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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October 7, 2016

[단독입수] 윤일병 사망사건 가해병사 변호인 양심선언 "군조직 다 알고 있었다" 헌병대-부검의-국방부-군사법원 등 사망원인 축소 은폐 가담 의혹 정황 드러나

[일요신문] 2014년 4월 6일 28사단 한 포병대대 의무실. 위급한 상태로 쓰러져 있던 사병 한 명이 곧바로 연천의료원에 후송됐다. 당시 심정지 상태의 이 사병은 심폐소생술로 간신히 명을 이은 채 양주병원과 의정부성모병원을 거쳐 응급조치 했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일명 '윤일병 폭행사망사건'이다. 사건발생 초기 우발적인 사망사고로 축소될 뻔했던 이 사건은 사망한 윤일병이 상습적인 구타와 각종 엽기적인 가혹행위 등 인권을 유린당한 증거와 주장이 나오면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논란이 커지자 이 아무개 병장을 포함한 가해 병사들에 대한 죄질과 형량도 무겁게 변했다. 주범인 이 병장은 항소심을 거쳐 올 8월 대법원에서 ‘살인죄’ 등으로 징역 40년을, 나머지 가해병사 3명에 대해서는 ‘상해치사’ 등으로 7년을 확정했다. 이렇게 마무리 될 줄만 알았던 윤일병 사건은 거대하고 비밀스러운 군조직의 치부를 향해 치닫고 있다. 사건에 대한 수사 조작 및 축소 은폐 정황이 속속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요신문>은  A 씨가 대법원에 제출한 진술서를 입수했다. A 씨는 윤일병 사망사고의 가해병사 중 한명인 B 씨의 변호인으로 활동했던 인사다. A 씨는 B 씨를 변론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에서 논란이 일었던 부검감정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일종의 양심선언으로 풀이된다. A 씨의 진술서에 따르면, 윤일병 사건을 수사한 검찰관은 물론 윤일병의 부검의, 군사법원 판사, 관련 군부대 간부, 여기에 육군본부와 6군단·28사단 등 국방부 전반에 걸쳐 의혹 투성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일병 폭행사망사건의 가해병사를 변호하던 변호사 A씨가 대법원에 제출한 진술서  

특히, 사건발생 당시 윤일병 사망 사유에 대해 의사 및 의료진의 언급과 상관없이 ‘음식물로 인한 기도폐쇄성 질식사’로 판명 난 것은 명백한 축소 정황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 하듯이 각종 진술서와 보고서에서 시간 지연을 이유로 정확한 사인과 정황 등에 대해 보고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윤일병이 병원으로 후송될 당시 가슴 부위에 광범위한 멍자국이 있었으며, 의정부성모병원에 있던 군 관계자는 2014년 4월 6일 자정을 전후로 피해자의 콩팥이 파열되어 인공투석을 해야 할 상황이라는 사실을 28사단 인사처에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가해주범인 이병장 등에게도 소식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당일 밤에 윤일병이 장기손상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군 지휘라인은 물론 가해자들 모두에게 알려진 것이다. 

병원으로 급히 달려간 유족들이 윤일병의 가슴에 광범위한 멍을 지적하며 폭행 아니냐고 강력히 항의하자, 해당 부대 군간부는 “전날 심폐소생술 훈련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병대장도 동조했다. 이후 군수사 과정에서 군간부와 헌병대장은 가해 주범인 이병장의 말만 듣고 구타가 아닌 심폐소생술 훈련 탓으로 생긴 상처로 알았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검감정 부실 논란도 주목해야 한다. 윤일병 유족과 인권단체들은 '질식사'라는 부검감정 결과에 큰 의혹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여러 증언 등에서 질식사 추정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해병사 진술에서 이병장이 최후의 일격을 가하기 직전까지 윤일병이 오줌을 쌌다고 주장했는데 질식한 상태에서 말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윤일병 사망사건 주범 '미필적 고의 살인' 징역 40년 선고. 사진=인권센터

부검의와 검찰관, 군사법원간의 유착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2014년 7월에 진행된 3회 공판 증인심문에서 검찰관이 의무기록지를 증거로 제출했는데, 부검의와 주심 군판사가 이미 의무기록지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유족들이 사고 이틀 뒤인 4월 8일 군관계자의 요청으로 3개 의료기관(연천의료원, 국군양주병원, 의정부성모병원)의 의무기록지를 발급받아 제출했지만, 4월 11일에서야 28사단 헌병대에 제출했고, 4월 15일 군검찰로 사건 송치 시 이를 누락했다가 5월 13일 추송됐다. 검찰관이 이를 증거로 제출하지 않다가 3회 공판기일 증인신문 직전에 제출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사건이 확전되자, 누락되어 있던 상당수 수사기록이 쏟아져 나왔다. 대부분은 초기 수사보고서들로 이 중 8일 오전 9시34분 검찰관 결재된 ‘사망자발생보고 및 사체처리 지휘요청서’가 눈길을 끈다. 이는 헌병수사관이 군검찰관에게 부검지휘를 요청하는 서류다. 4월 7일 자정 무렵 이후에 작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상해치사 등 피의사건 발생보고'에는 폭행 및 가혹행위로 인한 뇌부종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되나 사후 종합 판단할 예정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부검도 하기 전에 28사단 헌병수사관은 질식사로 추정했고, 공요롭게도 부검의의 부검감정서와 일치한다.  

부검의 역시 부검 당시 피해자의 후두, 기관, 기관지에서 음식물이 관찰되는 점을 질식사로 추정한 이유로 부검감정서에 기재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는 사인과 무관한 사후간섭 현상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도 윤일병 사건의 조직적인 은폐 정황을 지적했다. 백 의원은 국가인권위원회의 ‘28사단 직권조사 현장조사 보고 자료' 등을 토대로 수사 조작을 지적했다. 또한, 당시 헌병대 수사관이 촬영한 윤일병 신체 사진에 대한 정보공개 요청에도 '사진파일을 삭제했다'고 회신 뒤 일부 사진만 공개했다며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더군다나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요 자료가 삭제된 것은 군 당국이 의도성을 갖고 증거를 인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백 의원은 “윤일병 사인조작 및 축소·은폐 정황이 드러난 만큼 당시 수사팀 및 부검의 등 관련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방부가 2014년 8월 특별감사를 마치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육군본부와 6군단·28사단은 윤일병이 사망한 당일인 4월 7일 19:00경 “취식 간 폭행으로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질식사 했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언론 브리핑을 했다. 당시 6군단·28사단 정훈공보참모는 ‘지속적인 폭행’이 있었다는 추가 사실을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공보조치를 실행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3군사령부 정훈공보참모와 육군본부 정훈공보실장이 ‘엽기적 가혹행위’ 등 정확한 사실관계를 인지하지 못해 즉각적인 공보조치를 실시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군의 폐쇄적인 특수성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국방부가 하급기관의 보고체계만 믿고 군인 사망사건을 처리한 것인데 이는 우리 군의 인권과 관리체계 부실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대목이다. 

한편, 윤일병 사건에 대한 재판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유족 측은 부검의와 헌병수사관, 검찰관 등 군관계자들에 대한 허위문서 작성 및 행사와 위증, 직무유기 등 혐의 입증 자료를 3개월전에 대법원에 넘긴 상태다. 과연 가해 병사들에게 중형을 선고한 대법원이 유족 측이 제출한 혐의 입증 자료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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