 채워지던 언론사 정치면은 한순간에 야권통합으로 뒤덮였다.
김 대표는 야권 통합을 이야기하면서도 통합 대상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큰 정당이 작은 정당에게 야권 통합을 제안할 때는 통합할 명분을 제시한다.
김 대표는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대표가 더민주에서 탈당한 동기는 본질적으로 대선에서 내가 후보가 돼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해 반대의견을 낼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자신의 통합 제안에 반대 입장을 밝힌 안 대표를 몰아붙인 것이다. 통합에 응할 명분 대신 통합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 명분을 제공하고, 오히려 안 대표의 출구를 닫는 모양새다.
▲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을 방문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미소 짓고 있다. ⓒ포커스뉴스 |
김 대표가 야권 통합을 제안한 목표가 사실 ‘안철수 고립시키기’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안 대표는 김 대표의 제안을 거부했으나 국민의당 내부에선 묘한 입장 차이가 나오고 있다. 반대입장을 밝힌 안 대표와 달리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선거대책위원장은 “진의를 알아보겠다”고 반응했다.
급기야 김한길 의원이 김종인 대표와 물밑대화를 나눴다는 기사도 나왔다. 김한길 의원 측은 “김 대표와는 공천기구 논의는 물론 어떠한 논의도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이미 파장은 일파만파로 퍼져 나가고 있다. 국민의당은 4일 저녁 의원총회를 통해 통합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야권통합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은 당 대 당 통합이다. 총선에서 새누리당과 야권의 완벽한 1대 1 구도를 만들어 대결하는 그림이다. 이 아름다운 그림의 전제는 당이 의원들을 완전히 컨트롤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더민주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12년 총선의 경우만 해도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나름대로 각 당의 출마자과 예비후보들을 컨트롤할 수 있었다. 이번 총선에도 그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더민주의 한 수도권 예비후보는 “내가 출마하는 지역의 경우 전직 시장이 국민의당으로 출마하는데, 제1야당 교체의 의미보다는 지역에서의 세를 유지하려는 ‘자기정치’의 목적이 강하다. 이런 후보들이 지역에 많은데, 당 대 당 통합으로 정리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당 대 당 통합을 하면 각 당의 예비후보들이 정리돼야 하는데, 당이 이 완전히 이를 통제할 수 있어야 당 대 당 통합이 아름다운 그림으로 남는다.
나아가 오는 24일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등록이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다음주까지는 통합을 이뤄야 후보 간 교통정리를 해서 단일후보를 내세울 수 있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너무 빠듯하다.
이런 아름다운 그림이 어렵다면, 최대한 국민의당의 힘을 빼놓는 것이 더민주에게 여러모로 유리하다. 내분을 일으켜 국민의당을 흔들고, 더민주가 제안한 야권통합을 국민의당이 거절했다는 구도를 만들어 야권분열의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다. 김 대표는 4일 비대위-선대위 연석회의에서 “선거에서 야권을 분열시키면 고스란히 여당의 승리로 갈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해도 좋겠다고 생각하면 방법이 있을 수 없다”며 안 대표의 ‘통합 반대’를 비판했다.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국민의당이 야권통합을 거부한다’는 비판여론이 높아진다면 안 대표는 통합을 계속 반대한다 할지라도 자연스럽게 지역 후보들은 선거연대의 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지역에서의 선거연대를 지도부가 통제할 수 없게 하려면 국민의당의 힘을 빼놓을수록 좋다.
급기야 김한길 의원이 김종인 대표와 물밑대화를 나눴다는 기사도 나왔다. 김한길 의원 측은 “김 대표와는 공천기구 논의는 물론 어떠한 논의도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이미 파장은 일파만파로 퍼져 나가고 있다. 국민의당은 4일 저녁 의원총회를 통해 통합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야권통합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은 당 대 당 통합이다. 총선에서 새누리당과 야권의 완벽한 1대 1 구도를 만들어 대결하는 그림이다. 이 아름다운 그림의 전제는 당이 의원들을 완전히 컨트롤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더민주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12년 총선의 경우만 해도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나름대로 각 당의 출마자과 예비후보들을 컨트롤할 수 있었다. 이번 총선에도 그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더민주의 한 수도권 예비후보는 “내가 출마하는 지역의 경우 전직 시장이 국민의당으로 출마하는데, 제1야당 교체의 의미보다는 지역에서의 세를 유지하려는 ‘자기정치’의 목적이 강하다. 이런 후보들이 지역에 많은데, 당 대 당 통합으로 정리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당 대 당 통합을 하면 각 당의 예비후보들이 정리돼야 하는데, 당이 이 완전히 이를 통제할 수 있어야 당 대 당 통합이 아름다운 그림으로 남는다.
나아가 오는 24일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등록이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다음주까지는 통합을 이뤄야 후보 간 교통정리를 해서 단일후보를 내세울 수 있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너무 빠듯하다.
이런 아름다운 그림이 어렵다면, 최대한 국민의당의 힘을 빼놓는 것이 더민주에게 여러모로 유리하다. 내분을 일으켜 국민의당을 흔들고, 더민주가 제안한 야권통합을 국민의당이 거절했다는 구도를 만들어 야권분열의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다. 김 대표는 4일 비대위-선대위 연석회의에서 “선거에서 야권을 분열시키면 고스란히 여당의 승리로 갈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해도 좋겠다고 생각하면 방법이 있을 수 없다”며 안 대표의 ‘통합 반대’를 비판했다.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국민의당이 야권통합을 거부한다’는 비판여론이 높아진다면 안 대표는 통합을 계속 반대한다 할지라도 자연스럽게 지역 후보들은 선거연대의 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지역에서의 선거연대를 지도부가 통제할 수 없게 하려면 국민의당의 힘을 빼놓을수록 좋다.
▲ 4일 오전 국민의당 당사에서 안철수 대표가 당사를 떠나려고하자 기자들이 질문을 하고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김 대표의 야권 통합 제안이 국민의당 붕괴시키기라는 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당이 지지도가 떨어지니까 안철수 대표를 고립시키고 국민의당을 와해시키기 위해 정치도의에 맞지 않는 야권연대를 툭 던졌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가 야권 통합에 대해 오락가락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대표는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로선 무슨 연대니 이런 얘기를 당 차원에서 할 시기는 아니다”며 복당에 대해서도 “내가 통합하자고 얘기했기 때문에 개별적인 복당인사가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거연대, 복당이 아닌 당 대 당 통합을 지향한다는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끊임없이 ‘복당 러브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김 대표는 4일 “앞으로 패권정치가 다시 더불어민주당에서 부활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아울러 현실성 없는 진보정책은 이 당에 다시는 발을 붙일 수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할 것 같으면 야권이 단합을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우리당에 동참하면 자기의 능력에 따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실히 말한다”고 밝혔다. ‘패권주의’라는 탈당 명분을 없애 줄테니 돌아오라는 뜻이다.
김 대표는 이처럼 당 대 당 통합을 지향하면서도 이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의당의 힘을 가능한 많이 빼놓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고, 힘을 빼놓을 복당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국민의당은 오후 8시 의원총회-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를 통해 통합에 대한 입장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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