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캘리포니아서 클린턴에 ‘바짝’
젊은층·무당파에 인기 상한가
대선 경선 뒤집긴 어려워도
‘진보 의제 압박’ 힘받을 듯
젊은층·무당파에 인기 상한가
대선 경선 뒤집긴 어려워도
‘진보 의제 압박’ 힘받을 듯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이 7일 치러지는 캘리포니아주 경선 지지율 조사에서 청장년층의 압도적 지지를 업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오차범위 내로 따라붙었다. 만일 샌더스의 뒷심이 캘리포니아에서 클린턴을 꺾는 ‘기적’을 연출하더라도 산술적으로 역전극을 펼치기는 힘들다. 그러나 ‘정치 혁명’을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샌더스의 ‘경선 완주’가 이후 대선 본선에서 어떤 영향으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엔비시>(NBC) 방송 및 여론조사 기관 마리스트가 공동실시해 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애초 클린턴의 낙승이 기대됐던 캘리포니아에서 클린턴 49%, 샌더스 47%로 초박빙세를 보였다. 샌더스는 45살 미만 응답자 중에서 66%(클린턴 30%)라는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캘리포니아는 코커스(당원대회)가 아닌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치러져, 민주당원이 아니어도 대의원 선출을 위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데, 무당파의 68%가 샌더스를 지지(클린턴 26%)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샌더스의 선전이 민주당에 좀더 진보적인 의제를 수용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스스로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밝힌 샌더스는 현재의 미국을 ‘부자에 의한, 부자를 위한, 부자의 과두제 국가’로 정의하면서 최저임금 인상, 월가 개혁, 보편의료, 세제개혁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샌더스에게 열광하는 젊은 유권자들은 “버니가 아니면 안 된다”(Bernie or Burst)며 사실상 대선후보로 결정된 클린턴에게 쉽사리 마음을 주지 않고 있다. 클린턴이 7일 ‘매직 넘버’(대의원 과반)를 달성하고 대선후보 지명을 확정짓더라도, 민주당을 ‘좌클릭’하는 샌더스의 정책들을 상당 부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경선 결과가 어떻든 샌더스가 대선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은 현실적으론 희박하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1일 “산수는 산수”라며 샌더스의 경선 하차를 요구했다. <엔비시>도 “캘리포니아 경선 결과가 민주당 경선 레이스의 ‘산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체 대의원 4765명 가운데 과반인 2383명 이상을 확보한 사람이 대선후보로 지명되는데, <시엔엔>(CNN) 집계 결과 클린턴은 이날까지 2313명의 대의원을 확보했고 70명만 추가하면 게임이 끝난다. 반면, 1545명을 확보한 샌더스는 838명을 더 확보해야 한다. 만일 샌더스가 캘리포니아에서 일반 대의원 475명을 전부 가져가고, 클린턴을 지지하는 슈퍼 대의원들이 샌더스로 대거 돌아선다면 최종 경선 결과가 뒤집힐 수도 있지만 불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게 일반적 예측이다. 캘리포니아와 같은 날 경선을 치르는 몬태나·뉴저지·뉴멕시코·노스다코타·사우스다코타에서도 클린턴이 매직 넘버를 충족시키고도 남을 대의원을 확보하리라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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