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파키스탄 남부 퀘타에서 지난달 20대 중국인 2명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납치돼 피살된 것과 관련해 파키스탄 정부가 이들 희생자가 속한 어학원을 설립한 한국인 서모 씨의 입국 비자를 취소하고 그와 가족을 구속해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파키스탄 일간 돈(DAWN)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2011년부터 파키스탄에 살고 있는 서씨가 비즈니스 비자로 입국해 현지에서 ARK인포테크라는 업체와 어학원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기독교 선교활동을 숨기기 위해 이들 사업체를 이용한 것으로 보고 그와 그의 가족을 구속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서씨가 피살된 리모(24) 씨 등을 포함해 13명의 중국인을 지난해 11월∼올해 1월 파키스탄에 입국하도록 한 뒤 현지어인 우르두어를 가르쳤다고 전했다.
퀘타 경찰 간부 압둘 라자크 치마는 "서씨 가족이 선교를 위해 중국인들을 훈련한 것"이라며 "이들 중국인과 접촉한 현지 주민 50여명 모두 이들이 선교활동을 했다고 전했다"고 돈에 말했다.
치마는 또 서씨가 중국인들에게 각각 한 달에 3만∼3만5천 파키스탄루피(32만∼38만원)를 생활비로 지급했다면서 "그의 사업체에서 이 정도 자금이 나올 수가 없어 당국이 이 자금의 출처를 조사하고 있다"며 이 부분을 비중 있게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상적으로 파키스탄 당국은 외국인이 비자를 오용해 자국에서 선교하다 적발되면 해당자를 추방하는 것으로 종결하는 경우가 많지만 외화밀반입 등 다른 혐의가 드러나면 별도 사법처리를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씨 등 중국인 2명은 지난달 24일 퀘타의 식당에서 식사하던 중 무장괴한에 납치됐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이달 8일 자신들이 리씨 등을 납치, 살해했다고 연계 선전매체인 아마크 통신을 통해 밝혔다.
앞서 파키스탄 정부는 중국인 희생자들이 비즈니스 비자로 들어와 선교 활동을 했다면서 외국인들의 비자 발급 절차를 재검토하고 현재 파키스탄에 있는 중국인의 데이터를 구축해 치안당국이 활용할 수 있게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현지 경찰은 또 이번 납치가 벌어지기 전 이들 중국인들에게 안전을 위한 경호를 제안했으나 이들이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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