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국참회, 이 정부 장관으로 책임감 느껴
- 집권 후 장관 수석 대면보고 없어 놀라
- 통일대박, 靑에서 통일부에 설명 없어
- 개성공단은 다시 열어야 한다
- 집권 후 장관 수석 대면보고 없어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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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공단은 다시 열어야 한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류길재(전 통일부 장관)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류길재(전 통일부 장관)
정부의 개성공단 강제 폐쇄, 내일이면 꼭 1년이 됩니다. 이건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대응책으로 나온 거였죠. 이 개성공단 폐쇄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남북관계는 벌써 수년째 꽁꽁 얼어붙어 있는데요. 대통령 탄핵 사태 국면에서 우리의 대북정책, 우리의 통일정책은 어땠는지 좀 냉정하게 짚어봐야겠습니다. 모실 분은 박근혜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냈는데 지난 11월 자신의 SNS에다가 시국참회라는 글을 올렸던 분이에요. 사실은 이 참회가 어떤 의미인지 듣고 싶었는데 한 번도 인터뷰를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늘 첫 인터뷰로 만납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2년간 통일부 장관을 지낸 류길재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류 장관님 안녕하세요.
◆ 류길재>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어떻게 지내셨어요, 그동안?
◆ 류길재> 뭐, 공직 그만두고 나서는 학교로 돌아와서 학생들하고 다시 공부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한 번도 인터뷰를 안 하고 두문분출하다가 지난해 말에 그러니까 촛불이 들불처럼 타오를 그 무렵에 SNS에다가 시국참회라는 179자짜리 짧은 글을 올리셨어요. 제가 잠깐 읽어보자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황망하고 부끄럽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저와 같은 불행한 국무위원이 다시는 이 땅에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이렇게 쓰셨죠?
◆ 류길재> 네. 제가 있는 학교가 광화문에서 굉장히 가깝기 때문에 그야말로 촛불집회의 함성이 전해져 오거든요.
◇ 김현정> 학교까지, 아, 네.
◆ 류길재> 그러니까 여러 가지로 시국에 대한 그런 논의도 같이 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있어서 더군다나 저는 이 정부에서 공직을 맡아 일을 했기 때문에 참 많이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그런 것들을 그냥 짧게 올린 건데 그게 너무 크게 언론을 타는 바람에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셨어요. 최순실 씨 국정농단이 지금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는 걸 보자면 이 외교, 안보 분야에 있어서도 2012년 12월 그러니까 대통령이 취임하기 직전에 남북간의 접촉 내용 같은 남북 기밀문서도 최순실 씨가 들여다봤다는 게 드러났죠.
◆ 류길재> 네, 저도 언론을 통해서 봤습니다. 안 놀랄 수가 없죠.
◇ 김현정> 그렇죠.
◆ 류길재> 얼마든지 다른 사람에게 의견을 물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 이 정부에서 벌어졌던 지금 말씀하신 그런 부분들 같은 경우에는 저는 좀 문제가 심각하다고 봅니다.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되는 그런 문건들이 이렇게 공공연하게 나갔던 사실은 이건 가장 보안을 중하게 여겨야만 되는 외교, 안보, 통일 정책에 있어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물론이죠. 류길재 장관 재직 당시에도 이거 요즘 이상하다, 희한하다 느낄 만한 다른 정황들은 없었습니다, 그 2년 동안?
◆ 류길재> 가장 기본적으로는 대통령이 장관, 수석의 대면보고를 받지 않는다는 것. 이것은 저는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당시에도 인지를 했고요.
◇ 김현정> 그때는 왜 그렇다고 생각하셨어요. 왜 이분이 대면보고를 안 받을까. 이 중요한 걸, 왜라고 짐작을 하셨어요?
◆ 류길재> 글쎄요. 단지 스타일이 그런 거구나. 그렇게밖에는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왜냐하면 저는 2009년도부터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기 시작했는데 그때 만나서 얘기를 하는 데에 전혀 문제가 없었거든요. 그때 만나서 얘기해서 뭐, 이분이 이런 폐쇄적인 스타일을 갖고 있구나는 것을 별로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한 거죠. 왜 집권 이후에는 그런 걸 안 하실까. 그럼 도대체 왜 그럴까. 저도 이해할 수가 없었죠.
◇ 김현정> 지금 류진룡 문화부 전 장관도 똑같은 말을 하더라고요. 취임 전에 했던 얘기하고 그래서 내가 오케이를 하고 받아들인 건데, 장관 자리를. 취임 후에 태도가 상당히 달라졌다. 이제 보니 그게 최순실이라는 사람이 뒤에서 뭔가 다 조종을 했던 게 아닌가. 가이드라인을 정해 줬던 게 아닌가 이제 와서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는 회고를 하셨는데 장관님도 이제 보니 그 태도가 달라진 게 혹시 그런 것도 있던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드시겠어요?
