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차 주말 촛불집회에 앞서 강남에서 여의도 국회를 거쳐 청와대까지를 잇는 '1박2일' 행진이 진행된다.
본집회 전날부터 밤을 새가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촛불집회 주최 측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등으로 꾸려진 '새로운 세상, 길을 걷자 박근혜-재벌총수를 감옥으로 대행진 준비위원회(행진준비위)'는 8일 오후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행진 계획을 밝혔다.
그동안 주말 촛불집회 당일 본집회 전후로 나눠 2차례 행진을 하거나 본집회 후 자정을 넘겨 '밤샘 행진'을 해왔다. 1박2일 일정으로 거리 행진을 벌이는 것은 처음이다.
행진준비위는 11일 오후 5시 본집회에 하루 앞선 10일 오후 3시부터 행진한다.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 앞에서 출발해 서초동 삼성본관과 서울중앙지법 앞을 지나 이튿날인 11일 정오(낮 12시) 국회 앞을 거친 뒤 마포대교를 통해 본집회 전 광화문광장에 도착한다.
본집회 후 오후 9시까지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방면으로 다시 행진한다. 행진 구간만 총 15.7㎞다.
행진 목적지마다 그 성격에 걸맞는 사전집회와 기자회견도 갖는다.
특검 사무실 앞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재벌들의 범죄 목록을 발표한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지난 2007년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故)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는 재벌총수 구속을 촉구하는 내용의 편지를 낭독한다. 재벌총수 등신대를 제작해 특검에 출석하는 퍼포먼스도 벌인다.
삼성본관 앞에서는 '황씨에게 500만원을 내밀고 최순실 일당에게는 500억원을 갖다바친 삼성의 죄를 묻는다'는 의미로 500원짜리 라면을 먹고 빈 그릇으로 500억 상징물을 만드는 항의행동를 한다.
법원 앞 삼거리로 옮겨 이른바 '노동자 사법살인' 사례를 폭로하는 토크쇼 형식의 촛불집회를 연다.
행진 도중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재벌총수를 태운 호송버스 퍼포먼스를 하고, 법원 앞 집회가 끝난 후 이 곳에서 밤을 지새는 비박(Biwak) 체험을 한다.
이튿날 국회 앞에서는 '잠자는 국회를 청소하자'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갖고 10대 노동관련법 처리를 촉구한다. 문화예술인들로 꾸려진 '광화문미술행동'의 행위예술도 예정돼 있다.
1박2일 행진을 제안한 행진준비위측 김수억 기아차화성사내하청분회장은 "평등하고 공정한 새 세상을 바란다는 의미에서 한국사회 비리와 불평등을 파헤치고 있는 특검을 시작으로 비리·특권의 상징인 삼성, 선출되지 않은 불의한 법원, 촛불민심을 외면하는 국회를 거쳐 청와대로 1박2일 40리길을 행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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