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60)가 설립에 관여한 ‘미르재단’이 첫 사업으로 ‘한국의 집’에 프랑스 식당을 열기로 했다.
CBS노컷뉴스의 21일 단독보도에 따르면 한국 전통문화를 홍보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의 집’(서울시 중구 퇴계로)에 재단법인 ‘미르’가 운영하는 프랑스 요리학교와 식당이 들어서기로 예정됐다. 미르재단은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린다는 명목으로 삼성, 현대차, SK, LG 등 국내 16개 그룹에서 486억원의 출연금을 받은 곳이다. 설립 이후 단 이틀 만에 수백억을 모으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노컷뉴스는 한국문화재재단과 미르재단이 지난 7월 ‘한식문화 세계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르재단이 ‘한국의 집’ 정문에 위치한 취선관을 임차해 ‘페랑디-미르 학교’를 설립하고, 한식·프랑스식 실습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 사업의 골자다. 공사는 이르면 올 12월부터 시작돼 내년부터는 학생을 모집하고 식당도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집은 내·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홍보하기 위해 지어진 문화공간으로, 전통한옥 건물과 현대식 건물이 어우러져 있다. 현재 한식당과 전통혼례식장, 민속극장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페랑디는 프랑스 유명 요리학교 ‘에꼴 페랑디’로, 미르재단과 MOA(합의각서)를 체결하고 양국의 식문화 교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24일 박근혜 대통령은 “프랑스의 세계적인 요리학교인 ‘에콜 페랑디’가 한식과의 창조적인 융합을 통해 같이 세계에 진출하는 길을 모색하고자 한국에 요리학교를 세우고, 또 프랑스의 에콜 페랑디 안에 한식 과정을 만든 것은 참 의미가 큰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문화연대 최재영 사무처장은 노컷뉴스에 “한국의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공간에 외국요리학교를 세운다는 것은 매우 이상한 발상”이라며 “필요하다면, 다른 곳에 설립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재재단도 59년의 전통문화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한국의 집에 외국요리학교와 식당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문화재재단은 미르재단과의 회의에서 ‘한국 문화의 대표적 공간이라는 한국의 집 정체성과 상충됨으로 취선관 내 운영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며칠 후 다시 열린 회의에서 이런 입장이 철회됐고, 실습 식당 입점이 사실상 확정됐다. 문화재재단이 난색을 표했던 ‘페랑디-미르 학교’ 간판 설치 요구마저 받아들여 한국의집 간판 아래 설치하기로 했다.
미르재단의 프랑스 식당 특혜 입점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미르재단은 취선관 사용료를 통상적인 국유재산 사용료의 절반 수준으로 요구하고 있다. 국유재산으로 분류돼 있는 취선관의 국유재산법상 연간 사용료는 재산가액의 50/1000 수준으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미르재단은 ‘행정목적의 수행에 사용하는 경우, 25/1000 이상으로 사용료를 산출한다’는 국가재산법 시행령을 근거로 25/1000을 요구하고 있다. 사용료 문제는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문화재재단은 관련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노컷뉴스는 문화재재단이 아직 이에 관한 질의에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미르재단은 지난해 10월 설립 허가 신청을 낸 지 하루 만에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특혜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통상 재단 설립 허가는 15~20일 정도가 소요된다. 노컷뉴스는 미르재단이 설립후 첫 공식 사업으로 박 대통령이 관심을 보인 사업을 선택한 것을 두고 설립 당시부터 불거진 청와대 개입설에 대한 의혹이 더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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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9211105001&code=940100&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top2?ns#csidxbe235698cbaa96aad610047c10f9b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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