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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November 9, 2011

다시 등장하는 '고소영'과 '명박산성'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월에 고려대 출신의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검찰총장 임명장을 준 데 이어 어제는 경북 영일 출신의 이강덕 경기경찰청장을 서울경찰청장으로 임명했다. 경찰청장 다음으로 높은 자리에 '영포라인' 인사를 앉힌 것이다.

여기서 끝날 것 같지 않다. 언론은 이강덕 서울경찰청장이 내년 초에 경찰청장에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청와대가 얼마 전 조현오 경찰청장을 내리고 이강덕 청장을 앉히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전언, 그리고 조현오 경찰청장의 내년 총선 출마설이 근거다.

이렇게 되면 검찰과 경찰 조직은 이른바 '고소영'에 의해 장악된다. 대통령의 직계부대에 의해 대한민국의 검경이 장악된다.
▲ 2008년 촛불시위 때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 세워졌던 '명박산성' ⓒ프레시안

시선은 곱지 않다. 야당은 말할 것도 없고 한나라당마저 반응이 싸늘하다. 한나라당의 핵심 관계자가 그랬단다. 이강덕 서울경찰청장 인사를 보고 "정말 한숨이 나오더라"며 "아직도 청와대가 정신을 못 차렸다"고 한탄했단다. 아마도 이명박 대통령이 정권 초기에 '고소영' 인사를 남발하다가 여론의 거센 질타를 받았던 점을 환기시키는 것 같다.

하지만 꼭 그렇게 볼 일만은 아니다. 핵심 관계자가 우려하는 상황이 현실이 될 가능성은 농후하지만 그래도 가를 건 갈라야 한다. 차원이 다르다. 청와대가 정신을 못 차려서 그런 게 아니라 너무 절박해서 그런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정권 말기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터질지 알 수 없는 시기다. 뜻하지 않게 권력형 비리가 터져 나올 수도 있고, 정권에 대한 국민의 비판의식이 뜨겁게 분출될 수도 있다. 이런 가정상황을 염두에 두면 청와대가 믿고 의지할 데라곤 검경 밖에 없다.

한상대 검찰총장의 행로가 방증한다. 그는 지난 8월 12일 취임식 자리에서 '3대 전쟁'을 선포하면서 그 대상 가운데 하나로 '종북좌익세력'을 꼽았다. 경우에 따라 공안몰이를 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힐 만한 발언을 대놓고 했다.

이강덕 서울경찰청장의 행로도 비슷할 수 있다. 촛불 트라우마를 간직하고 있는 청와대에게 박원순 서울시장은 우려의 대상일 수 있다. 수도 서울의 한복판, 청와대의 코앞인 서울광장을 정권 비판 세력에게 개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려면 '확실한 공권력'은 필수다.

이렇게 보니 '고소영'이 달리 보인다. 정권 초기와 정권 말기의 그들 역할이 크게 바뀌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전위대'였다. 정권 초기의 '고소영'은 '노무현의 말뚝'을 뽑고 '이명박의 앞길'을 여는 '전위대'였다. 하지만 정권 말기의 '고소영'은 '수비대'다. '이명박의 퇴로'를 보호하는 '수비대'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은 '성'을 쌓고 있는 것이다. 외부의 침탈을 허락하지 않는 '명박산성'을 쌓기 위해 '고소영'을 '친위수비대'로 배치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다. 오히려 그런 '고소영' 인사가 '명박산성'에 구멍을 낸다. 정권 초기의 '고소영' 데자뷰를 연출함으로써 국민의 반감을 야기한다. 촛불시위 때의 '명박산성'이 그러했던 것처럼 불필요한 반발을 야기한다. '철벽'을 구축하려다가 '모래성'만 쌓게 되는 것이다.
 

/김종배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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