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물대포를 맞고 사경을 헤매고 있는 농민 백남기씨(69)의 막내딸 백민주화(29)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보는이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네덜란드인과 결혼해 네덜란드에서 사는 민주화씨는 지난 16일과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두편의 편지를 통해 아버지가 중태에 빠졌다는 소식에 울분을 숨기지 못하며 쾌유를 간절히 염원했다. 민주화씨는 20일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16일 편지를 통해서는 "아빠는 세상의 영웅이고픈 사람이 아니야.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지"라면서 "근데 아빠..왜 저렇게 다쳐서 차갑게 누워있어? 시민이자 농민으로서 해야할 일을 한 건데 왜 저렇게 차가운 바닥에 피까지 흘리며 누워있어? 뭘 잘못한 건지 난 하나도 모르겠는데 누가 그랬어?"라고 절규했다.
그는 이어 "수많은 사진들 다 뚫고 들어가서 안아주고 싶고 피도 내 손으로 닦아주고 싶어 미치겠어..."라면서 "핸드폰 액정속에 있는 아빠 얼굴 비비며 훌쩍이며 한국 가는 날만 기다리고 있는데 하루가 십년같아. 기도 소리 들려? 절대 놓으면 안돼. 정말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고 있어"라고 염원했다.
그는 18일 편지를 통해서는 "아빠가 건강할 땐 맨날 보고 싶진 않았거든? 근데 지금은 한 시간에 한번씩 보고싶다. 원래 막내 딸들이 이렇게 못났지. 에휴"라고 자성했다.
그는 "얼른 일어나서 내가 며칠 간 쏟은 눈물 물어내 아빠. 그렇게 누워만 있으면 반칙이지 반칙"이라면서 "도착하자마자 달려갈게. 거칠지만 따뜻한 손 하나는 딸이, 하나는 손자가 꼬옥 잡아줄게. 춥고 많이 아팠지? 아빠 심장에 기대서 무섭고 차가운 기계들 말고 우리 체온 전달해 줄게"라고 말했다.
백남기씨는 큰딸은 '백도라지', 막내딸은 '백민주화', 아들은 '백두산'으로 이름 짓는 등, 평소 민주화와 통일을 염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편지 글 전문.
16일 편지
나는 삼십 년간 진행중인 아빠 딸이니 내가 잘 알아.
아빠는 세상의 영웅이고픈 사람이 아니야.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지.
근데 아빠..왜 저렇게 다쳐서 차갑게 누워있어? 시민이자 농민으로서 해야할 일을 한 건데 왜 저렇게 차가운 바닥에 피까지 흘리며 누워있어? 뭘 잘못한 건지 난 하나도 모르겠는데 누가 그랬어?
수많은 사진들 다 뚫고 들어가서 안아주고 싶고 피도 내 손으로 닦아주고 싶어 미치겠어...
핸드폰 액정속에 있는 아빠 얼굴 비비며 훌쩍이며 한국 가는 날만 기다리고 있는데 하루가 십년같아. 기도 소리 들려? 절대 놓으면 안돼. 정말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고 있어.
아빠 이제 진짜 영웅이 될 때야. 지오랑 장구치며 춤추고 잡기놀이 하던 우리 가족의 영웅. 눈 번쩍 떠서 다시 제자리로 꼭 돌아와줘. 꼭.
사랑하고 많이 보고싶어.
ㅡ막내딸 지오애미
18일 편지.
아빠. 이제 이틀 남았어.
아빠가 건강할 땐 맨날 보고 싶진 않았거든? 근데 지금은 한 시간에 한번씩 보고싶다. 원래 막내 딸들이 이렇게 못났지. 에휴.
오늘은 좀 덜 울었어. 아빠 똑 닮아서 넙대대 하자나. 거기에 떠블호빵마냥 부었었거든? 아빠가 나 못 알아 볼까봐 오늘은 참았지 좀.
그거 기억나? 애기 때부터 우리한테 이유없이 징징 대지말라구 호랑이 눈 뜨고 어허!! 했었잖아ㅎ
그래 놓구선 막내 딸 다 크니 전화하면 아빠가 먼저 훌쩍거려서 언니가 우리 둘이 똑같이 울보라고 놀리잖아 지금도.ㅋ
얼른 일어나서 내가 며칠 간 쏟은 눈물 물어내 아빠. 그렇게 누워만 있으면 반칙이지 반칙.
지오한테 할아버지 일어나세요! 이거 열번 연습시켰는데 완전 잘해. 아빠 손자라 똑 부러져 아주 그냥. 지오가 할아버지랑 장구치고 춤 출거라는데 안 일어날 수 없을걸. 세상 전부를 줘도 안 바꿀 딸이라고 이십 년 넘게 말하더니 그말 이제 손자한테 밖에 안하잖아!!!!ㅎ
도착하자마자 달려갈게. 거칠지만 따뜻한 손 하나는 딸이, 하나는 손자가 꼬옥 잡아줄게.
춥고 많이 아팠지? 아빠 심장에 기대서 무섭고 차가운 기계들 말고 우리 체온 전달해 줄게.
