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국민의당 전략위원장이 29일 기자들과 만나 "더민주는 현역의원 20%를 교체한다고 했으면서 왜 빨리 (현역 컷오프를) 안하나"라고 말해,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못해 다급한 국민의당의 속내를 드러냈다.
국민의당 합류 현역의원은 현재 17명.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위해선 3명이 더 필요하다.
그러나 믿었던 박지원 의원은 무소속으로 남아 총선을 치루겠다는 입장이고, 최재천 의원도 "영원한 무소속"을 자처하며 합류를 거부했다.
또한 광주의 박혜자 의원이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더민주 잔류를 선언했고, 전남 김영록·이개호·이윤석 의원도 모두 더민주에 잔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3명은커녕 1명도 끌어들일 수 없는 벼랑끝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이러다가 보니 김영환 의원이 "더민주는 현역의원 20%를 교체한다고 했으면서 왜 빨리 안하나"며 노골적 '이삭줍기' 속내를 드러내기에 이르른 것. 그동안 더민주에서 컷오프 되는 의원들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자력으로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자신해왔던 국민의당으로서는 더없이 초라해진 모양새다.
하지만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원장은 현역 컷오프를 하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면서도 컷오프 시기를 서두를 생각은 없어보인다. 2월말 쯤에나 하겠다는 느긋한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음달 15일까지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해야 88억9천만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아 총선에 쓸 수 있는 국민의당 입장에서 보면 펄쩍 뛸 일이 아닐 수 없다. 더민주가 2월말에나 현역 컷오프를 하면 이삭줍기를 해봤자, 덩치만 키울 뿐 실속은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전국에 후보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개별 총선 비용은 출마자들이 자체 조달하더라도 중앙당 차원에서 홍보, 조직관리 등에 막대한 총선자금이 필요하다. 원내교섭단체 구성 실패시 지급될 30억원도 안되는 국고보조금 갖고는 턱없이 부족하다.
과거 CEO출신인 문국현씨도 창조한국당을 창당했다가 막대한 사재를 털어넣어야 했다. 국민의당 일각에서는 문국현씨보다 엄청난 자산가인 안철수 의원에게 기대를 걸고 있기도 하나 안 의원이 과연 그런 결단을 할지는 미지수다.
오는 2월2일 창당을 앞둔 국민의당 인사들의 얼굴 표정이 요즘 한결같이 어두운 것도 이와 무관치는 않을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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