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치러진 오리건주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또 패배했다. 켄터기주 경선에서는 득표율에서 1% 포인트 미만으로 앞서 선출직 대의원을 샌더스 후보와 거의 비슷하게 확보했다.힐러리 클린턴으로서는 지난 3일 인디애나 주 경선, 지난 10일 웨스트버지니아의 패배에 이어서 3주 연속 패배한 셈이다.
지난 3일 도널드 트럼프가 인디애나 경선 승리 이후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독주하고 있는 상황과는 완전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테드 크루즈 후보와 존 케이식 후보는 인디애나주 패배 직후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하지만 샌더스는 경선 완주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민주당 내 경선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사실상 확정된 민주당 후보로서의 위상은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또한, 워싱턴 주류 대부분은 그녀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고 여전히 믿는다.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긴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 도널드 트럼프보다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여성들과 히스패닉,무슬림,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시아계 미국인, 심지어 미국 원주민까지 소외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그는 장애인과 전쟁 포로, 제7 재림교 신자들을 조롱하고 있다. 게다가 폴 라이언 하원 의장과 공화당 출신 대통령 등 자신의 당으로부터도 완전한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후보에게 패배하는 경우를 상상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정치에서 6개월은 '영겁의 시간'이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분석했다. 1년 전에 아무도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던 것처럼 힐러리 클린턴이 억만장자를 상대로 한 가을 대선을 망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언론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이 11월 본선에서 패배할지도 모른다는 분석 기사가 늘어나고 있다.
[바로가기] ☞ 샌더스는 트럼프가 힐러리를 어디서 이길지 보여주고 있다(뉴욕 포스트)
[바로가기] ☞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 선거에서 질 수도 있는 12가지 길 (워싱턴포스트)
"뜻하지 않은 말실수가 많다"
미국 언론들이 제기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의 약점은 여러가지다. 힐러리 클린턴이 지난주 웨스트버지니아 주에 이어 이번 켄터키주 경선에서 고전한 결정적인 이유는 지난 3월 한 타운 홀 미팅에서 있었던 말실수 때문이었다.
힐러리 클린턴은 지난 3월 공화당에 투표하는 가난한 백인들이 민주당에 투표하게 하기 위한 경제 정책에 대한 질문을 받자 "석탄 광업지역에서 청정에너지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경제적으로 번영할 기회를 주겠다. 광부나 석탄 산업은 퇴출당할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가뜩이나 광산업의 퇴조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많은 지역에서 이렇게 말하는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할 리가 없다. 웨스트버지니아주와 캔터기 주는 미국의 대표적인 광산업 지역 가운데 하나다.
도널드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의 이런 말실수를 그냥 놔두지 않았다. 이번 달 초 테드 크루즈 후보와 존 케이식 후보가 사퇴함으로써 사실상 대선후보로 확정된 트럼프가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이 바로 웨스트버지니아주였다. 트럼프는 그 지역 광업 관련 단체에서 전폭적인 지지와 환영을 받으며 힐러리 클린턴을 비판했다. 그곳의 광업 단체들은 지지의 상징으로 트럼프에 광부들이 쓰는 헬멧을 선물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1
힐러리 클린턴 그동안의 말실수는 이것뿐만 아니다. 클린턴은 월스트리트와 친밀함을 방어하기 위해 9·11 테러를 거론하기도 했고 ,그들 부부가 2001년에 백악관을 떠날 때 완전히 파산 상태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에이즈에 대한 전국적인 협의를 시작하자는 운동을 칭송하면서 동성애 집단을 화나게 하기도 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그런 발언들에 대해 바로 유감을 표시하고 철회해야 했다.이와 관련해 워싱턴 포스트는 힐러리 클린턴이 주의 깊게 쓰인 메시지에 대해 싫증을 느낄 때 실수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세론 안주해 감동 없는 선거운동 "
지난 3월 초 모든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이 10%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온 미시간주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은 샌더스 후보에게 패배를 당했다. 패배를 당한 이유 중의 하나가 클린턴의 지지자들과 선거 참모들이 이미 이겼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선거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게 워싱턴 포스트의 분석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클린턴이 이른바 대세론에 안주해 선거 운동을 소홀히 하다가 샌더스 후보가 턱밑까지 추격해오는 것을 발견했을 때 비로소 움직였다고 지적했다.
