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駐)영국 한국대사관이 대사관 정문에 설치돼있는 CCTV(폐쇄회로 영상)을 이용해 직원들의 근태를 감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사관 측은 직원들의 근무 기강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으나, 보안 및 방범 목적으로 설치된 CCTV를 직원 감시용으로 이용한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까지 대사관에 근무하다 퇴직한 A 씨에 따르면, 대사관은 지난 2015년 10월 직원들의 근무 행태를 확인하기 위해 CCTV 판독 작업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당시 대사관 총무과장이 보안담당 직원에게 CCTV 녹화 파일을 확인해서 출근 이후 오전 9~10시 사이에 조식이나 음료를 사오는 직원들의 신상 및 구매 물품을 파악해 보고서로 작성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 지시를 받은 보안 담당 직원은 CCTV로 직원들을 감시하는 것이 위법 요소가 있고, 녹화 분량도 너무 많아 이를 다 확인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냈지만 판독은 그대로 진행됐다.
판독 이후 해당 직원은 대사관 총무과장에게 영국 국적의 직원들을 포함해 다수의 직원들이 출근 이후 외부에 나갔다 온 것이 목격됐다고 보고했다. 그런데 총무과장은 유독 현지에서 채용된 한국인 행정 직원들만 개별적으로 불러 "국내외 상황이 어려운데 아침에 커피 사러 가는 것은 국민에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다그쳤다.
이와 관련 대사관 측은 지난 6일 답변서를 통해 "일부 행정 직원들이 상습적으로 오전 출근 시간 이후(9시~10시 사이) 외부에서 20~30분간 커피를 마시고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다른 행정 직원으로부터 전해 듣고, 사실관계 확인 차 대사관 청사의 지문 인식 출입시스템상 출입기록과 대사관 정문 CCTV 영상을 보안담당 행정직원을 시켜 확인한 바 있다"고 CCTV를 통한 감시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대사관은 "일부 행정 직원들이 열흘 동안 거의 매일 이같이 외출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당사자들을 불러 구두로 경고 조치를 했다"면서 "직원들의 신상과 구매 물품을 파악해 보고서 형태로 제출하라는 지시를 한 바는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보안 행정 직원에게 직원들의 신상을 파악하고 어떤 물품을 사가지고 들어오는지 확인하라고 지시한 것은 사실이다. 이걸 확인하지 않았다면 개별적으로 면담을 할 때 어디서 뭘하고 들어왔는지 어떻게 알았겠나"라고 반박했다.
대사관 직원 B 씨 역시 "직원별로 아침에 나간 기록을 종이 한 장에 다 적어놓았더라"면서 대사관 측이 직원들의 신상을 개별적으로 기록해 놓았다고 말했다.
대사관은 직원들의 근무 기강 확립을 위해 부득이하게 CCTV를 이용했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법률 위반의 소지가 있다. 류하경 변호사는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보안과 방범 목적으로 설치한 CCTV를 직원들의 행태를 감시하는 목적으로 사용했다면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25조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CCTV로 직원들의 행동을 파악하라고 시킨 사람과 실제 실행한 사람 모두 법적 처벌 대상이 된다"며 "원래 목적이 아닌 용도로 CCTV를 사용했다는 것과 함께 인권 침해에도 해당되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직원들은 출근 이후 20~30분씩 외출을 했다는 대사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사관 직원 C 씨는 "출근 이후 커피를 사러 나가는 직원이 있긴 한데 보통 5~10분 정도이고 행정 직원만 그런 것도 아니다. 매일 외부로 나가지도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외교관들이나 외국 직원들도 출근 이후에 많이 나가는데 특히 담배를 피는 직원들의 경우에는 자기들끼리 모여서 근처 카페에서 한참 커피를 마시고 오기도 한다"며 먹거리나 음료를 사오는 행정 직원들만 따로 불러서 지적하는 것이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A 씨 역시 "누가 근무 시작하자마자 20~30분 동안 밖에서 커피를 마시고 들어오겠나.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사관이 CCTV를 활용한 다른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또 다른 직원인 D 씨는 "외교부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공직 기강이나 근무 태도에 유의하라는 지시가 내려온다. 그래서 이렇게 한 것 같다"면서도 "그러면 차라리 전체적으로 공지해서 근무 기강에 유의하라고 하면 되지 않았을까? 굳이 그렇게 CCTV를 몰래 돌려보고 난 뒤 특정 직원만 불러다가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 좀 이상하다"라고 말했다.
A 씨 역시 "대사관의 살림을 도맡아 업무를 하는 직위에 있는 입장에서는 직원들의 출퇴근을 확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보안을 위해 설치해 놓은 CCTV를 사용해 특정 직원들만 불러서 질타를 한 것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CCTV 판독이 누구의 지시였냐는 질문에 대사관 측은 "공관장의 지시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 문제가 됐던 시기 이후에 CCTV로 직원들의 행태를 파악했느냐는 질문에 "추가로 CCTV를 활용한 근태 확인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CCTV 판독이 있었던 당시는 임성남 현 외교부 제1차관이 대사직을 수행하고 있었다.
