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공천 살생부'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핵심 친박계 인사가 김무성 대표에게 살생부 명단을 전했다고 한다'는 정두언 의원의 전언과는 달리, 김 대표는 '명단을 받은 적이 없다. 정 의원과는 지라시(사설 정보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뿐'이라고 거듭해서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양자가 진실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친박계는 김 대표와 정 의원 양쪽 모두에게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29일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소집, 정 의원을 부른 후 가능하다면 김 대표와 대질 심문까지도 해보겠다고 나섰다.
정 의원 또한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정 의원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김 대표가 지라시 애기를 한 걸로 (입을) 맞춰달라고 했다' ' '당 대표에게 (공천 살생부 얘기를) 직접 들었다고 하지 말라고 (김 대표가) 부탁하더라'라고 밝혔다.
김무성 "들은 적도 없다"…정두언 "靑 관계자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누구로부터 어떤 형태로든 공천과 관련한 문건을 받은 적이 없고 말을 들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입으로도 (정 의원에게) 살생부를 이야기한 바 없다. 다만 최근 정가에 떠도는 말을 종합하면 '이들'이라는 말이 들린다는 것이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의원의 설명은 다르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뉴시스>와 한 통화에서 김 대표가 자신에게 한 살생부 이야기의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을 밝혔다.
정 의원은 "김 대표가 나한테 '청와대 관계자가 자기한테 살생부 명단을 언급했다'고 말했다"면서 "김 대표 본인은 (살생부 논란) 기사가 나가길 원한 것 같다. 그래서 기사가 나갔는데 논란이 되니까 왜 도망가느냐"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김 대표가 "처음에는 (27일) <조선일보> 보도 직후 전화가 왔다. '당 대표에게 직접 들었다고 하지 말라'고 부탁하더라"라면서 "그런데 내가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에 가서 '당 대표에게 직접 들었다'고 언론에 밝히니 다시 (김 대표에게서) 연락이 와서 자기가 '지라시 얘기를 한 거니 이에 좀 맞춰달라'고 다시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친박 "당 대표가 진상 규명해야"…김무성·정두언 대질 시도
친박계는 김 대표가 직접 나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소리 높이고 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에서 "명백하게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면서 "김 대표가 공개적으로 (살생부) 문건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지만 뉴스 중심에 서 있다. 그럼에도 죄송하다는 말을 안 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살생부다 뭐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공관위 역할을 마비시키는 것"이라면서 "친박 핵심 인사가 명단을 대표에게 얘기했다면 그 인사는 출당시켜야 한다. 정 의원이 나서 소상하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한 발 더 나아가 공관위에서 진행하려 하는 부적격 후보 심사와 우선 추천 지역 선정에 힘을 싣는 발언을 내놨다. 그는 "당헌·당규 대로 최고위를 거쳐 당 대표가 임명한 공관위에게 (공천에 대한) 모든 걸 맡기고 지켜 봐야 한다"면서 "이게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라고 말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위에서는 오후 중에 최고위 회의를 한 차례 더 소집해 정 의원으로부터 살생부 논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듣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대질 심문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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