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가 오는 29일(금) 밤 9시40분 ‘대한민국 훈장의 민낯-간첩이 된 아버지’편을 방송한다. JTBC제작진은 대법원이 무죄판결을 내린 과거사건 중 31건을 추려 사건에 관여한 공직자(수사관, 검사, 판사 등) 596명의 서훈 내역을 분석했다.
제작진은 “납북어부 간첩단, 해외유학생간첩단, 김근태 의원 고문, 박종철 고문치사 등 1970년~1980년대 벌어진 불법감금·체포·고문으로 인한 간첩조작, 인권탄압과 관계된 인사 중 211명이 보국훈장, 근정훈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이날 방송에서 고문으로 조작된 울릉도간첩단 사건을 집중조명하며 억울한 누명을 썼던 이들의 사연도 공개한다. 이 사건을 간첩사건으로 조작하고 무고한 이들을 고문했던 수사관과 인사들은 보국훈장을 받았다.
JTBC의 이번 방송은 KBS 탐사보도팀의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KBS 탐사보도팀은 대법원까지 가는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통해 68만 건의 훈·포장 명단을 지난해 4월 입수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행정자치부 대한민국 상훈 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서훈내역이 공개됐다. 앞서 KBS는 ‘훈장을 통해 본 대한민국 70년史’라는 주제로 대한민국정부 수립 이후 훈장내역을 전수 조사해 지난해 5월 ‘간첩과 훈장’, ‘친일과 훈장’ 2부작으로 취재를 마무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해당 방송은 메르스 사태 등을 거치며 차일피일 미뤄지다 돌연 탐사보도팀장과 탐사보도팀 기자들이 타부서로 교체되며 현재까지 방영일자가 잡히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KBS 경영진이 정부의 눈치를 보는 것이란 비판이 일었다. KBS가 정부와 3년 간 소송으로 귀중한 서훈정보를 확보했지만 정작 가장 먼저 보도하는 방송사는 JTBC라는 사실은 성역 없는 권력비판이 차단된 오늘날의 공영방송 현실을 보여주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김명환 JTBC탐사기획팀장은 훈장 편을 제작하며 “국가에 의해 인권이 유린된 피해자를 만나고 울릉도간첩단 사건 당시 고문을 했던 수사관도 직접 만났다”고 전한 뒤 “건국이후 단일 안건으로는 1988올림픽 이후 4대강 살리기 사업 당시 훈장이 많이 나갔다”며 서훈정보로 보도할 내용이 많다고 밝혔다. 김명환 탐사기획팀장은 “KBS기자들이 3년에 걸쳐 큰일을 했다. KBS기자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방송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한편 KBS ‘간첩과 훈장’ 편은 현재 제작 마무리 단계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KBS의 한 기자는 “방송이 나가야 한다는 큰 목표를 갖고 현재 1편은 종편 단계에 왔다. 보도 방향은 기획단계 원고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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