안내데스크에서 개인정보 취급하는 비자 업무?
CCTV 감시 외에도 주영 한국대사관은 지난 2016년 2월부터 9월까지 7개월 동안 안내데스크에 있는 직원에게 비자 발급 업무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돼 개인정보 보호를 소홀히 취급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C 씨는 안내데스크 직원이 비자 업무를 같이 보는 것이 일반적이냐는 질문에 "굉장히 보기 드문 경우"라고 말했다. 그는 "비자 업무는 개인 정보를 처리하는 일인데, 안내데스크 자체가 보안시설이 갖춰진 곳도 아닐뿐더러, 안내데스크를 거쳐 가는 일반인들에게도 컴퓨터 화면에 보이는 비자 내용과 수북이 쌓인 여권들이 다 보인다"고 전했다.
D 씨는 "영국 대사관 역사상 안내데스크 직원에게 비자 업무를 맡기는 것은 처음이라고 들었다"며 "다른 외교부 직원이 (외교부) 감사에 적발될 경우 총무과장을 비롯해 영사, 공사에까지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이니 빨리 정리하라는 권고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사관 측은 "안내데스크 직원에게 비자 발급 업무 보조를 지시했다"고 시인하면서 "비자 신청 건수가 많은 기간에만 시행했다"고 해명했다.
대사관은 "당시 비자 업무 담당자가 해당 업무를 처음으로 담당한 임시직 행정 직원(육아휴직 대체자)이었고 근무 초반 초과근무 시간이 대폭 증가함에 따라, 업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조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내데스크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안내데스크 담당 행정 직원의 근무 위치는 직원 전용 출입구에 위치해 있어 일반인들의 출입이 차단"돼 있고 "안내데스크 직원은 유리로 둘러싸인 별도의 방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책상 위의 문서를 볼 수 없는 구조"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대사관에 민원이 있는 분들이 이용하는 입구와 민원 외 직원 및 방문객들이 출입하는 문이 별도로 존재한다"면서도 "이 두 개의 문이 바로 옆에 있고 대사관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내데스크를 볼 수 있는 구조"라고 반박했다.
그는 "여권과 비자신청서 등을 영사관에서 안내데스크로 옮기는 과정에서도 서류 및 개인정보의 분실 위험이 있다"며 "비자나 여권은 반드시 영사과 사무실 내에 보관되어야 함에도, 이것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대사관 측은 직원들의 근무 기강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으나, 보안 및 방범 목적으로 설치된 CCTV를 직원 감시용으로 이용한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까지 대사관에 근무하다 퇴직한 A 씨에 따르면, 대사관은 지난 2015년 10월 직원들의 근무 행태를 확인하기 위해 CCTV 판독 작업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당시 대사관 총무과장이 보안담당 직원에게 CCTV 녹화 파일을 확인해서 출근 이후 오전 9~10시 사이에 조식이나 음료를 사오는 직원들의 신상 및 구매 물품을 파악해 보고서로 작성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 지시를 받은 보안 담당 직원은 CCTV로 직원들을 감시하는 것이 위법 요소가 있고, 녹화 분량도 너무 많아 이를 다 확인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냈지만 판독은 그대로 진행됐다.
판독 이후 해당 직원은 대사관 총무과장에게 영국 국적의 직원들을 포함해 다수의 직원들이 출근 이후 외부에 나갔다 온 것이 목격됐다고 보고했다. 그런데 총무과장은 유독 현지에서 채용된 한국인 행정 직원들만 개별적으로 불러 "국내외 상황이 어려운데 아침에 커피 사러 가는 것은 국민에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다그쳤다.
이와 관련 대사관 측은 지난 6일 답변서를 통해 "일부 행정 직원들이 상습적으로 오전 출근 시간 이후(9시~10시 사이) 외부에서 20~30분간 커피를 마시고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다른 행정 직원으로부터 전해 듣고, 사실관계 확인 차 대사관 청사의 지문 인식 출입시스템상 출입기록과 대사관 정문 CCTV 영상을 보안담당 행정직원을 시켜 확인한 바 있다"고 CCTV를 통한 감시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대사관은 "일부 행정 직원들이 열흘 동안 거의 매일 이같이 외출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당사자들을 불러 구두로 경고 조치를 했다"면서 "직원들의 신상과 구매 물품을 파악해 보고서 형태로 제출하라는 지시를 한 바는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보안 행정 직원에게 직원들의 신상을 파악하고 어떤 물품을 사가지고 들어오는지 확인하라고 지시한 것은 사실이다. 이걸 확인하지 않았다면 개별적으로 면담을 할 때 어디서 뭘하고 들어왔는지 어떻게 알았겠나"라고 반박했다.
