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유승민 무소속 의원. 2016.4.29/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대구 수성갑)은 4일 "공교롭게도 요새 저와 유승민 의원이 비슷한 처지"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포럼 국민속으로'가 주최한 20대 총선과 한국정치의 과제 포럼에 참석, "유 의원이 최근 성균관대 강연에서 헌법정신으로 되돌아가자고 했는데 저도 이렇게 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데 민주주의는 우리가 많이 말했지만 '공화국'이 뭔가. 함께 책임질 나라를 만들자는 게 아니냐"며 "형편이 어려워졌으니 각자 살라고 하면 그건 우리가 합의한 나라, 민주공화국이 아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지난달 31일 성균관대 강연에서 지난해 자신이 새누리당 원내대표직 사퇴 당시 언급해 화제가 됐던 헌법 제1조 '민주공화국'을 언급, "민주는 조금 해봤지만 공화는 별로 못했다"며 "우리 시대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필요한 개념이 바로 공화"라고 친박(친박근혜)계를 비롯한 집권세력을 겨눈 바 있다.
김 의원이 유 의원과 자신을 비교한 것처럼 20대 총선 뒤 두 사람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여권내 비박(비박근혜)계 유력인사인 유 의원은 20대 총선 공천 당시 새누리당내 친박-비박간 공천갈등 끝에 탈당해 대구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며 여권 차기 대선주자로 발돋움하고 있다. 역시 당내 비주류인 김 의원은 야당 불모지인 대구에서 당선되며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 중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김 의원 언급이 당내 주류인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그룹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 의원은 4·13 총선 결과에 대해선 "변화를 만든 건 국민이다. 대구 시민이 그간 얼마나 낙담했으면 돌멩이 대신 종이돌멩이를 던져 한국이 변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전달했겠냐"고 말했다.
또한 그는 "(총선에서) 야권이 분열됐다고 공격했을 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그렇지 않을 것'이라 했는데 실제 늘 40%에 이르던 새누리당 지지가 30%대 초반으로 떨어지고 더민주는 더이상 표가 확장되지 않았다"며 "(더민주가) 1당이 됐지만 절반의 승리, 절반의 패배로 보는 게 더 정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자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에 대해선 "공7과3 정도"라며 "(김 대표가) 들어오며 최소한 탈당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탈당 러시가 몇 분이라도 더 이어졌으면 사실 (당이) 무너졌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일부 우리 당에서 호남 패배 책임을 김 대표에게 묻던데 참 염치없는 얘기"라며 "공천과정에서 자신의 (비례)순번을 미리 정해 비판의 빌미를 제공한 게 아쉽지만, 전체적으로 이 정도로 잡음 없이 총선을 관리해낸 건 감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갈등조정 등을 위한 당대표 출마 요구가 나오는 데 대해선 "개원하고 나면 6월 중에는 어떻든 입장을 정해야 한다"며 "적어도 전당대회에서 논쟁 수준이 '나 누구와 친하다, 누구 대선에 도움될거다'를 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거듭된 대권 도전 여부 질문에 "중앙정치에서 뛰어도 (지역구에서) 신뢰에 금가지 않을 단계까지 가야 '당대표 하겠다, 당대표 해서 야권통합을 이루겠다, 더민주내 대선 후보로 출마하겠다, 범야권 통합후보로 도전하겠다' 등을 말해도 엉뚱한 이야기가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김 의원이 헌법을 인용하며 이처럼 강연 정치에 나서는 배경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방한 등으로 조기 대선 행보 필요성을 느낀 게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의원 측은 뉴스1과 통화에서 "상황 변동 가능성은 있지만 당권으로는 안 간다. 내년 대선후보 경선으로 바로 가는 방향"이라며 "7월부터 (대권 행보를) 가시화하는 쪽으로 내부 정리가 됐다. 당분간은 강연정치에 나설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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