또 그녀의 선거운동에는 감동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녀의 선거운동은 시가 아니라 산문이라는 분석하기도 한다. 샌더스가 젊은이들을 상대로 무료 대학교육을 약속할 때 클린턴은 모호한 세금 감면 혜택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거운동 분석가들은 그런 이유로 클린턴에 대한 호감도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각종 정책 우왕좌왕"
클린턴이 샌더스 후보와 도널드 클린턴 후보의 협공을 받으면서 각종 정책이 우왕좌왕하는 점도 클린턴의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1964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골드워터의 지지자였던 사실을 자랑하는 클린턴이 트럼프가 싫어서 떠난, 온건 공화당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유혹을 받을 수도 있다. 현재 공약 상으로는 민주당이 군사력을 사용하겠다는 의지의 측면에서 보면 공화당보다 더욱 강경하다. 무역과 재정에 관해서도 좀 더 보수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그녀는 샌더스 지지자들을 자기 뒤에 세우는 게 필요하다. 그런데 만일 그녀가 이기기 위해 우측으로 이동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많은 샌더스의 지지자들을 배제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경선 패배가 사실상 확정된 샌더스 후보가 민주당을 더욱 진보적으로 만들겠다며 경선 완주 의사를 굽히지 않음에 따라 클린턴으로서는 오는 7월 필라델피아서 시행되는 전당대회 이후 샌더스와 그의 지지자들의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서 좀 더 진보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샌더스 지지자들은 민주당의 경선 규칙에 대한 반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샌더스 지지자들을 만족하게 하려고 클린턴이 계속 왼쪽으로 움직인다면 중산층이나 온건 공화당원을 설득하는 일이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
"엉터리 말도 자꾸 들으면 믿게 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는 남편인 빌 클린턴의 대통령 시절이 추문이었던 이른바 르윈스키 스캔들과 관련해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모욕적인 말을 쏟아냈다. 트럼프는, "그녀가 정치 역사상 가장 나쁜 여성 학대자와 결혼을 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남편이 학대한 많은 여성에게 상처를 줬다. 그녀는 거짓말을 해서 탄핵위기에 몰린 사람과(빌 클린턴) 결혼을 했다"며 힐러리 클린턴을 모욕했다.
그는 심지어 "힐러리 클린턴은 조력자였다. 그녀는 여성들을 심하게 대했다. 많은 여성이 빌 클린턴에 의해서 회복 불능의 상처를 입은 게 아니라 모든 것이 알려진 이후 그녀가 여자들을 대한 방식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막말을 퍼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2
객관적으로 볼때 힐러리 클린턴에게는 매우 모욕적인 말이었지만 힐러리 클린턴은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그녀는 기자들에게 "나는 그가 어떤 선거운동을 하든지 그냥 내버려 둘 것이다. 거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라고만 말했다. 일일이 대꾸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클린턴이 모욕과 공격에 대해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은 매우 관행적이긴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모든 매체를 선거 운동에 이용하는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말이 아무리 터무니없을지라도 여러 번 반복해서 듣는다면 믿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여론 조사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밖에 힐러리 클린턴의 대선 가도에는 '변화를 싫어하는 워싱턴 인사이더'라는 이미지, 남편인 빌 클린턴에 대한 역풍, 67만 5천 달러의 강연료를 받은 골드만 삭스 강연에 대한 원고 공개 요구를 거절한 '비밀주의','부통령 후보 선택 과정에서 일어나는 실수', '이메일 논란 후폭풍' 등 곳곳에 지뢰밭이 널려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 역사는 힐러리 클린턴 편이 아니다. 1988년 조지. H.W 부시가 민주당의 듀카키스 후보를 꺾고 레이건을 계승한 이후 단 한 번도 같은 당이 세 번 연속 집권한 적이 없다.
힐러리 클린턴이 내년에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지만, 선거는 생각보다 훨씬 더 접전이 될 것이며 클린턴이 자신의 카드를 잘 활용하지 못한다면 대선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것이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들의 분석이다.
