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불구속 기소 처리한 지 나흘 만에 검찰 수사팀과 법무부 간부들이 금일봉을 주고받으며 술판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구체적인 경위는 좀더 확인이 필요하겠으나 <한겨레>가 취재한 사실만으로도 국민들의 시선을 아랑곳 않는 검사들의 오만함이 느껴진다. 부실 수사로 비판이 쏟아지는 민감한 시점에 돈봉투 돌리며 폭탄주까지 나눠 마셨다니 ‘검찰 권력’은 역시 적폐요 청산 대상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팀 검사 등 7명, 안태근 검찰국장 등 법무부 간부 3명은 4월21일 서울 서초동 음식점에서 폭탄주 10여잔을 나눠 마시고 50만~100만원이 든 금일봉도 주고받았다고 한다. 부실 수사로 지탄을 받은 수사팀과 직권남용의 공범 혐의를 받아온 검찰 간부들이 자숙은커녕 검찰청사 인근에서 술판까지 벌였으니 말문이 막힌다. 이 지검장은 국정농단 수사책임자였고 안 국장은 우 전 수석과의 통화로 내사 대상이어서 법 위반 소지도 있다. 애초의 통화 전말을 포함해 봐주기 수사의 직권남용 의혹까지 재수사 필요성도 더욱 커졌다.
우 전 수석의 ‘검찰 농단’ 혐의는 ‘검찰 패밀리’에 의해 덮어졌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윤갑근 수사팀은 수사 초기부터 늑장 압수수색에 통화내역도 확보 않는 등 사실상 증거인멸을 방치했다. 특검 역시 시간적 제약 속에 친분관계를 뛰어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검찰은 두번째 수사에서도 개인 비리를 파헤치지 않는 등 소극 수사로 영장 기각을 자초했고 그 뒤에도 보충수사도 없이 불구속 기소 해버려 의혹을 키웠다.
온 국민이 분노하고 검사들도 다 짐작하는 적폐검찰의 ‘과거’를 그대로 두고는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 검찰개혁 입법의 동력을 얻기 위해서라도 청산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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