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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February 29, 2016

더민주, 필리버스터 중단…“선거가 민주주의보다 중요한가”

국제민주연대와 나눔문화,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46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불어민주당이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겠다고 결정한 것을 규탄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국제민주연대와 나눔문화,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46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불어민주당이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겠다고 결정한 것을 규탄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1일 종료 발표에 누리꾼 “역풍 불 수 있다”vs“더이상 수가 없다” 팽팽
‘9시간28분 필리버스터’ 박원석 의원 “정의당, 이대로 끝내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1일 종료하기로 하면서 필리버스터를 응원해 온 누리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에선 출구 전략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 맞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서 ‘잘될놈’이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필리버스터 중단 역풍은 더민주가 맞는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누리꾼은 “더불어민주당이 말하는 필리버스터 중단의 명분이 ‘선거구 획정 지연의 책임을 지고 역풍을 맞을 수 있다’인데, 참 어처구니없는 명분”이라며 “그렇다면 대국민 사찰법인 테러방지법 저지를 포기하고 테러방지법을 저지해달라는 국민의 뜻을 지켜내지 못하고 유신 독재로의 회귀, 민주주의마저 지켜내지 못한 책임에서는 자유로운가. 그 책임보다 선거구 획정 지연의 책임이 더 무거운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필리버스터 정국에서 국회방송은 종편과는 비교도 안 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사람들은 필리버스터를 보고 희망을 보았다”라며 “그런데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이 포기한다’라니,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될 필리버스터를 진정성 없는 정치쇼로 끝낸다면 역풍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디 ‘엄마와따’도 “연대중이던 정의당과의 의견 조율이나 그동안 필리버스터 끝까지 응원하던 국민들의 허탈감은 어찌할지”라며 “왜 그만두는지 기자회견 때 제대로 국민들과 당원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영합주의자들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이디 ‘Radiance’도 “필리버스터 시작할 때부터 3월11일에 통과 가능한 거 몰랐던 사람이 여기 있느냐. 더민주도 정의당도 심지어 여기에서 글 쓰는 사람들도 3월11일 되면 뒤집히는 거 알면서도 그때까지라도 어떻게든 싸워보려고 하는 거 알고 지지하고 같이 웃고 같이 울었던 것”이라며 “차라리 정식으로 기자회견 같은 방식으로 사람 모아서 ‘새누리당의 선거구 획정안 관련 언론플레이로 어쩔 수 없이 중단한다. 하지만 우린 계속 싸울 것이니 지지해달라’ 이 정도로 봉합하려고 했어도 이해하고 넘어갔을 사람들이 대부분. 끝내려고 했어도 이런 방식의 ‘날치기성 마무리’는 아니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커뮤니티 ‘엠엘비파크’에서 아이디 ‘마왕의 꿈’은 “필리버스터를 계속할 경우 선거구 획정을 하지 못한 책임을 민주당이 다 뒤집어 쓸 거 같으니 중단 결정을 내렸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한다”며 “그러나 제가 야권 지지자로서 정말 화나는 건 힘도 못 쓰고 무기력하게 새누리당에게 항복하는 민주당의 모습이다. 많은 야권 지지자들이 ‘역시 민주당이 그럴 줄 알았어. 그렇지 뭐’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위터 아이디 @antipoint는 “실리 때문에 시작한 싸움은 이득이 생겼을 때 끝내고, 명분으로 시작한 싸움은 명분을 얻어야 끝낼 수 있는 거라고 배웠는데, 명분 흉내라도 좀 내지”라며 “현실적인 이유로 중단을 결정하고 알릴 때, 필리버스터에 나섰던 의원들과 잠시나마 그들을 뜨겁게 응원하던 ‘소수’들에 대해서 어떤 예의와 존중을 보일 수 있을까를 고민했기를 바라는 게 그렇게 무리냐. 대중정당에 그것도 못 바라나”라고 했다. 그는 이어 “20년 가까이 소수정당 지지하면서 ‘사표’ 만든다고 욕하는 사람들 많이 봤다. 이기지 못한 표, 존재감 미미한 선택을 향해 ‘죽은 것’, ‘없는 것’으로 치는 것, 얼마나 끔찍한 시선인지”라고 덧붙였다.
필리버스터 중단 시점이 적절했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아이디 ‘아셀’은 ‘오늘의 유머’에서 ‘시의적절한 필리버스터 중단, 더 이상은 얻을 것이 없다’는 제목의 글에서 “싸우는 야당, 지지층 집결, 국회의원에 대한 이미지 상승 등 야당은 필리버스터를 통한 이득은 모두 챙겼다”며 “필리버스터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야당은 더 이상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아이디 ‘카인드니스’는 ‘엠엘비파크’에서 “3월5일까지 선거구 획정안이 본회의 통과 안 되면 재외 국민들은 선거구 확인 못 해서 투표 못 할 수도 있다”며 “그러면 그 책임을 누구한테 돌릴지 뻔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이어 “필리버스터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게 속 시원할 지 몰라도 절대다수의 지지도 아니고 42.6%의 찬성(리얼미터 여론조사)만으로 계속 필리버스터를 하면 총선에서 좋은 결과 내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편 필리버스터 네 번째 주자로 나서 9시간 28분 동안 연설했던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트위터(@wspark)에서 “더민주의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 선거가 중요하나 국민의 기본권보다 더 중요한가? 임시국회는 열흘 남았고 협상 가능성은 사라진 게 아니다”라며 “역풍이 우려된다는 공학적 판단을 내세울 일인가? 납득할 수 없는 결정. 정의당의 필리버스터는 이대로 끝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 트위트는 1100여개의 리트위트를 받으며 누리꾼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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