지난 3일 도널드 트럼프가 인디애나 경선 승리 이후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독주하고 있는 상황과는 완전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테드 크루즈 후보와 존 케이식 후보는 인디애나주 패배 직후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하지만 샌더스는 경선 완주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다.
민주당 경선을 계속하고 있는 샌더스와 클린턴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민주당 내 경선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사실상 확정된 민주당 후보로서의 위상은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또한, 워싱턴 주류 대부분은 그녀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고 여전히 믿는다.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긴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 도널드 트럼프보다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여성들과 히스패닉,무슬림,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시아계 미국인, 심지어 미국 원주민까지 소외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그는 장애인과 전쟁 포로, 제7 재림교 신자들을 조롱하고 있다. 게다가 폴 라이언 하원 의장과 공화당 출신 대통령 등 자신의 당으로부터도 완전한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후보에게 패배하는 경우를 상상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켄터키주의 한 유세장에서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사진=AP]
하지만 정치에서 6개월은 '영겁의 시간'이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분석했다. 1년 전에 아무도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던 것처럼 힐러리 클린턴이 억만장자를 상대로 한 가을 대선을 망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언론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이 11월 본선에서 패배할지도 모른다는 분석 기사가 늘어나고 있다.
[바로가기] ☞ 샌더스는 트럼프가 힐러리를 어디서 이길지 보여주고 있다(뉴욕 포스트)
[바로가기] ☞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 선거에서 질 수도 있는 12가지 길 (워싱턴포스트)
"뜻하지 않은 말실수가 많다"
미국 언론들이 제기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의 약점은 여러가지다. 힐러리 클린턴이 지난주 웨스트버지니아 주에 이어 이번 켄터키주 경선에서 고전한 결정적인 이유는 지난 3월 한 타운 홀 미팅에서 있었던 말실수 때문이었다.
힐러리 클린턴은 지난 3월 공화당에 투표하는 가난한 백인들이 민주당에 투표하게 하기 위한 경제 정책에 대한 질문을 받자 "석탄 광업지역에서 청정에너지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경제적으로 번영할 기회를 주겠다. 광부나 석탄 산업은 퇴출당할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가뜩이나 광산업의 퇴조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많은 지역에서 이렇게 말하는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할 리가 없다. 웨스트버지니아주와 캔터기 주는 미국의 대표적인 광산업 지역 가운데 하나다.
도널드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의 이런 말실수를 그냥 놔두지 않았다. 이번 달 초 테드 크루즈 후보와 존 케이식 후보가 사퇴함으로써 사실상 대선후보로 확정된 트럼프가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이 바로 웨스트버지니아주였다. 트럼프는 그 지역 광업 관련 단체에서 전폭적인 지지와 환영을 받으며 힐러리 클린턴을 비판했다. 그곳의 광업 단체들은 지지의 상징으로 트럼프에 광부들이 쓰는 헬멧을 선물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5월 5일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선물 받은 광부 헬멧을 써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힐러리 클린턴 그동안의 말실수는 이것뿐만 아니다. 클린턴은 월스트리트와 친밀함을 방어하기 위해 9·11 테러를 거론하기도 했고 ,그들 부부가 2001년에 백악관을 떠날 때 완전히 파산 상태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에이즈에 대한 전국적인 협의를 시작하자는 운동을 칭송하면서 동성애 집단을 화나게 하기도 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그런 발언들에 대해 바로 유감을 표시하고 철회해야 했다.이와 관련해 워싱턴 포스트는 힐러리 클린턴이 주의 깊게 쓰인 메시지에 대해 싫증을 느낄 때 실수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세론 안주해 감동 없는 선거운동 "
지난 3월 초 모든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이 10%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온 미시간주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은 샌더스 후보에게 패배를 당했다. 패배를 당한 이유 중의 하나가 클린턴의 지지자들과 선거 참모들이 이미 이겼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선거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게 워싱턴 포스트의 분석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클린턴이 이른바 대세론에 안주해 선거 운동을 소홀히 하다가 샌더스 후보가 턱밑까지 추격해오는 것을 발견했을 때 비로소 움직였다고 지적했다.
