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장영은 기자] 미·중 외교 수장 간 이른바 ‘1·27 북핵 담판’이 이렇다 할 성과 없이 마무리되면서 박근혜 정부의 외교 역량도 시험대에 올랐다. 표면적으로는 미·중 간의 회담이었으나, 미국이 한국 정부를 일정 부분 대변해왔다는 점에서다. 향후 대중(對中) 압박이라는 ‘강경 대응’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 들어 공들여온 대중외교가 사실상 실패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공들였던 中, ‘얻은 게 없다’
그동안 박근혜정부는 미·중 간 균형 외교를 최대 성과로 자평해왔다.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과는 ‘빛 샐 틈 없는 관계’이면서 중국과도 ‘최상의 관계’를 구가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달 초 북한의 4차 핵실험 도발 이후 대북 제재의 키를 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우리 정부를 외면했다. 우리 정부는 ‘가장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에 방점을 찍고 미국과 긴밀하게 공조하는 한편, 중국에도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박 대통령)라며 협조를 요청해왔다.
그동안 박근혜정부는 미·중 간 균형 외교를 최대 성과로 자평해왔다.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과는 ‘빛 샐 틈 없는 관계’이면서 중국과도 ‘최상의 관계’를 구가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달 초 북한의 4차 핵실험 도발 이후 대북 제재의 키를 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우리 정부를 외면했다. 우리 정부는 ‘가장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에 방점을 찍고 미국과 긴밀하게 공조하는 한편, 중국에도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박 대통령)라며 협조를 요청해왔다.
특히 그동안 우리 정부는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 구축이 경제적 측면과 아울러 외교·안보상의 국익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해왔다. 정부의 외교 정책이 중국에 치우친 것 아니냐는 이른바 ‘중국 경사론’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국정 분야 중 외교 부문이 높은 점수를 받아 온 것도 사실이다. 특히 북핵이라는 돌발 변수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북한에 정치·사회·경제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를 위해 박 대통령이 직접 정상 외교를 주도하며 공을 들여온 터다.
하지만 결국 중국은 중요한 기로에서 북한 편에 섰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박 대통령뿐만 아니라 6자회담 수석대표, 장·차관급이 모두 나서 대북 제재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지만, 중국은 우리 정부가 원하는 대답을 끝내 주지 않았다. 중국은 박 대통령의 이른바 ‘5자회담’ 제안도 사실상 뭉갰다. 미·중 외교장관회담 직후 왕이 외교부장은 “북핵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하며 그것은 유일한 방법”이라며 “제재가 목적이 돼선 안 된다”고 했다.
◇대중(對中)외교 실패론 고개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마땅한 대응책도 못 잡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중국의 건설적 협력을 견인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할 것”(정연국 대변인)이라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선 유엔 안보리 결의가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결의로 도출되는 데 외교적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고만 했다. 한미 양국은 당분간 안보리 결의 직전까지 중국을 상대로 한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카드나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 등을 언급하며 설득과 고강도 압박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마땅한 대응책도 못 잡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중국의 건설적 협력을 견인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할 것”(정연국 대변인)이라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선 유엔 안보리 결의가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결의로 도출되는 데 외교적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고만 했다. 한미 양국은 당분간 안보리 결의 직전까지 중국을 상대로 한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카드나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 등을 언급하며 설득과 고강도 압박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대북 제재에 입장을 같이하는 한미·한미일 동맹 강화 일변도로 갈 수밖에 없어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부담을 안게 됐다. 사드 배치 언급 등 너무 깊숙이 들어온 탓에 과거와 같은 미·중간 등거리 외교를 취하기도 어려워졌다. 이성환 계명대 국경연구소장은 “중국 입장에서는 (우리 정부가) 갑자기 미·일로 돌아서 대한(對韓) 외교를 불안하게 생각할 수 있다”며 “중국과 공조 없이 사드 배치를 언급한 건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 관영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전날 사설에서 “한국은 너무 ‘제멋대로’(任性) 굴어선 안 된다. 사드 배치에 나선다면 한국은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각에선 우리 정부의 대중외교가 사실상 실패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고개를 든다. 그러나 외교부는 “특정이슈가 제기될 때 한중관계의 근본이 흔들린다는 식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우호적이고 강화된 한·중 관계는 중요한 우리의 전략적 자산”(조준혁 대변인)이라고 반박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일단 한·미와 중국 간 입장 차가 분명하다는 점을 명확하게 확인했으니 안보리 결의를 중심으로 양측간 입장을 조율해 나가는 순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양측 모두 극한 대립으로 가지도 않으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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