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한국 새 정부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가 사드에 관해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와 협상할 가능성을 피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국방부 제프 데이비스 대변인은 15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외신기자센터에서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한 브리핑에서 "문재인 정부가 중국에 사드 문제와 관련해 특사를 파견했는데,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변화가 우려되느냐"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민중의소리>가 미 국무부를 통해 확보한 브리핑 전문에 따르면, 데이비스 대변인은 "분명히 우리(미국)는 이것(사드)의 향후 문제를 새 한국 정부와 계속해서 논의할 것(obviously, we’ll continue to discuss this going forward with the new Korean government)"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너무 많은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희망했다.
데이비스 대변인은 사드 한국 배치와 관련해 "중국의 우려는 이해하고 있지만, 솔직해 말해 이 시스템은 100% 방어적인 성격"이라며 "그것(사드)은 공격 능력도 없고, 북한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데이비스 대변인은 또 "(사드) 이슈의 향후 방향은, 분명히 말해, 우리(미군)는 한국에 '손님(guest)'으로 가 있는 것이며, 동맹의 요구를 수행하고자 거기에 가 있으며, 그것이 동맹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미국)는 한국을 방어할 필요성에 의해 그러한 능력을 유지해야 하며, 우리가 수행하는 모든 임무나, 모든 우리 군인이나 기지가 그곳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스 대변인은 "이것은 사실(true)"이라고 강조하며 "지난 몇 년 동안 한국 정부는 많은 변화가 있었고, 우리(미국) 정부도 지난 수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것이 지난 65년간 정부 내에서 많은 변화를 견뎌냈던 동맹 관계"라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 대변인이 사드의 한국 배치 문제와 관련해 이러한 언급은 기존 '동맹 결정(alliance decision)'을 강조하며 재협상 불가에 쐐기를 박던 모습과는 다소 뉘앙스를 달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비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도 "사드는 한미의 동맹 결정으로 북한의 미사일을 파괴하기 위해 한국에 배치되었다"라고 밝혔지만, 한국 새 정부와 (다시) 논의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 거의 미 국방부 대변인 브리핑 사상 처음으로 "분명히 말해, 우리(미군)는 한국에 손님으로 가 있는 것"이라며 '동맹의 요구'를 강조해, 경우에 따라서는 사드 한국 배치도 철수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암시했다. 이에 따라 곧 개최될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가 주요 의제의 하나로 다뤄질 가능성이 한 층 더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관해 <민중의소리>는 16일, "이러한 데이비스 대변인 발언이 미 국방부 공식 입장인지, 사드 포대 한국 배치에 관해 한국(새 정부)과 재협상을 할 것인지" 등을 묻는 질의서를 미 국방부로 보냈지만, 미 국방부는 아직 이에 관해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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