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차은택 이어 최경희 총장도 국감 증인 채택 불발
야, 미르·K 증인채택 요청에
여, 안건조정 신청 통해 무력화
미르재단·케이(K)스포츠재단과 박근혜 대통령 측근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밝힐 주요 상임위로 꼽히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가 여당의 반대로 핵심 관련자들을 한명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부르지 못하게 됐다. 교문위뿐 아니라 다른 상임위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어서 야권에서는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의혹을 밝힐 국정조사 실시 또는 특별검사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문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전날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미르재단 설립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와 차은택 광고감독의 증인 채택에 실패한 데 이어, 7일에도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의 증인 채택에 합의하지 못했다. 야당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이화여대에 입학한 과정과 학사운영에서 특혜를 받은 의혹들을 가리기 위해선 최 총장의 진술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일반인을 증인으로 부르려면 국감 일주일 전까지 출석 요구를 통보해야 하기 때문에 교육부 종합감사 일정(10월14일)을 고려할 때 이날은 최 총장 증인 채택 ‘기한’이었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요구에 맞서다, 이날 오후 최 총장 증인 채택에 대한 안건조정 절차를 신청했다. 2014년 개정된 국회법은 상임위 재적 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안건조정위를 설치해 90일간 심의하게 돼 있다. 사실상 국감 기간 중 증인 채택의 길이 막혀버리게 된 셈이다. 새누리당은 전날에도 최순실씨와 차은택 감독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도 안건조정 절차를 활용해 봉쇄했다. 유성엽 교문위원장(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 의원들이 요청한 안건조정위 설치안을 의결한 뒤, “국정감사를 3~4일 연장하는 방법도 있으니 새누리당이 지금이라도 협조해달라”고 호소했으나, 새누리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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