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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December 12, 2015

지금 대학가엔 때 아닌 ‘김일성 만세’ 열풍 김수영시 대자보 철거 파문에 항의 릴레이… “박근혜는 독재자의 딸,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패러디도

대학 가에 ‘김일성 만세’ 대자보가 나부끼고 있다. 북한 간첩들이 붙인 것이 아니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김수영 시인의 시 ‘김일성 만세’를 대자보 형태로 게시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고 김수영 시인의 시 ‘김일성 만세’(1960년 작)는 당대의 표현의 자유와 검열을 비판하며 한국 언론의 자유는 ‘김일성 만세’를 외치는 행위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문제제기를 한 도발적인 작품이다. 해당 시에는 검열을 찬성한 시인 조지훈과 정치인 장면을 비판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김일성 만세’ 한국의 언론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 데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언론의 자유라고 조지훈이란 시인이 우겨대니 나는 잠이 올 수밖에 / ‘김일성 만세’ 한국의 언론 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정치의 자유라고 장면이란 관리가 우겨대니 나는 잠이 깰 수밖에”

1960년대의 시가 2015년 대한민국 대학 가에서 다시 등장했다.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학생 A씨는 지난달 30일 김수영 시인의 시 ‘김일성 만세’를 경희대 서울캠퍼스 청운관 게시판과 페이스북 페이지 ‘멈춰, 봅시다’에 게시했다. ‘멈춰, 봅시다’는 학교나 직장에 시를 붙이는 커뮤니티로, ‘멈춰, 봅시다’는 ‘김일성 만세’ 이전에도 백석 시인의 ‘귤’, 고은 시인의 ‘길’, 기형도 시인의 ‘대학시절’, 정호승 시인의 ‘나무에 대하여’ 등 작품성을 인정받은 다양한 시를 대자보 형태로 게시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 경희대에 붙었다 철거된 김일성 만세 대자보. ⓒ페이스북 페이지 ‘멈춰, 봅시다’
 
하지만 A씨가 게시한 시 ‘김일성 만세’는 1일 철거됐다. 55년 전 김수영 시인이 우려하던 상황이 그대로 벌어진 셈이다. 청운대 게시판을 관리하는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행정실에서 대자보를 수거해갔다. 행정실 측은 3일 “1일 오후 ‘김일성 만세’ 시에 대해 외부에서 우려스러운 문의가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즉시 게시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본 사항을 전달하려 했으나 연락처가 적시되지 않아 연락할 수 없었다”는 이유로 대자보를 철거했다는 내용의 경위문을 게시했다.

행정실이 언급한 ‘외부 전화’를 받은 곳은 경희대 학생지원처였고, 이 전화 중에는 자신을 경찰이라고 소개하고 전화한 인사도 있었다고 한다. 그 인사는 ‘민감한 제목을 달아 (대자보를) 게시한 학생들의 신변이 위험할 것 같아 우려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이 7일 미디어오늘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하지만 대자보 철거는 오히려 ‘김일성 만세’ 대자보를 더 퍼지게 만들었다.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시민교육 강사로 활동 중인 박진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9일 경희대 국제캠퍼스 멀티미디어관에 ‘김일성 만세’ 대자보를 붙였다. 박진씨는 이 대자보에서 “서울캠에서 이 대자보가 철거되었습니다. 경찰신고로 후마니타스 칼리지 행정실에서 철거했습니다다. 같이 읽기 위해 붙입니다”라고 밝혔다.

경희대에 시작된 ‘김일성 만세’ 대자보는 인근 학교인 고려대로 옮겨 붙었다. 9일 고려대학교 정경대학교 후문에도 ‘김일성 만세’ 대자보가 붙었다. 김수영의 시 밑에는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고양이체’도 등장했다. ‘안녕하새오 고양이애오. 판사님 이거 제가 썼어오’ 고양이체란 인터넷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글이나 대통령 비판 글을 올렸을 때 누리꾼들이 덧붙이는 글로 주로 ‘판사님 이 글은 저희 집 고양이가 썼습니다’라는 식으로 활용된다.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는 현실을 풍자하는 누리꾼들의 놀이문화다.
  