오늘도 하루도 평온하길...사랑해요.
*응원해주시는 한분 한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네덜란드인과 결혼해 네덜란드에서 사는 민주화씨는 지난 16일과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두편의 편지를 통해 아버지가 중태에 빠졌다는 소식에 울분을 숨기지 못하며 쾌유를 간절히 염원했다. 민주화씨는 20일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16일 편지를 통해서는 "아빠는 세상의 영웅이고픈 사람이 아니야.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지"라면서 "근데 아빠..왜 저렇게 다쳐서 차갑게 누워있어? 시민이자 농민으로서 해야할 일을 한 건데 왜 저렇게 차가운 바닥에 피까지 흘리며 누워있어? 뭘 잘못한 건지 난 하나도 모르겠는데 누가 그랬어?"라고 절규했다.
그는 이어 "수많은 사진들 다 뚫고 들어가서 안아주고 싶고 피도 내 손으로 닦아주고 싶어 미치겠어..."라면서 "핸드폰 액정속에 있는 아빠 얼굴 비비며 훌쩍이며 한국 가는 날만 기다리고 있는데 하루가 십년같아. 기도 소리 들려? 절대 놓으면 안돼. 정말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고 있어"라고 염원했다.
그는 18일 편지를 통해서는 "아빠가 건강할 땐 맨날 보고 싶진 않았거든? 근데 지금은 한 시간에 한번씩 보고싶다. 원래 막내 딸들이 이렇게 못났지. 에휴"라고 자성했다.
그는 "얼른 일어나서 내가 며칠 간 쏟은 눈물 물어내 아빠. 그렇게 누워만 있으면 반칙이지 반칙"이라면서 "도착하자마자 달려갈게. 거칠지만 따뜻한 손 하나는 딸이, 하나는 손자가 꼬옥 잡아줄게. 춥고 많이 아팠지? 아빠 심장에 기대서 무섭고 차가운 기계들 말고 우리 체온 전달해 줄게"라고 말했다.
백남기씨는 큰딸은 '백도라지', 막내딸은 '백민주화', 아들은 '백두산'으로 이름 짓는 등, 평소 민주화와 통일을 염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편지 글 전문.
16일 편지
나는 삼십 년간 진행중인 아빠 딸이니 내가 잘 알아.
아빠는 세상의 영웅이고픈 사람이 아니야.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지.
근데 아빠..왜 저렇게 다쳐서 차갑게 누워있어? 시민이자 농민으로서 해야할 일을 한 건데 왜 저렇게 차가운 바닥에 피까지 흘리며 누워있어? 뭘 잘못한 건지 난 하나도 모르겠는데 누가 그랬어?
수많은 사진들 다 뚫고 들어가서 안아주고 싶고 피도 내 손으로 닦아주고 싶어 미치겠어...
핸드폰 액정속에 있는 아빠 얼굴 비비며 훌쩍이며 한국 가는 날만 기다리고 있는데 하루가 십년같아. 기도 소리 들려? 절대 놓으면 안돼. 정말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고 있어.
아빠 이제 진짜 영웅이 될 때야. 지오랑 장구치며 춤추고 잡기놀이 하던 우리 가족의 영웅. 눈 번쩍 떠서 다시 제자리로 꼭 돌아와줘. 꼭.
사랑하고 많이 보고싶어.
ㅡ막내딸 지오애미
18일 편지.
아빠. 이제 이틀 남았어.
아빠가 건강할 땐 맨날 보고 싶진 않았거든? 근데 지금은 한 시간에 한번씩 보고싶다. 원래 막내 딸들이 이렇게 못났지. 에휴.
오늘은 좀 덜 울었어. 아빠 똑 닮아서 넙대대 하자나. 거기에 떠블호빵마냥 부었었거든? 아빠가 나 못 알아 볼까봐 오늘은 참았지 좀.
그거 기억나? 애기 때부터 우리한테 이유없이 징징 대지말라구 호랑이 눈 뜨고 어허!! 했었잖아ㅎ
그래 놓구선 막내 딸 다 크니 전화하면 아빠가 먼저 훌쩍거려서 언니가 우리 둘이 똑같이 울보라고 놀리잖아 지금도.ㅋ
얼른 일어나서 내가 며칠 간 쏟은 눈물 물어내 아빠. 그렇게 누워만 있으면 반칙이지 반칙.
지오한테 할아버지 일어나세요! 이거 열번 연습시켰는데 완전 잘해. 아빠 손자라 똑 부러져 아주 그냥. 지오가 할아버지랑 장구치고 춤 출거라는데 안 일어날 수 없을걸. 세상 전부를 줘도 안 바꿀 딸이라고 이십 년 넘게 말하더니 그말 이제 손자한테 밖에 안하잖아!!!!ㅎ
도착하자마자 달려갈게. 거칠지만 따뜻한 손 하나는 딸이, 하나는 손자가 꼬옥 잡아줄게.
춥고 많이 아팠지? 아빠 심장에 기대서 무섭고 차가운 기계들 말고 우리 체온 전달해 줄게.
오늘도 하루도 평온하길...사랑해요.
*응원해주시는 한분 한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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