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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October 21, 2016

단독] 靑 최순실 발표 직전, KBS 내부 “적극적 보도 지시” 청와대와 사전 교감설 등 KBS 기자들 ‘어리둥절’… 지금까지는 극도로 소극적 보도였는데 왜?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60)씨와 관련한 의혹을 외면하던 KBS 편집회의에서 20일 오전 “적극적으로 해보자”는 등 KBS 간부 지시와 발언이 나와 그 까닭이 주목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편집회의 몇 시간 뒤 최씨의 미르·K스포츠재단 사유화에 대해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는 박 대통령의 해명이 나왔고, 이날 KBS ‘뉴스9’에서는 재단 관련 검찰 수사, 최씨 모녀가 머물렀던 독일 숙소 현장 보도 등 관련 아이템이 등장했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20일 오전 KBS 편집회의에선 ‘적극적으로 취재해보자’, ‘특종을 했으면 좋겠다’ ‘독일 특파원 프랑크푸르트에는 갔느냐’는 등 기존과 다른 방향으로 간부 발언과 취재 지시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 KBS 뉴스9 20일자 보도.
KBS 편집회의는 매일 오전 9시 보도국장을 중심으로 취재·스포츠·영상·편집 등 보도국 부장단이 모여 그날의 ‘뉴스9’ 아이템을 선별한다.

이 자리에서 나온 발언은 그간 KBS 보도에 비춰봤을 때 이례적이다. 19일까지만 해도 KBS ‘뉴스9’에서 최순실씨 관련 보도는 ‘송민순 회고록’ 보도에 밀려 10번째(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사임 보도), 11번째(최씨 관련 여·야 공방) 리포트로 보도됐다.

한겨레가 K스포츠재단에 최씨가 개입했다는 단독 기사로 주목받던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최순실’ 이름 석 자가 언급된 KBS 뉴스9 보도는 6건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이날 편집회의가 청와대와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어리둥절해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KBS의 한 기자는 2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단정할 수 없으나 전후 맥락을 보면 대통령이 입장을 발표한 것과 합을 맞춘 것 같다는 생각”이라며 “여·야 공방이나 이대에서 벌어진 논란 정도만 보도하다가 보도 방향이 갑자기 달라지니 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는 “논란으로부터 한 달 동안은 굉장히 소극적인 분위기였다”며 “갑자기 보도 방향을 전환하다보니 이미 나온 내용을 정리하는 수준 이상이 될지 잘 모르겠다. 보도 방향 전환이 대통령의 입장 몇 시간 전에 이뤄지니 신기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 MBC 뉴스데스크 20일자 보도.
MBC도 비슷한 시기에 미묘한 변화가 일어났다. 이날 MBC 뉴스데스크는 ‘집중취재’라는 코너로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한 논란과 쟁점을 3번째 소식으로 정리해 내보냈다. 

MBC 뉴스데스크에서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최순실’ 이름이 언급된 보도는 5건으로 지상파 3사 가운데 가장 적었다.

MBC의 한 기자는 21일 “대통령 발언이 나오고 검찰이 움직이면서 팩트가 나오니까 보도가 되는 것 같다”며 “SBS가 메인뉴스에서 주요하게 보도한 것도 자극이 되는 것 같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기자는 “쟁점 정리 보도가 나왔는데, 이전에는 쉽게 찾을 수 없는 보도”라고 설명했다. 

언론계에서는 이 같은 보도 태도 변화를 두고 최순실 선에서 논란을 정리하고자 하는 ‘꼬리 자르기’ 의도가 있는 것이란 의혹의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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