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선진화법 바꾸겠다는 안철수 황당" "국민의당은 더이상 야권에 속한다고 보기 힘들어"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28일 안철수 의원이 총선후 국회선진화법을 다수결제로 개정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했다.

진중권 교수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선 국민의당의 '캐스팅보트'론에 대해 "윤여준씨가 ‘캐스팅보트’를 얘기하는데, 그게 참 허망한 얘기"라면서 "캐스팅보트란 여야가 서로 과반을 점하지 못할 때 제3당이 때로는 여당, 때로는 야당에 힘을 실어주는 것을 의미하죠. 그런데 현재 새누리당은 단독으로 과반이 넘어요"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여준씨가 ‘캐스팅보트’ 운운하는 것은 국회선진화법 때문입니다. 그 법 때문에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을 갖고도 힘을 발휘할 수 없었던 거죠"라면서 "여기서 국민의당은 계속 새누리당 쪽으로 캐스팅보트를 하는 겁니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게 웃기는 게 국민의당이 더민주 쪽으로 캐스팅보트를 할 일은 없다는 겁니다. 어차피 합쳐야 과반이 안 되기 때문이죠. 때문에 의미있는 ‘캐스팅보트’는 오로지 새누리당을 위해서만 할 수 있는 겁니다"라면서 "사실 이런 건 ‘캐스팅보트’라 할 수가 없죠"라고 지적했다.

그는 화살을 안 의원에게 돌려 "더 황당한 것은, 안철수씨가 20대국회에서 선진화법부터 고치겠다고 한 겁니다. 어차피 새누리는 단독과반을 넘습니다. 거기에 선진화법까지 없애면 자기들이 그나마 새누리를 위해 그 반쪽짜리 캐스팅보트도 할 수 없게 되거든요"라고 꼬집었다.

그는 "새누리당과 안철수의 협공으로 선진화법마저 무너지면, 국회는 새누리당의 독무대가 될 것"이라며 "조그만 야당이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여당 두 개를 상대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라고 우려했다.

그는 국민의당과의 선거연대에 대해서도 "선거연대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사실 국민의당은 더 이상 야권에 속한다고 보기 힘들거든요. 김영삼이 영남의 야권 세력 끌고 민자당으로 합류한 것과 비슷하게, 이번엔 안철수가 호남 야권 세력 끌고 새누리당에 투항한 셈이랄까"라고 힐난했다.

그는 더 나아가 "최악의 경우 국민의당이 새누리당과 합당하는 것도 예상해야 합니다"라면서 "동교동계의 절반은 이미 새누리당에 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보세요. ‘화개비’도 가는데 ‘노개비’라고 못 가겠어요?"라고 비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