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0대 국회 첫 정기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개회사로 사드배치 반대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언급하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항의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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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이 1일 자신의 개회사에 대한 새누리당의 반발에 대해 "(오늘 발언이) 국회의장의 목소리지, 왜 야당의 목소리냐"고 반박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와 사드 배치 관련 사회적 논의를 요구한 정 의장의 개회사를 '정치적 중립 위반'으로 규정짓고 "온당한 사과와 후속조치가 없다면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역대 국회의장들이 개회사에서 정파적 색채가 엷은 개헌이나 입법부의 위상 강화 등을 주로 밝혔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 여야 간 민감한 쟁점사안인 우 수석 문제와 사드 논란을 직접 거론한 정 의장의 개회사는 이례적인 면이 있다.
그는 앞서 개회사에서도 "국회의장을 영어로 '스피커(Speaker)'라고 한다, 상석에 앉아 위엄을 지키는 '체어맨(Chairman)'이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스피커다, 그런 취지에서 쓴 소리 좀 하겠다"면서 우 수석 등의 문제를 거론했다.
정 의장은 이날 <연합뉴스> 등과의 전화통화에서도 "정파의 입장이 아닌 국민의 뜻을 말한 것"이라며 사실상 새누리당의 사과 요구를 거부했다. 그는 <연합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국회의장으로서 지적할 것은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국민은 내가 드릴 말씀에 공감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와 한 전화통화에서는 "다 옳은 말만 한 것 아닌가, 틀린 말이 있으면 지적해 보라"고 말했다.
다만, 정 의장은 이날 저녁 8시 55분께 김영수 국회대변인을 통해 '선(先) 추경 처리 후(後) 논의'를 제안했다.
정 의장은 "본인의 개회사와 관련해 새누리당 지도부의 방문이 있었고 이 자리에서 어떠한 정치적 의도 없이 국민의 뜻을 받들어 사심없이 얘기했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했다"면서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현안은 민생이다, 추경안과 대법관 임명동의는 미룰 수 없는 중요한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회사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추후 논의하더라도 이와는 별개로 추경 등 시급한 현안처리를 위한 본회의 참석을 여야 의원님들께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의장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금일 정 의장은 개회사에서 '사드 배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닌, 민의수렴과 주변국과의 관계변화에 대한 고려 등이 부족했음을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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