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20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를 확정 발표했다. 새누리당 공관위는 22일 오후 “새누리당은 제20대 국회를 ‘일하는 국회’로 바꿀 인재로 남성 441명, 여성 224명 등 총 665명이 신청한 후보자 중에서 45명으로 후보자를 압축하였다”고 했다. 하지만 최종 발표 된 명단은 40명이다. 이는 아마 총 47명을 뽑는 비례대표 후보를 45명 발표한다는 것이 명단에 든 사람에게 내는 생색일 뿐 전혀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인식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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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한구 공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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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든 새누리당은 “‘이 시대의 살아 있는 영웅’을 기대하는 국민적 여망과 바람에 다가가기 위해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시장경제’ 라는 대한민국의 헌법가치와 정체성이 확실한 사람 가운데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개혁 적임자’ ‘청년 일자리, 저출산, 고령화 등 단기적 국가 당면 과제를 해결할 적임자’ ‘대한민국 미래의 주인공인 우리 아이들에게 사표와 귀감이 될 국민적 영웅’을 선정했다”고 발표한 40명의 면면을 소개했다.
그런데 이렇게 소개 된 명단 중 정말 이들이 이런 ‘영웅들’인가로 파고 들면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조금 더 들어가서 이들을 정말로 이 시대를 대표할 영웅으로 새누리당이 선정했다면 새누리당의 영웅들은 우리 아이들이 정말 닮아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답을 얻을 수 있다. 즉 이들 명단에 새누리당이란 정당의 맨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번 비례대표 추천에서 1번 후보로 여성인 송희경(52) 전 (주)KT 평창동계올림픽 지원사업단장을 올리고, 송 전 단장에 대해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 산업의 여성 R&D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이어서 2번에는 이종명(56) 전 육군 대령을 배치했는데, 이 전 대령은 비무장지대(DMZ) 수색 작전 때 전우를 구하려다 두 다리를 잃은 살신성인의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즉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이 시대 살아있는 영웅’인 셈이다.
그 뒤를 잇는 3번과 4번은 임이자(52) 한국노총 중앙여성위원회 위원장과 문진국(67)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 등 노동계 인사로 배치, 노동계 우대라는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이들 두사람과 5번에 배치한 최연혜 전 코레일 사장을 대칭시키면 새누리당의 얼굴이 제대로 보인다. 최 전 사장은 박근혜 정부 들어 가장 강경한 파업이었던 2013년 철도파업 당시 강경진압을 주도하면서 정부의 꼭두각시라는 비아냥을 들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던 인물이다.
여기에 6번 김규환(59) 현 국가품질명장을 지나서 7번 신보라(33) 현 ‘청년이 여는 미래’ 대표에 이르면 이 정권의 맨얼굴은 조금 더 선명해진다. 신보라씨가 대표로 있는 ‘청년이 여는 미래’는 현 박근혜 정권의 노동정책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청년보수단체다. 노동계 전반이 반대하는 ‘노동개악’을 ‘노동개혁’으로 치환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청년단체인 것이다.
이후 김성태(61) 전 한국정보화진흥원(NIA)원장이 뒤를 따르고 9번에 전희경(40) 전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이 배치된다. 그런데 전희경 전 총장은 학교 무상급식 등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논란에서 정부와 국민들이 대립할 때 보수단체를 대표하는 논객으로 나서면서 무상급식 반대, 역사교과서 국정화 찬성의 선봉장 노릇을 했다. 특히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당시 전 총장은 논리와 상관없이 ‘무조건적 찬성론’을 펴면서 박근혜 대통령 눈에 들었던 것 같다.
이어 10번에는 김종석(60) 현 여의도연구원 원장을 배치, 여당 싱크탱크 수장을 대우했으며, 11번으로 김승희(62)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이 발탁되었다. 이후 12번은 유민봉(58)전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 수석비서관인데 유 전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 정책기획을 맡은 뒤 인수위 시절부터 박근혜 정권의 밑그림을 그린 사람으로 꼽힌다.
