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한국당) 대표가 방미 중에 “5천만 명이 인질로 잡혀 있다”며,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실제로 한국당이 적극 독려하고 있는 백악관 청원의 서명자 수는 일주일이 지나도 3백명도 안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자가 27일 이러한 상황에 관해 한국당의 입장을 문의하자 관계자들은 “우리는 모른다. 우리가 추진한 것이 아니다”라며 책임 회피로 일관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번 방미 기간 중에 홍 대표는 막무가내식으로 이른바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해 미국 전문가들로부터 면전박대를 당해 ‘나라망신’을 자초했다. 관련 기사:미국 가서 ‘색깔론 설파’에 ‘핵무장’ 주장하다 면박 당한 ‘나라망신’ 홍준표
홍 대표는 굽히지 않고 대다수 국민이 동의하고(?) 급박한 상황이라며 ‘조속한 전술핵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백악관 청원의 서명자 수는 300명도 넘지 못해 또 한 번 창피를 당하고 있다.
지난 20일 한국당 디지털정당위원회(디정위)는 “23일의 홍준표 대표의 워싱턴 방문을 앞두고 이른바 ‘홍준표 대표 워싱턴 방문 환영위원회’가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술핵 재배치 1천만 서명운동’을 알리고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환영위원회는 기자회견과 홍 대표의 방문을 계기로 ‘해외 750만 동포들의 한국 전술핵 재배치 서명운동’에도 돌입한다고 밝혔다”면서 백악관 청원 사이트와 서명 방법을 자세히 설명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시점(27일 낮 12시 기준)에도 서명자 수는 288명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27일 “홍 대표가 ‘전술핵 재배치’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데 백악관 서명 숫자가 너무 초라하다”는 지적에 “그 사항은 디정위가 언론플레이 한 것이라 잘 모른다”며 “디정위에 물어보라”고 답변을 회피했다.
디정위 이석우 위원장역시 “우리가 직접 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는 일차적으로 널리 알린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그는 “서명이 영문이고 해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널리 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기자가 “이미 디정위에서 쉽게 서명하는 방법을 다 잘 홍보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자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디정위가 이것을 주관하는 것이 아니고, 미국에서 하는 것이라 널리 알려주는 것일 뿐”이라고 되풀이했다.
그는 “동해 표기 청원이나 사드 반대 백악관 청원도 미국에서 다 한 것인데, 10만 명을 다 돌파했다”는 지적에는 “이제 일주일 지났다. 숫자는 제가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런 위치에도 있지 않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백악관은 청원 사이트(We the People)에 올라온 내용은 30일간 10만 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백악관이 공식 검토에 들어가 60일 이내에 답변한다. 한 달간 서명자 수가 10만 명에 미달할 경우 청원 자체가 효력을 상실한다.
한편, 홍 대표의 미국 방문에 관해 외신 보도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것에 관해 한국당 관계자는 이날 “(미국) 현지를 수행하고 있지 않아 잘 모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로이터통신 인터뷰는 방미 전에 한국당에서도 발표했는데, 로이터통신은 다른 기사에 홍 대표의 발언을 일부 첨가했을 뿐이고, 다른 외신에서는 홍 대표의 발언이나 방미 내용 보도가 전무하다”는 지적에 관해서도 “현지를 수행하고 있는 관계자에게 물어보라”며 답변을 피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