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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February 10, 2017

靑 “자르라” 한마디에 좌천.. 거꾸로 도는 공직사회 [내부제보자들] 공직자 내부폭로 왜 없었나

#1

부패방지-상호견제 시스템

청와대 나서 물거품 만들어

공직자들 무력감 학습

#2

고발자로 찍히면 가혹한 보복

사소한 잘못도 인사조치-징계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최순실 라인’의 국정농단은 언론의 의혹제기 전까지 거의 4년이나 이어졌다.
그 동안 청와대부터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공단 등의 공무원들은 왜 부정과 불법의 실마리조차 언급하거나 고발하지 않았을까. 이지문 한국청렴운동본부 본부장은 이렇게 말한다. “공무원 누구 하나 내부고발에 나서지 않은 게 더 충격이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공직자들이야말로 고발 이후의 삶을 가장 많이 보고 가장 잘 압니다. 누가 그 전철을 밟겠다고 도박을 할 수 있었을까요.”
‘최순실 게이트’ 연루자들이 농락한 것은 국정시스템뿐이 아니다. 내부제보 활성화를 위해 수십 년에 걸쳐 쌓아 올린 감시ㆍ견제의 시스템이 블랙리스트, 좌천인사 앞에서 무너져 내렸다. 전문가들은 청와대가 나서서 부패방지, 상호견제 제도와 장치를 물거품으로 만들고, 공직사회에 무력감을 학습시킨 사태의 폐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원칙행정에 돌아온 건 좌천

지난달까지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한 고위 공직자들은 시종일관 모르쇠로 일관해 공분을 샀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권력 횡포를 제대로 증언한 것은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 등 극히 일부였다. 문제가 불거지기 전 실상을 폭로한 다른 공직자도 없었다.
이지문 본부장은 “엄청난 농단의 조각들을 알았던 공무원이 한 두 명이겠냐는 비난이 쏟아지지만, 고발자로 찍히면 사소한 잘못이라도 걸어 가혹하게 징계, 복수하는 문화에서 누가 생계를 걸고 입을 열 수 있었겠냐”고 말했다. 1992년 군 부재자투표 부정을 고발했던 그는 “요즘 같으면 나라도 (고발하기)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현행 부패방지법은 공직자가 다른 공직자의 부패행위를 알게 된 경우 지체 없이 이를 수사기관 등에 신고하도록 신고의무를 지우고 있다. 또 부패방지법과 공익신고자보호법은 신고자에 대해 비밀보장, 신변보호, 신분보장, 책임감면 등을 보장한다. 부패방지법, 공익신고자보호법이 시행된 것은 각각 2002년, 2011년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신고도 하기 전에 문제를 바로잡으려던 공무원이 되레 좌천, 보복을 당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여명숙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차은택씨의 전횡 등 문화창조융합본부의 문제점에 대해) 내부 직원들한테 얘기했고 문체부 상급 공직자는 다 알았고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께도 말했다”며 문제를 쉬쉬해 온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폭로했다. 이유는 뻔하다. 그는 “(국정원에 문제점을) 문서 보고한 국정원 문화소통관은 이런 원칙행정 탓에 좌천돼, 아프리카 내전 지역으로 발령났다”고 말했다. 여 위원장도 지난 4월 8일 차은택씨의 뒤를 이어 미래부 문화창조융합본부장으로 취임했다가 취임 50여일 만에 물러났다. 여 위원장은 김종덕 전 장관과의 녹음파일을 공개하며 박 대통령의 지시로 사실상 해임됐다고 주장했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세월호 이후 6월 조현재 당시 문체부 1차관이 비서관을 통해 블랙리스트 명단을 하나 가져왔다”며 “저와 1급들이 모두 ‘다 말이 안 된다’고 합의했는데 그렇게 합의했던 1급들이 나중에 선별돼 강제퇴직 당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문체부 노태강 전 국장,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에게 가해진 인사전횡을 박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에 의해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가 끝내 사표를 낸 이들이다.

수십년 발전시킨 제보 시스템도 농락

이런 상황을 지켜본 공직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는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거나 진실을 알린 이후 ‘누군가 나를 지켜줄 것’이라고 기대하긴 불가능하다.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을 고발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은 “공직문화가 지난 정권에 비해서도 후퇴한 모양새”라며 “명백한 비위에 대해 징계를 하려 해도 먼저 입증을 해야 하고 당사자 항의와 소명도 들어야 하는 게 상식인데, 자르라는 말 한 마디로 공직문화를 70~80년대로 돌려놨다”고 지적했다. “타깃이 된 공무원은 ‘혼자 싸워봐야, 살아 남아야 뭐하겠나’ 싶어 자포자기하고, 이걸 본 주위사람들이 경직되면 분위기가 싸늘해지는 건 순식간이죠. 그런 막무가내의 시간이 쌓여서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은 지난달 열린 ‘내부제보실천운동 심포지엄’ 발제에서 “국민권익위원회 국방분야 조사관으로 일하던 2013년, 군 사이버사령부의 한 간부에게서 댓글 선거개입 사건에 대한 상담을 받고 내부제보 사건으로 접수할지 고민했는데, 당시 정권의 태도와 권익위 한계를 절감해 접수를 만류한 일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김 소장 자신이 2009년 계룡대 군납비리를 제보한 인물인데도, 법과 규정을 원천 부정하는 권력이 작동하는 현실에서 실현 여부가 불투명한 사회정의를 위해 인생을 걸라고 조언하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여전히 내부신고 활성화를 가로막는 걸림돌은 많다. 김 소장은 상담 과정에서 알게 된 1,200억원 규모 방산분야 비리 혐의, 이마트 노조 사찰과 관련한 공무원의 뇌물 수수 혐의 등의 신고를 시도했으나, 모두 “(본인이 아닌 제3자가) 상담 중 알게 된 사건은 신청인 보호 차원에서 조사가 불가하다”는 이유로 권익위로부터 접수가 반려된 경험도 털어놨다. 이 사건들은 모두 언론의 의혹 보도를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장진수 전 주무관은 “상황이 이런데도 주무부처나 권익위로 직접 신고를 한 경우에만 고발자가 보호되고 언론 제보자는 보호받을 수 없는 현실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력 깊숙한 곳에서 벌어지는 비위일수록 내부제보 외에는 전모가 드러날 기회가 적다. 방산비리, 원전비리, 각종 전문영역은 물론 청와대의 업무가 그렇다. 부패 방지에 효과적 수단인 내부신고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의 결과는 국정농단, 블랙리스트였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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