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민자 고속도로 출자자들이 스스로에게 돈을 빌려주는 꼼수로 4조원 넘는 막대한 이자 수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대 48% 금리의 고금리 이자 놀이를 한 셈 인데요.
민자도로 통행료가 비싼 이유도 알고 봤더니 이런 비정상적인 대출 탓이 컸단 지적입니다.
유지향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민자로 운영되는 서울외곽순환도로 북부 구간입니다.
일반 고속도로보다 2배 가까이 비싼 통행료를 받아 불만이 자자했습니다.
<인터뷰> 신우철(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 "(이 도로를) 탔다 바로 빠지거든요, 근데 천 몇백원씩 낸다는 게 너무 부당한 것 같아요."
이 도로 운영사는 합작 회사인 서울고속도로, 1대 주주는 86%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 공단입니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자사가 속한 서울고속도로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로 8천억 원 넘게 챙겼습니다.
이른바 셀프 차입입니다.
<인터뷰> 국민연금공단 관계자 : "숫자만 딱 보면 높아 보일 수 있겠지만, 이건 원금을 그냥 나눠 돌려받는 구조일 뿐이라는 것..."
인천공항고속도로의 지분 45%를 가진 한국 교직원 공제회도 자사가 속한 운영사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로 4천억 원을 받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전국 14개 민자 고속도로 출자자들이 거둬들인 이자수익은 지난해 말까지 4조 3천억 원에 달합니다.
변제 우선순위를 갖는 선순위채 금리는 평균 6%, 늦게 갚아도 되는 후순위채 금리는 최고 48%에 달했습니다.
도로공사가 발행하는 공사채 금리 3%보다 최고 16배까지 높아 지나친 고금리란 지적입니다.
<인터뷰> 신영철(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사업감시단장) : "투자해서 상당 부분은 빼갈 수 있도록 발생시킨 원인이 어디 있는가에 대해서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로 운영사들이 통행료를 높게 책정하는 것도 이자지출로 줄어든 수입을 메우기 위해섭니다.
운영사 적자는 정부 보전까지 받아 9개 도로에 들어간 세금만 3조 2천억 원에 달하지만 고금리 대출 행태는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태(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 : "금리를 낮추는 작업을 통해서 민자 사업자들의 이자 비용을 줄여서 통행료를 인하할 수 있습니다."
이들 도로가 통행료로 걷은 수입은 8조 3천억 원, 협약 재조정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유지향입니다.
유지향기자 (nausik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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