그리고 13번에는 윤종필(62) 전 국군간호사관학교 교장, 14번으로 조훈현(63) 9단을 배치, 알파고 바람으로 널리 알려진 바둑기사 우대의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15번에 이르면 다시 고개를 저을 인물의 모습이 등장한다. 그는 김순례(61) 현 대한약사회 여약사회장이다. 김 회장은 2014년 4월 일어난 세월호 참사 당시 그 유가족을 거론하며 ‘시체장사’, ‘거지근성’ 등의 막말 표현이 담긴 글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공유해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김 회장을 모두가 당선 안정권이라는 15번에 배치했다. 이는 국회에서 논리경쟁이나 정책경쟁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막무가내의 언사를 구사하는 싸움꾼이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함이다.
이어 16번에 강효상(55) 전 조선일보 편집국장, 17번은 김현아(46) 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18번은 김철수(72) 전 새누리당 재정위원장이 배치되었는데, 김 위원장은 서울 관악구에서 병원을 경영하면서 오랜 세월 여권에 재정적 기여를 했으나 지역구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인사다.
그리고 19번은 조명희(60) 전 제18대 대통령 소속 국가우주위원회 위원. 20번으로 김본수(58) 현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이사, 21번에는 하윤희(44) 현 새누리당정책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 22번에 신원식(57) 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배치되는 등 나름대로 고심한 흔적들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최연혜, 신보라, 전희경, 김순례 등의 발탁은 앞으로 상당기간 논란이 일면서 새누리당 지도부나 정권 핵심부를 괴롭게 할 것 같다. 더구나 비례대표 공모를 이유로 그때야 급하게 코레일 사장직의 사표를 던진 최연혜 전 사장, 또 세월호 막말의 김순례 회장이나 국정교과서 추진 당시 강성으로 보였던 전희경 전 총장을 그대로 밀어붙일 경우 새누리당의 감표요인으로 작용할 개연성도 충분하다. 당장 노동계, 역사학계, 세월호 유족회 등에서 이들의 반대운동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현 19대 국회부터 비례대표가 47명으로 줄어든 때문에 새누리당의 당선 안정권은 16~17번, 당선 가능권은 22번 정도로 예측되면서 23번 이하 공천자들은 4년 임기 중 앞선 번호의 당선자들이 권원이 생겼을 때 배지를 달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아래는 22일 발표한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자 전원의 순번과 명단이다.
1. 송희경(52) 女 전(주)KT평창동계올림픽 지원사업단장
2. 이종명(56) 男 전 육군대령 (DMZ부상 하반신 절단)
3. 임이자(52) 女 현 한국노총 중앙여성위원회 위원장
4. 문진국(67) 男 현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
5. 최연혜(60) 女 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
6. 김규환(59) 男 현 국가품질명장
7. 신보라(33) 女 현 청년이여는미래 대표
8. 김성태(61) 男 전 한국정보화진흥원(NIA)원장
9. 전희경(40) 女 전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10. 김종석(60)男 현 여의도연구원 원장
11. 김승희(62)女 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
12. 유민봉(58)男 전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 수석비서관
13. 윤종필(62)女 전 국군간호사관학교 교장
14. 조훈현(63)南 현 프로바둑기사
15. 김순례(61)女 현 대한약사회 여약사회 회장
16. 강효상(55)男 전 조선일보 편집국장
17. 김현아(46)女 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18. 김철수(72)男 전 새누리당 재정위원장
19. 조명희(60)女 전 제18대 대통령 소속 국가우주위원회 위원
20. 김본수(58)男 현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이사
21. 하윤희(44)女 현 새누리당정책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
22. 신원식(57)男 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23. 김정주(58)女 현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기술본부장
24. 임명배(50)男 전 국립공원관리공단 상임감사
25. 민경원(52)女 전 경기도 경제단체연합회 사무총장
26. 김규민(41)男 현 통일교육위원
27. 김세원(55)女 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28. 송기순(52)女 전 (유)전일건설 대표이사
29. 방경연(60)女 현 새누리정치대학원 총동문회 회장
30. 이 영(46) 女 현 (사)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
31. 최원주(62)女 현 새누리당 중앙여성위원회 상임전국위원
32. 허정무(61)男 전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33. 도경현(45)女 현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부교수
34. 박현석(51)男 현 새누리당 총무국장
35. 신향숙(46)女 현 한국소프트웨어세계화연구원 이사장
36. 이부형(43)男 현 새누리당 중앙청년위원장
37. 이승진(44)女 현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안전행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
38. 김기웅(59)男 전 서천군 수산업협동조합장
39. 이행숙(53)女 전 인천서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
40. 한정혜(46)女 전 중앙 차세대여성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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