▲ 고려대학교에 붙은 대자보. ⓒ페이스북 페이지 ‘정대후문 게시판’
 
하지만 고려대의 이 대자보는 누군가에 의해 찢겨나가고 말았다. 전화를 받고 학교당국이 철거하는 것보다 더 후진적인 방식이었다. 10일 오후 페이스북 페이지 ‘고려대학교 대나무 숲’에는 “방금 정대후문을 지나왔는데, 어떤 아저씨 두 분이 김수영 시인의 김일성 만세 시가 적힌 대자보를 ‘고대 XX들 이래서 안 된다니까’ 욕을 하며 벅벅 찢고 가더라. 교직원인지는 모르겠는데 글의 내용을 떠나 남의 대자보를 사람들 보는 앞에서 찢는 게 어이가 없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어 언론 보도를 통해 10일 밤 성북경찰서에 ‘김일성 만세’ 대자보에 대한 신고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대자보를 찢는 행위는 더 큰 반발을 불러왔다. 11일 고려대 정대후문 게시판에는 다양한 형태의 ‘김일성 만세’ 대자보가 붙고 있다. 해당 대자보 위에는 “자진철거 하게 해주세요”라는 글이 첨부됐다.
  
▲ 고려대학교 정대후문 게시판에 붙은 대자보. 해당 사진은 고려대학생 고준우씨가 보내준 것이다.
 
  
▲ 고려대학교 정대후문 게시판에 붙은 대자보. 해당 사진은 고려대학생 고준우씨가 보내준 것이다.
 
  
▲ 고려대학교 정대후문 게시판에 붙은 대자보. 해당 사진은 고려대학생 고준우씨가 보내준 것이다.
 
‘김일성 만세’에 머무르지 않고 대자보는 진화했다. 김일성과 박정희의 이름을 대자보 가득 열거해놓은 뒤 “김일성만 세(Count 김일성 only)”라고 덧붙인 패러디 대자보도 등장했다. ‘독재자의 딸’이라는 대자보도 등장했다. “박근혜는 독재자의 딸. 한국 표현의 자유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데 있는데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정치의 자유라고 경찰과 검찰이 우겨대니 나는 잠이 깰 수밖에”라는 내용이다.
  
▲ 고려대학교 정대후문 게시판에 붙은 대자보. 해당 사진은 고려대학생 고준우씨가 보내준 것이다.
 
  
▲ 고려대학교 정대후문 게시판에 붙은 대자보. 해당 사진은 고려대학생 고준우씨가 보내준 것이다.
 
해당 대자보는 지난달 경찰이 마포구에서 가구공방을 운영하는 황아무개씨에게 공방 창문에 붙여놓은 ‘독재자의 딸’이라고 적힌 게시물을 뗄 것을 요구한 사건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경찰은 황씨에게 “박 대통령이 독재자의 딸이라는 근거를 대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처음 ‘김일성 만세’ 대자보가 붙었던 경희대 서울캠퍼스 청운관에는 ‘김정은 만세’라는 대자보가 등장했다. “김정은 만세. 한국 로맨틱코미디의 전성기는 그녀로부터 시작하는데 파리의 연인 없인 설명이 안 되는데 그녀에게 박수치지 않는 것이 SBS가 뜨는 길이라고 김하늘이라는 배우가 우겨대니 나는 잠이 올 수밖에”라는 내용이다. 북한 김정은 제1비서와 동명이인인 배우 김정은의 이름을 사용한 패러디 대자보다.
  
▲ 경희대학교에 붙은 대자보. ⓒ페이스북 페이지 ‘멈춰, 봅시다’
 
‘김일성 만세’가 표현의 자유라는 주장을 반박하는 대자보도 붙고 있다. 정대후문 게시판에는 ‘전두환 만세’라는 대자보가 붙었다. 같은 장소에 ‘이것도 표현의 자유?’라며 욱일승천기를 그려놓은 대자보도 등장했다. 김일성 만세를 외치는 게 자유라면 독재자 전두환이나 일본 제국주의를 찬양하는 것도 표현의 자유냐는 문제제기다. 2015년 대한민국에서 55년 전 김수영의 시 ‘김일성 만세’를 둘러싼 표현의 자유 논쟁이 시작되고 있다.
  
▲ 고려대학교에 붙은 대자보. ⓒ페이스북 페이지 ‘정대후문 게시판’
 
  
▲ 고려대학교 정대후문 게시판에 붙은 대자보. 해당 사진은 고려대학생 고준우씨가 보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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