대사관 직원 B 씨 역시 "직원별로 아침에 나간 기록을 종이 한 장에 다 적어놓았더라"면서 대사관 측이 직원들의 신상을 개별적으로 기록해 놓았다고 말했다.
대사관은 직원들의 근무 기강 확립을 위해 부득이하게 CCTV를 이용했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법률 위반의 소지가 있다. 류하경 변호사는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보안과 방범 목적으로 설치한 CCTV를 직원들의 행태를 감시하는 목적으로 사용했다면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25조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CCTV로 직원들의 행동을 파악하라고 시킨 사람과 실제 실행한 사람 모두 법적 처벌 대상이 된다"며 "원래 목적이 아닌 용도로 CCTV를 사용했다는 것과 함께 인권 침해에도 해당되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직원들은 출근 이후 20~30분씩 외출을 했다는 대사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사관 직원 C 씨는 "출근 이후 커피를 사러 나가는 직원이 있긴 한데 보통 5~10분 정도이고 행정 직원만 그런 것도 아니다. 매일 외부로 나가지도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외교관들이나 외국 직원들도 출근 이후에 많이 나가는데 특히 담배를 피는 직원들의 경우에는 자기들끼리 모여서 근처 카페에서 한참 커피를 마시고 오기도 한다"며 먹거리나 음료를 사오는 행정 직원들만 따로 불러서 지적하는 것이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A 씨 역시 "누가 근무 시작하자마자 20~30분 동안 밖에서 커피를 마시고 들어오겠나.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사관이 CCTV를 활용한 다른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또 다른 직원인 D 씨는 "외교부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공직 기강이나 근무 태도에 유의하라는 지시가 내려온다. 그래서 이렇게 한 것 같다"면서도 "그러면 차라리 전체적으로 공지해서 근무 기강에 유의하라고 하면 되지 않았을까? 굳이 그렇게 CCTV를 몰래 돌려보고 난 뒤 특정 직원만 불러다가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 좀 이상하다"라고 말했다.
A 씨 역시 "대사관의 살림을 도맡아 업무를 하는 직위에 있는 입장에서는 직원들의 출퇴근을 확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보안을 위해 설치해 놓은 CCTV를 사용해 특정 직원들만 불러서 질타를 한 것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CCTV 판독이 누구의 지시였냐는 질문에 대사관 측은 "공관장의 지시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 문제가 됐던 시기 이후에 CCTV로 직원들의 행태를 파악했느냐는 질문에 "추가로 CCTV를 활용한 근태 확인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CCTV 판독이 있었던 당시는 임성남 현 외교부 제1차관이 대사직을 수행하고 있었다.
안내데스크에서 개인정보 취급하는 비자 업무?
CCTV 감시 외에도 주영 한국대사관은 지난 2016년 2월부터 9월까지 7개월 동안 안내데스크에 있는 직원에게 비자 발급 업무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돼 개인정보 보호를 소홀히 취급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C 씨는 안내데스크 직원이 비자 업무를 같이 보는 것이 일반적이냐는 질문에 "굉장히 보기 드문 경우"라고 말했다. 그는 "비자 업무는 개인 정보를 처리하는 일인데, 안내데스크 자체가 보안시설이 갖춰진 곳도 아닐뿐더러, 안내데스크를 거쳐 가는 일반인들에게도 컴퓨터 화면에 보이는 비자 내용과 수북이 쌓인 여권들이 다 보인다"고 전했다.
D 씨는 "영국 대사관 역사상 안내데스크 직원에게 비자 업무를 맡기는 것은 처음이라고 들었다"며 "다른 외교부 직원이 (외교부) 감사에 적발될 경우 총무과장을 비롯해 영사, 공사에까지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이니 빨리 정리하라는 권고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사관 측은 "안내데스크 직원에게 비자 발급 업무 보조를 지시했다"고 시인하면서 "비자 신청 건수가 많은 기간에만 시행했다"고 해명했다.
대사관은 "당시 비자 업무 담당자가 해당 업무를 처음으로 담당한 임시직 행정 직원(육아휴직 대체자)이었고 근무 초반 초과근무 시간이 대폭 증가함에 따라, 업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조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내데스크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안내데스크 담당 행정 직원의 근무 위치는 직원 전용 출입구에 위치해 있어 일반인들의 출입이 차단"돼 있고 "안내데스크 직원은 유리로 둘러싸인 별도의 방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책상 위의 문서를 볼 수 없는 구조"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대사관에 민원이 있는 분들이 이용하는 입구와 민원 외 직원 및 방문객들이 출입하는 문이 별도로 존재한다"면서도 "이 두 개의 문이 바로 옆에 있고 대사관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내데스크를 볼 수 있는 구조"라고 반박했다.
그는 "여권과 비자신청서 등을 영사관에서 안내데스크로 옮기는 과정에서도 서류 및 개인정보의 분실 위험이 있다"며 "비자나 여권은 반드시 영사과 사무실 내에 보관되어야 함에도, 이것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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