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사랑의 열매로 이름 알려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시민들이 낸 성금을 박근혜 정부 공약사업에 편파적으로 지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은 사회복지모금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사랑의 열매를 상징물로 하는 공동모금회가 정권의 열매로 전락했다"며 성금을 정치 편향적으로 썼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공동모금회는 2013년 62억, 2014년 290억원, 2015년 300억원 등 지난 8월까지 총 949억원의 국민 성금을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4대 중증질환 보장 공약에 지원했다.
이른바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에 공동모금회 돈이 배분된 것이다.
남 의원은 "저소득층에 대한 재난적 의료지 비원은 정부가 예산사업으로 수행해야 마땅하다"며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선 규모의 재정적 뒷받침을 하는 것은 정치적 배분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2015년에도 공동모금회는 성금 중 100억원을 하나은행 '통일기금공익신탁'에 기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4년 신년기자회견에서 언급한 '통일은 대박' 기조에 발맞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통일기금공익신탁의 경우 원칙적으로 통일 전에 원금을 찾을 수 없으며 운용수익만으로 배분 지원을 할 수 있다.
이에 남 의원은 "국민들이 기탁한 소중한 성금 100억원을 금융기관에 묶어 놓고 운용수익으로 배분지원한 것은 선량한 기부자를 속인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공동모금회가 박근혜 사업에 편파운용됐다는 의혹과 관련 남 의원은 "공동모금회는 정권과 밀착해 열악한 사회복지 기관 및 소외계층에 지원돼야 할 성금이 정부의 쌈짓돈으로 전락한 사실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송석준 자유한국당은 공동모금회가 2013년부터 지난 8월까지 부당집행한 금액이 3억 6200여만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국민은 7년 전 공동모금회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던 비리 감사결과를 기억하고 있다"며 "공동모금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모금회의 성금 단 1원이라도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규정 기자 kyoojeong@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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