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올 인터뷰4] "고분고분 하지말고 깡다구 좀 쎄게 부립시다!" 팟캐스트 <장윤선의 팟짱>이 도올 김용옥 교수와 함께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놓고 20일 '긴급' 공개방송을 열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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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도올 김용옥 교수가 출연한 가운데 '<장윤선의 팟짱>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긴급 공개방송'이 열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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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북3성에서 고구려를 연구하고 돌아온 철학자는 "이제는 미국에 배짱을 튕겨보자"고 제안했다. '고구려 패러다임'으로, 고구려 사람들처럼 생각하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도올 김용옥 교수는 최근 전 7권짜리 <도올의 중국일기>를 펴냈다. 지난 1년간 중국 옌볜대학교 객좌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고구려 유적지들을 탐방하고 중국을 연구해 쓴 책이다.
20일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에서 <장윤선의 팟짱>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긴급 공개방송 인터뷰에 나선 김 교수는 '고구려 패러다임 지도'라는 A4 한 장짜리 사진을 나눠줬다. 중국 동북부와 한반도 일본이 남북이 거꾸로 그려져 있는 지도로 보면, 고구려의 평양천도는 '대륙으로부터의 후퇴'가 아닌 '한반도로의 진출'이 된다.
김 교수는 "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는 습관을 기르다 보니 내 인식의 구조가 바뀌었다"고 밝혔다. 그는 "100년 전 단재 신채호 선생이 덤불에 덮인 고구려 유적들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듯이, 나도 그동안 우리 자신의 모습을 과소평가하고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라며 "근본적으로 새로 봐야 한다는 자성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고대사를 얘기하던 김 교수는 현대사의 한·미 관계로 주제를 옮겼다. 그는 "우리는 1945년 이래 미국을 존경하고, 유학가서 배우고, 믿고 살아왔다"라며 "하지만 지금에 와서도 미국은 우리의 문제(남북통일)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생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그렇게 나온다면 우리도 한번 배짱을 튕겨보자"고 말했다. "깡을 안 부려서 그렇지, 우리가 미국에 깔보일 나라가 아니다"라며 "지정학적으로나 여러 가지로 볼 때, 우리는 (미국에) 배짱을 튕겨볼 수 있는 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모든 해법이란 건 우리의 인식에 변화가 와야 한다, 고구려 사람들이 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고구려 사람들은 자기가 사는 곳이 우주의 주축이라 생각했고, 중국이란 곳을 변방으로 생각했다"라고 추정했다. 그는 "당시 중원에서 명멸한 수많은 국가들의 평균 수명이 30년밖에 안 되지만, 고구려는 자그만치 700년을 유지했다"라며 "오늘날 '싸이'같은 친구가 글로벌하게 놀고, 한국 기업들이 세계적인 제품을 만드는 능력이 있기에 대한민국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나라"라고 역설했다. 그러니 "여태까지 열강에 주체적인 발언을 한 적이 있느냐, 열강의 말을 고분고분 듣기만 하면서 살아온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배짱을 튕길 땐 튕기자, 남북을 화해시키고 이념을 초월하자"고 강조했다. "전 세계 민중들이 찬탄하고 모든 나라가 박수를 칠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자, 이런 걸 토론해야 한다"며 "우리는 이런 국가의 비전 같은 걸 토론해본 적이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 [하이라이트]도올 김용옥 "나라꼴이... 개판이지... 개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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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반성, 중국을 지렛대로 삼아야"
▲ 20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도올 김용옥 교수가 출연한 가운데 '<장윤선의 팟짱>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긴급 공개방송'이 열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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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국가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공동체 비전은 없는걸까.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일본의 침략행위 반성'이 선결조건이라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우리 민족은 끊임없이 반성해왔고, 남북문제가 우릴 괴롭혀 왔다"라고 전제한 후 "하지만 일본은 그토록 사악한 짓을 사방에다 저질러놓고는 전혀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일본의 반성 없이 아시아에 평화가 오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교수는 "만일 독일에 나치당이 살아있고, 독자적인 군비를 유지했다면 지금의 유럽 공동체가 있겠는가"고 화두를 던진 뒤 "지금의 유럽이 가능한 건 독일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이에 대한 용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 "일본이 난징에서 30만 명을 학살하면서, 평범한 중국인들을 붙잡아 목 베기 시합을 한 일도 인정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았다"라며 "중국인들이 어떻게 (일본을) 용서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일본의 침략은 내가 집에서 자고 있는데, 강도가 도끼를 갖고 들어와 아내를 겁탈하고, 아이를 죽이고, 그 집에 앉아 자기가 그 집 주인이라며 주장한 꼴"이라고 역정을 냈다. 김 교수는 "일본의 각성과 반성을 요구해야 한다"고 언성을 높이면서도 "일본이 동아시아 사회에 당당한 멤버가 되도록, 그들이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중국이라는 지렛대가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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