◆ 류길재> 그렇게 생각하게 되죠. 기본적으로 그런 어떤 비선인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장관이나 수석들과의 독대나 대면보고 자리가 없었던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할 수가 있죠.
◇ 김현정> 생각을 할 수가 있죠. 그 대면보고가 없다는 점도 참 희한했단 말씀이고 그거 외에도 또 있습니까, 복기해 보자면?
◆ 류길재> 글쎄요. 정책 결정 시스템에 관한 문제인데 저는 어떤 정책이든지 마찬가지라고 봅니다만 사실 어떤 분야든간에 한 두세 가지 정도의 옵션으로 나눠지지 않겠습니까? 그 선택을 하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충분히 숙의가 되고 논의가 됐는가 이것이 저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물론 중요하죠.
◆ 류길재> 그러한 측면에서 보면 우리 정부에서의 정책 결정 과정에는 여러 가지로 상당히 좀 공백이 좀 있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조금 설명해 주셔야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정책결정은 선택지 두세 개를 놓고서는 심도 있게 전문가들이 모여서 관계당국의 관련자들이 모여서 논의를 해야 되는데 그게 잘 안 됐다? 그러니까 어떻게 결정이 됐어요?
◆ 류길재> 실제로 외교, 안보, 통일, 대북 정책 같은 경우에는 NSC에서 결정을 하게 되죠. NSC에서 결정을 해서 논의한 다음에 결정을 하게 돼 있는데.
◇ 김현정> 국가안전보장회의.
◆ 류길재> 그런 과정들이 좀 더 밀도 있게 진행이 안 됐다는 점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 김현정> 역시 그것도 그러면 복기해 보자면 비선이 있었기 때문에. 거기서 뭔가 뚝딱 내려왔던 건 아닌가 이런 생각이 이제는 드시겠어요.
◆ 류길재> 글쎄, 뭐 그렇게 짐작을 하는 거죠, 지금. 만약에 제가 이런 상황을 만약 제가 알았더라면 더욱더 집요하게 얘기를 하고 설득하려는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을까.
◇ 김현정> 통일은 대박이다, 통일대박론이 나왔었는데 혹시 이것도 최순실 씨 아이디어 아니냐는 의문들이 세간에 있었어요.
◆ 류길재> 그 얘기는 통일은 대박이다라고 하는 그런 책이 있습니다. 중앙대학교에 정년퇴직하신 교수님께서 신창민 교수님인가 그런 분이 그런 책을 2014년도인가 출간하신 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그 책을 소개를 받고 그 말씀을 하셨다는 얘기를 저도 말씀을 하시고 나서 그런 말씀을 제가 들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면 이건 최순실 아이디어는 아니고 신 교수라는 분 아이디어다 이 말씀이시군요.
◆ 류길재>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다만 저도 통일은 대박이다는 말씀을 기자회견하는 자리에서 저도 처음으로 말씀을 들었어요. 그리고 그 후에도 한 번도 청와대에서 저한테 또는 통일부에 통일은 대박이다는 말씀은 어떤 취지에서 나온 말씀이라는 얘기를 제가 들은 적이 없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통일부 장관하고 한 번도 상의한 적이 없는 통일대박이라는 용어가 갑자기 대통령 말씀하는 데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야기를 하는데 거기에서 툭 나온 거예요?
◆ 류길재>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지금 신 교수라는 분의 2014년 책에 나중에 나오기는 했다고 말씀하셨지만 저는 이게 최순실 씨 귀에 먼저 들어갔다가 연설문으로 그쪽으로 옮겨간 건 아닌가라는 의심도 하게 되네요.
◆ 류길재> 글쎄요. 그건 뭐 짐작이니까 확실하게 우리가 뭐라고 말씀을 할 수 없습니다.
◇ 김현정> 물론 그렇기는 합니다만. 혹시 그런 건 아닌가. 어떻게 장관하고 상의도 안 하고 이렇게 중요한 표제어가, 캐치프레이즈가 그냥 나갈 수 있는가 이거는 분명히 희한했다는 건 느끼셨네요.
◆ 류길재> 그렇죠.
◇ 김현정> 그렇죠? 류길재, 박근혜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내일이면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꼭 1년이 됩니다. 개성공단 폐쇄는 류 장관님 재직 시절은 아니죠?
◆ 류길재>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 후에 벌어진 일인데. 개성공단 폐쇄 1년, 지켜보면서는 어떤 생각 드셨어요? 좀 남다른 생각이 드셨을 것 같습니다.
