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 창조경제 정책의 성과 부풀리기와 속도전이 도마에 올랐다. 그러나 일부 새누리당 친박 의원들은 소품까지 동원해 적극적으로 창조경제 정책을 옹호하고 나섰다.
7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경욱 새누리당 의원은 손목에 찬 시계를 보여주며 국정감사 질의를 시작했다. 그는 “미래부 차관, 이게 뭔지 보이십니까. 청각장애인을 위해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만든 점자시계”라고 말했다. 민경욱 의원은 목걸이를 꺼내며 “이건, 창조경제센터에서 나온 애견 목걸이”라고 말했다. 국감 때 소품은 정부의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나오는 게 일반적인데, 이례적으로 피감기관이 아닌 국회의원이 홍보를 한 것이다.
민경욱 의원은 “저도 (청와대) 대변인 시절에 대통령 모시고 전국 창조경제센터에 다녀왔고,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고품질 멘토링을 전담기업에서 도와주고 있어 상생이 된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 민경욱 새누리당 의원이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 애견목걸이, 점자시계 등 창조경제 상품을 들고 나와 홍보하고 있다. |
민경욱 의원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디스’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정치권에서 창조경제센터 설립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동물원에 비유를 하는 등 입주자들의 노력과 땀을 무시하고 있다. 동물원 발언에 대해 차관은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홍남기 미래부 차관은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대답했다. 안철수 전 대표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가리켜 ‘동물원’이라고 비유한 것에 대한 비판을 유도한 것이다.
그러자 국민의당에서 발끈하고 나섰다.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은 홍남기 차관에게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게 무슨 뜻이냐”라며 “(동물원) 발언의 의미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우리 안에 갇힌 것처럼 대기업의 틀여 묶여 있다는 지적인데, 그게 왜 부적절한가”라고 비판했다.
지능정보기술연구원(AIRI)이 출자금 210억원 모금 과정에서 기업에게 강제로 돈을 요구한 정황이 나와 ‘미래부판 미르재단’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민간 주도 연구개발(R&D) 방식의 연구원 설립을 지시하자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네이버, 현대자동차, 한화생명 등 7개 기업에서 30억 원씩 총 210억 원을 출자해 자본금을 마련했다. 김성수 의원은 “출자자들을 만나보니 창조경제센터 떠맡기듯이 진행되는 등 자발적이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권력의 그림자가 짙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질의를 한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새누리당 간사)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게 해명 기회를 줬다. 박대출 의원은 “기업이 자발적인 출자를 한 게 맞나. 정부가 지시한다고 해서 민간기업이 210억 출자를 하나”라고 물었고 최양희 장관은 “취지와 연구방안, 활용방안에 대해 기업과 논의한 끝에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한 기업 중 유령기업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민 의원은 “경기센터 입주기업 20개 중 19개, 광주센터 16개 중 9개가 연락조차 안 된다”면서 “거품이 껴 있는 것 같다. 창조경제 성과기업이 허수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스타트업 기업 지원을 통해 대대적인 성과가 있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업체내역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사진=포커스뉴스 |
또한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을 받는 기업 1102곳 중 273곳이 권역 외 기업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울산센터는 10곳 중 8곳, 강원센터는 14곳 중 11곳이 센터가 담당하지 않는 다른 지역에 위치한 것이다.
이상민 의원은 정부가 AI(인공지능), VR(가상현실)등 최근 화제가 된 기술에 대해 대대적인 투자계획을 세우면서 장기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할 분야에 대한 투자가 축소된 점을 지적했다. 이상민 의원은 "시류를 너무 좇아 투자한다. 당장 성과가 안나온다고 해서 예산을 줄이면 어떻게 장기적 투자가 가능하겠나"라고 말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연구소기업 역시 창조경제센터 입주기업과 마찬가지로 적지 않은 곳이 ‘유령회사’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경진 의원실 조사에 따르면 연구소기업 250여 개 중 60여 개가 연락이 안 되거나 사무실이 비어있었다. 연구소기업은 공공 연구기관의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는 기업을 말하며 대덕을 비롯한 연구개발특구에 설립 돼 있다. 대부분 박근혜 정부 때 설립된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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