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조선일보와의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양측이 물밑에서 적당히 합의를 볼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조선일보에 대한 추가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조선일보 역시 쥐고 있는 카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에 대한 추가 의혹이란 먼저 대우조선해양의 초호화 접대 의혹을 받고 사퇴한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 이외에도 청와대에 청탁을 했던 인사가 있었는지 여부다.
조선일보보다 오른쪽에 위치한 한 극우 성향의 매체는 지난달 31일 “조선일보 고위 관계자가 우병우 민정수석에게 유영구 명지학원 전 이사장과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에 대한 구명 로비를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여권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조선일보 고위 관계자 A씨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두 사람에 대한 청탁을 건넸다”며 “내용은 유영구 전 이사장의 특별사면과 장세주 회장의 불구속 수사 의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청탁을 각각 다른 시기에 우 수석에게 전달했으며, 내용을 건넨 당사자는 최근 논란이 된 송희영 전 주필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권영철 CBS 선임기자는 지난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매체의 보도를 설명하며 “이런 내용은 우 수석이 공개하지 않고서는 알려질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왼쪽),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오른쪽). (사진=연합뉴스) |
팟캐스트 ‘김용민 브리핑’에 출연한 SBS 법조기자 경력을 갖고 있는 ‘김프로’(김요한 전 기자)씨도 “동국제강은 TV조선 주주 가운데 하나”라며 “장세주 회장이 원정 도박, 횡령 때문에 수사를 받은 적 있다. 당시 TV조선 상황은 유상증자를 기획하고 있어서 주주 역할이 중요한 때였다”고 말했다.
실제 동국제강 오너 장 회장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동국제강 자금 208억 원을 횡령해 도박을 하거나 개인채무를 갚은 혐의 등으로 지난해 5월 구속 기속됐고, 지난 5월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3년6월을 선고받았다.
이 때문에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주목된다. 장 회장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어린시절을 함께 보내 친분이 두텁다. 방 사장은 범GS가(家)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과 사돈이며 장 회장 역시 범 LG가(家)와 사돈 관계다. 청와대가 방 사장까지 겨냥하는 것 아니냐는 입말이 도는 까닭이다.
조선일보 역시 카드를 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TV조선은 문화재단 미르와 체육재단 K스포츠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을 통해 900억 원 상당을 모금했고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등 청와대 인사가 모금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 미르, K스포츠재단의 법인설립 추진의 배후, 출연금 모금 과정 등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한 만큼 오는 국정감사 기간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지난달 ‘썬데이저널’은 “문화재단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설립과 모금 과정에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최순실씨가 개입돼 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국내 언론이 조선일보와 송희영을 주목하기 전인 지난달 11일 “검찰은 본국 조선일보 고위직 중 한 사람이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전 사장의 연임로비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보도해 주목을 받았다.
최씨는 박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알려진 고 최태민 목사의 딸이자 비선 실세 의혹을 받은 정윤회씨의 전 부인이다. 벼랑 끝으로 몰린 조선일보가 쥔 카드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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