◆ 류길재> 2013년도에 제가 장관직에 오르자마자 제일 먼저 부닥친 일이 바로 개성공단 잠정중단이었습니다. 물론 그 6개월 만에 다시 재가동이 됐는데 어쨌든간에 굉장히 어려운 과정을 거쳐가지고 다시 재가동이 됐고 상당히 조마조마했던 그런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우리 정부에서 6개월 동안 중단된 적이 있던. 그리고 우리 정부가 최선을 다해서 다시 재가동을 시켰던 이 공단이 어떻게 보면 지금은 사실상 거의 영구폐쇄 수순으로 가고 있는 그런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을 보면서 여러 가지로 좀 착잡한 그런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착잡한 마음? 그때 정말 어렵게 설득하신 거예요?
◆ 류길재> 그렇죠. 아주 어렵게 다시 재가동을 한 겁니다.
◇ 김현정> 그렇게 어렵게 설득해 가면서 재가동, 다시 문 열게 된 건, 문 열어야 된다고 생각하신 건 이거마저 닫히면 정말 남북간 남아 있는 한 개의 길, 조그마한 한 개의 길마저도 닫히는구나 끝나겠구나 이런 생각이 드셨던 거예요, 걱정이?
◆ 류길재> 그런 부분이 당연히 있고요. 또 하나는 남북관계라고 하는 것은 통일의 트랙이 있습니다, 반드시.
◇ 김현정> 통일의 트랙?
◆ 류길재> 그걸 반드시 움직여 나가는 것이 통일부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어쨌든간에 지구 유일 분단국에 있어서의 통일 문제를 전담해서 다루라고 하는 그런 국민들의 요구를 담아서 저는 정부 부처가 있는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2013년도 그 당시 시점에서 봤을 때도 본격 가동된 지 10년이 됐을 때였거든요. 굉장히 많은 일이 남북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10년 동안 대한민국 역대 정부들이 유지를 해 왔어요. 해 왔으면 저는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있고 모자란 점이 있지만 그런 것들을 채워나가기 위해서 남북이 함께 노력해 나가는 그런 노력들이 있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또 개성공단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는 저는 개성공단은 반드시 재가동이 되어야 한다 그런 생각을 갖고 개성공단 재가동 협상에 임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어렵게 어렵게 재가동 시켜놨는데 그게 불과 한 1년은 갔나요? 1년 만에 다시 닫힌 건가요?
◆ 류길재> 한 1년 4, 5개월 됐죠.
◇ 김현정> 그렇죠. 1년 4, 5개월 만에 완전폐쇄, 거의 영구폐쇄 가깝게 문을 닫아버린 이 상황. 그런데 개성공단 재가동하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우리만 역행하는 꼴이 되고 또 김정은 정권에다가 돈줄을 다시 쥐어주는 것 아니냐 이런 비판이 있으니까 지금 못 열고 있는 건데 어떻게 보세요?
◆ 류길재> 특히 우리 사회는 소위 보수와 진보의 견해가 특히 대북정책을 놓고 상당히 많이 갈라지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극단적으로 갈라지죠.
◆ 류길재> 그렇기 때문에 어느 진영이든지간에 다른 진영을 설득할 수 있는 그런 논리를 가지고서 정책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가 갖고 있는 생각만 가지고 정책을 취해버립니다.
◇ 김현정> 반만 믿고 가는 겁니다, 어느 진영이 됐든간에.
◆ 류길재> 그러니까 정권이 바뀌면 정책들이 왔다 갔다 하는 거죠.
◇ 김현정> 아하, 정권 바뀌면 이렇게 됐다 이 정권으로 바뀌면 또 저렇게 됐다 왔다 갔다. 통일 정책도 마찬가지?
◆ 류길재>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면 김정은의 북한을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대할 것이냐. 남북관계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통일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좀 더 근본적인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 얘기하고 나서 그러면 거기에 맞는 정책들을 만들어내면 되는 겁니다. 그렇게 했을 때 개성공단을 어떻게 볼 것이냐. 저는 답이 나와 있다고 봐요.
◇ 김현정> 그렇게 큰 맥락에서 볼 때는 그럼 개성공단 어떻게 해야 될 것이냐?
◆ 류길재> 저는 열어야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어느 정권이냐, 보수냐 진보냐의 문제가 아니다?
◆ 류길재> 그리고 국제사회에다가도 우리의 통일에 대한 의지를 갖고 개성공단 문제를 얘기를 해 줘야지 이것을 북한에 대한 안보적인 지렛대로 또는 안보적인 어떤 압박수단으로 이런 식으로 우리가 얘기하게 되면 우리는 통일에 대해서 국제사회에다가도 얘기할 게 없어요.
◇ 김현정> 지금 그런데 우리 정부가 그러고 있는 거 아니에요, 국제사회에다가?
◆ 류길재>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아니지만 그렇지만 앞으로 우리가 논의를 할 때에는 좀 더 큰 틀에서 이 부분을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네, 여러 가지로 절절한 통일에 대한 심정이 느껴지는 그런 인터뷰였습니다. 내일 개성공단 1년을 앞두고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 박근혜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과의 인터뷰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류길재>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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