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청와대 관계자’가 30일 다시 등장했다.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 부동산 거래 의혹을 보도한 조선일보를 ‘부패 기득권 세력’이라고 지난 21일 지목했던 ‘관계자’와 동일인으로 추정된다. 이 관계자는 조선일보 송희영 전 주필이 청와대에 대우조선해양 고위층 연임 로비를 했다고 폭로했다.
전날인 29일 새누리당 친박계 김진태 의원이 송 전 주필 호화 외유 의혹을 실명 공개한 지 하루 만의 추가 폭로다. 청와대가 익명에 숨은 채 우 수석 논란을 덮기 위한 정치공작성 물타기를 노골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익명의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를 통해 송 전 주필의 연임 로비 사실을 폭로한 뒤 이 로비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송 전 주필이 연임 로비를 한 고위층은 고재호 전 사장으로, 재임(2012∼2015년) 때 5조7000억원대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송 전 주필=부패 언론인’ 이미지를 더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또 송 전 주필과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구속된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 유착관계를 거론한 뒤 “조선일보가 왜 그렇게 집요하게 우병우 민정수석 사퇴를 요구했는지 이제 납득이 가는 것 같다”고 했다. 우 수석 도덕성 논란이 송 전 주필 부패를 묻으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청와대 인식을 드러낸 것이지만, 뒤집어보면 송 전 주필 부패 논란을 부각시켜 우 수석 문제를 덮으려는 청와대 계산도 확인된다.
물론 송 전 주필 부패는 심각한 사안이지만, 이 같은 청와대 접근 방식에 비판이 제기된다. 국정 컨트롤타워인 청와대가 국정은 뒤로한 채 ‘우병우 구하기’ 정치공작에 매몰되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가 ‘익명’에 숨어 문제를 제기하고, 친박 돌격대 김 의원을 통해 구체적 사실을 폭로하는 등 당·청이 ‘2인3각’처럼 주거니 받거니 의혹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언론 대응도 정치공작 혐의를 짙게 한다. 청와대는 익명의 관계자를 통해 계속해서 송 전 주필 문제를 제기해왔지만, 공식 입장을 밝히는 대변인 브리핑에선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특정 언론을 통해 언론 플레이를 하며 치고빠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우 수석 관여 가능성도 거론된다. 우 수석이 지난달 18일 처가의 부동산 특혜 매매 의혹이 불거졌을 때 낸 입장자료와 익명 관계자 발언에 유사점이 있다는 것이다. 우 수석은 당시 “일방적으로 의혹을 제기하고, 이에 터잡아”라고 했는데, ‘이에 터잡아’는 법률가들이 잘 쓰는 표현이다. 익명 관계자도 지난 21일 “국민 정서에 ‘터 잡아’ 청와대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 수석이 정리한 발언들을 익명 관계자가 대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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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8302315025&code=910100&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top1?ns#csidxbb8111a3f15d26390862baccb60e7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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