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해고를 쉽게 하고, 노사 합의 없이 취업규칙을 변경하도록 허용하는 지침을 지난 22일 발표한 이후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지난 25일 집회에 이어 27일 서울, 부산, 광주 등 16곳에서 연 총파업대회에 이어 30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1만여 명의 조합원과 시민들이 모여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지난 25일 정부가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관련 2대 행정지침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의 요지는 지난해 노동계와 시민사회계가 주장한 것처럼 ‘노동개악’으로 규정하고 이날 행정지침 규제를 위한 대안입법안을 제시했다. 또한 이날 민주노총은 총파업에 돌입하고 현장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 30일 오후 민주노총 조합원 1만여명이 서울광장에 모여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에 반대하는 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장슬기 기자 |
송영섭 민주노총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정부의 ‘노동개악 2대 행정지침이 위법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송 변호사는 “정부가 발표한 행정지침은 법률도 아니고 명령, 규칙 등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자가 고용노동부 지침에 근거해 해고했다 하더라도 해고가 정당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30일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나중에 싸우면 늦는다”며 “지난해 연내 발표는 막았지만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기습적으로 노동자에게 칼을 가했다”고 말했다.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은 “자본은 이제 업무능력이 현저히 낮은 극히 일부 노동자에게만 칼을 휘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극소수 노동자에게만 휘두를 해고면 제도로 만들 이유도 없다. 우리 모두 해고 대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10일 조계사에 머물던 한상균 위원장이 20여명의 조합원과 함께 경찰에 연행됐기 때문에 최종진 수석부위원장이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은 “동지 20여명을 연행하고 1500여명을 수사대상에 올렸지만 민주노총은 공안탄압에 굴하지 않겠다”며 “노동자와 민중이 주권자임을 4월 총선에서 보여주자”고 말했다.
이날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법은 목욕탕’이라고 했던 초등학생의 말을 인용하며 법은 가난한자와 아픈자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면서 다만 법을 무시하는 자들은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대통령에게 가난한자와 약한자는 재벌총수들이고, 자신의 측근이고, 새누리당 의원들이냐”고 비판했다.
▲ 30일 오후 민주노총 조합원 1만여명이 서울광장에 모여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에 반대하는 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장슬기 기자 |
강 위원장은 “법은 목욕탕이라는 말은 목욕탕에서는 부자도 가난한 자도 없고, 힘이 센자도 힘이 약한자도 없이 모두가 평등하기 때문에 목욕탕이라고 표현한 것”이라며 “임기 3년간 아이들을 수백명 수장한 살인죄, 수십년 간 가슴에 못이 박힌 (위안부)할머니들 가슴에 비수를 꽂은 죄, 먹고 살조가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들을 맘대로 해고하게 한 죄를 물어 노동자의 이름으로 징계해고 시키자”고 주장했다.
정부가 2대 지침을 발표하기 하루전인 지난 21일 서울고등법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를 법외노조라는 판결을 내놨다.
김성보 전교조 서울중등동부지회장은 “법원은 해고자가 노조에 포함될 경우 자주성이 무너지기 때문에 법외노조라고 했는데 그렇게 노조의 자율성을 생각하는 대한민국은 바로 다음날인 22일 각 시도 교육감에게 전교조에게 지급했던 사무실을 빼고, 전교조 전임자를 없애고, 노조 대표로 각종위원회에 참여했던 위원자격을 취소하라고 명령했다”고 비판했다.
김 지회장은 “이를 발표하던 시각 고용노동부는 노동자를 사장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고, 취업규칙을 맘대로 바꿀 수 있는 지침을 발표했다”며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노동조합은 이제 필요 없다는 소리인데 이대로 내버려 둘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서울광장에서 행사를 마무리한 후 시청 서울광장-청계광장-종각-을지로 3가-한빛광장까지 행진을 진행한다. 또한 민주노총은 행진 이후 각 조직별로 시청역, 을지로입구역, 종로3가역 등 도심 6개 지역에 흩어져 노동개악의 부당함을 알리는 선전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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