또 그녀의 선거운동에는 감동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녀의 선거운동은 시가 아니라 산문이라는 분석하기도 한다. 샌더스가 젊은이들을 상대로 무료 대학교육을 약속할 때 클린턴은 모호한 세금 감면 혜택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거운동 분석가들은 그런 이유로 클린턴에 대한 호감도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각종 정책 우왕좌왕"
클린턴이 샌더스 후보와 도널드 클린턴 후보의 협공을 받으면서 각종 정책이 우왕좌왕하는 점도 클린턴의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1964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골드워터의 지지자였던 사실을 자랑하는 클린턴이 트럼프가 싫어서 떠난, 온건 공화당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유혹을 받을 수도 있다. 현재 공약 상으로는 민주당이 군사력을 사용하겠다는 의지의 측면에서 보면 공화당보다 더욱 강경하다. 무역과 재정에 관해서도 좀 더 보수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그녀는 샌더스 지지자들을 자기 뒤에 세우는 게 필요하다. 그런데 만일 그녀가 이기기 위해 우측으로 이동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많은 샌더스의 지지자들을 배제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경선 패배가 사실상 확정된 샌더스 후보가 민주당을 더욱 진보적으로 만들겠다며 경선 완주 의사를 굽히지 않음에 따라 클린턴으로서는 오는 7월 필라델피아서 시행되는 전당대회 이후 샌더스와 그의 지지자들의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서 좀 더 진보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샌더스 지지자들은 민주당의 경선 규칙에 대한 반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샌더스 지지자들을 만족하게 하려고 클린턴이 계속 왼쪽으로 움직인다면 중산층이나 온건 공화당원을 설득하는 일이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
"엉터리 말도 자꾸 들으면 믿게 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는 남편인 빌 클린턴의 대통령 시절이 추문이었던 이른바 르윈스키 스캔들과 관련해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모욕적인 말을 쏟아냈다. 트럼프는, "그녀가 정치 역사상 가장 나쁜 여성 학대자와 결혼을 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남편이 학대한 많은 여성에게 상처를 줬다. 그녀는 거짓말을 해서 탄핵위기에 몰린 사람과(빌 클린턴) 결혼을 했다"며 힐러리 클린턴을 모욕했다.
그는 심지어 "힐러리 클린턴은 조력자였다. 그녀는 여성들을 심하게 대했다. 많은 여성이 빌 클린턴에 의해서 회복 불능의 상처를 입은 게 아니라 모든 것이 알려진 이후 그녀가 여자들을 대한 방식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막말을 퍼부었다.
객관적으로 볼때 힐러리 클린턴에게는 매우 모욕적인 말이었지만 힐러리 클린턴은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그녀는 기자들에게 "나는 그가 어떤 선거운동을 하든지 그냥 내버려 둘 것이다. 거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라고만 말했다. 일일이 대꾸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클린턴이 모욕과 공격에 대해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은 매우 관행적이긴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모든 매체를 선거 운동에 이용하는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말이 아무리 터무니없을지라도 여러 번 반복해서 듣는다면 믿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여론 조사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밖에 힐러리 클린턴의 대선 가도에는 '변화를 싫어하는 워싱턴 인사이더'라는 이미지, 남편인 빌 클린턴에 대한 역풍, 67만 5천 달러의 강연료를 받은 골드만 삭스 강연에 대한 원고 공개 요구를 거절한 '비밀주의','부통령 후보 선택 과정에서 일어나는 실수', '이메일 논란 후폭풍' 등 곳곳에 지뢰밭이 널려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 역사는 힐러리 클린턴 편이 아니다. 1988년 조지. H.W 부시가 민주당의 듀카키스 후보를 꺾고 레이건을 계승한 이후 단 한 번도 같은 당이 세 번 연속 집권한 적이 없다.
힐러리 클린턴이 내년에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지만, 선거는 생각보다 훨씬 더 접전이 될 것이며 클린턴이 자신의 카드를 잘 활용하지 못한다면 대선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것이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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