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내수 어떻게 살릴지부터 고민해야
- 2015년 총소득 2만7340달러, 2.6% 감소
- 10년째 2만에서 정체, 감소세로 돌아서
- 일본, 독일은 5년만에 2만에서 3만으로
- 기회 살려야 하는데 韓은 확실한 카드 없어
- 중국이 한국 잘하는 산업 다 빼앗기도
- 3,4년 전 바이오, AI 등으로 방향 전환했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3월 25일 (금)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철진 (경제평론가)
◇ 정관용> 한국은행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 잠정치를 발표했는데요. 6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여전히 2만 달러대에 정체돼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 올라가는 데 몇 년 안 걸리는데 우리는 지금 너무 오래 걸리고 있다. 중진국병에 걸린 것 아니냐’ 이런 얘기까지 나오는데요. 경제평론가 정철진 씨를 연결해 봅니다. 나와 계시죠?
◆ 정철진>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국민총소득, 영어로 GNI라고 하는데 이게 어떤 지표죠?
◆ 정철진> 'Gross National Income'이라고 하고요. 아마도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은 GDP, GNP 여기에 많이 익숙해져 있을 것 같은데요. 이 GNI는 국적이 중요하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즉 한국 국적, 내국인이 국내에서든 외국이든 취득한 소득의 총 합계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고요. 1인당 GNI는 바로 이 GNI를 내국인 수로 나누었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쉽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지금 그래서 2만 몇 천 달러예요?
◆ 정철진> 그래서 2015 이번에 국민계정 내용을 보니까 작년 2015년에는 1인당 GNI가 2만 7340달러로 나왔습니다. 기준환율로 보면 3093만원 정도 되는데요. 이 2만 7340달러가 전년, 그러니까 2014년 대비 2.6% 감소했다는 겁니다. 실은 여기서 포인트는 추세가 꺾였다는 건데 그동안에 우리가 2009년에 한번 세계금융위기 이후에 확 무너진 다음에, 그때 2만 달러도 깨졌었거든요. 이 몸을 추슬러서 2010년부터 달려왔습니다. 2만 2천달러, 2012년에는 2만 4천달러, 2014년에는 드디어 2만 8천달러까지 와서 2015년, 작년 기억하시면 1, 2월에 ‘잘 해보자’ 막 그랬었거든요.
◇ 정관용> ‘3만 달러 간다’ 막 그랬잖아요.
◆ 정철진> 그렇죠. ‘한번 해보자’ 막 그랬었는데 이게 참 6년 만에 오히려 3만 달러 가기는커녕 추세가 꺾이는 감소세로 돌았다는 게 포인트입니다.
◇ 정관용> 이게 달러로 표시돼서 그렇지 원화로 따지면 좀 늘긴 늘었다면서요?
◆ 정철진> 그렇습니다. 이게 달러, 원화의 역설이기도 한데 가령 우리가 2006년 처음에 2만 823달러였거든요. 그때 2만 달러 돌파했을 때는 워낙 강세 구간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혜택을 보기도 하고 작년 같은 경우에는 워낙 약세 구간에 떨어졌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 때문에 1인당 GNI가 줄었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어쨌거나 작년 같은 경우엔 누구나 인정하는 국민총소득 감소 구간인 것은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게 3만 달러를 넘어가야 선진국 이렇게 보통 한다면서요, 국제적으로는.
◆ 정철진>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우리 2만 달러 넘은 게 아까 2006년이라고 하셨고 올해 10년 되는 것 아닙니까?
◆ 정철진> 네.
◇ 정관용> 다른 나라들은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 가는 데 보통 몇 년 걸렸어요?
◆ 정철진> 국민총소득 2만 달러, 3만 달러. 일각에서는 이런 얘기도 하시더라고요. ‘그게 뭐가 중요하냐. 1만 달러라도 행복하면 그게 선진국 아니냐?’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닌데, 질적인 행복도. 기계적인 수치로 GNI 3만 달러를 선진국의 반열로 봅니다. 그래서 역대 선진국들을 보면 미국이 1987년에 2만 달러 돌파한 다음에 9년, 1996년에 3만 달러를 돌파를 했고요.
◇ 정관용> 미국은 9년.
◆ 정철진> 영국은 2만 달러이고 8년 만에 돌파를 했는데 우리랑 많이 비교되는 게 일본하고 독일 아닙니까? 일본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빠릅니다. 1987년에 2만 달러 찍고 그대로 내달려서 1992년, 5년 만에 3만 달러를 찍게 됐고. 독일도 5년 만에 3만 달러를 찍었거든요. 그러니까 수출주도국들은 한번 기세가 나오면 쭉 뽑아 올리는 건데 우리는 좀 이 3만 달러를 번번이 못 넘고 있어서 좀 안타까운 그런 대목입니다.
◇ 정관용> 그리고 금년도도 3만 돌파 장담할 수 없다는 것 아닙니까, 지금?
◆ 정철진> 지금 1월부터 3월까지 나온 수출이 워낙 안 좋습니다. 그래서 참 3만 달러는커녕 이게 이대로 가서 만에 하나 하반기까지 이런 수출 감소가 이어진다는... 상당히 걱정되는 대목이기도 한 것이 맞습니다. 그래서 좀 올 한해는 긴장해야 되겠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2015년에 2만 7340달러, 우리 돈으로 3093만원이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 정철진> 네.
◇ 정관용> 이건 1인당이니까 갓난아기도 할아버지, 할머니도 다 이 정도 돈은 버는 그거잖아요.
◆ 정철진> 네. 쪼갠 거죠, 전체 국민 내국인 수로요.
◇ 정관용> 그러면 이런 통계를 접하시면 많은 분들이 ‘아니, 나는 결혼해서 애가 지금 어리지만 둘 있는데 그러면 내가 1억 2천을 벌어야 평균인가? 말도 안 돼’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 많거든요.
◆ 정철진> 네. 그렇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고 이건 한 사회, 한 한국경제에 대한 기준치다. 이렇게 받아들이셔야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기업체 이런 데서 다 생산된 모든 걸 다 합친 거라서?
◆ 정철진> 그렇습니다. 총소득이라고 보시면 되니까요.
◇ 정관용> 개개인 1인당 집에 가져가는 돈, 이게 아니라는 거죠?
◆ 정철진> 네. 그러니까 ‘나는 3천만원 안 되는데’ 이렇게 생각하시지는 말기를 바랍니다.
◇ 정관용> 조금 안심이 되네요. ‘나는 완전히 평균 이하야’ 이렇게들 다들 자괴감에 빠질까봐 그랬는데. 그러니까 딱 내가 집에 가져가는 돈, 이렇게 생각 안 해도 된다는 거죠?
◆ 정철진> 그렇죠.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건 그런데 아무튼 이렇게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가는 문턱에서 계속 좌절하는 이유 뭡니까?
◆ 정철진> 제가 보기에는 뭐 하나에 우리가 확실한 카드가 없지 않나, 이렇게 보여집니다. 즉 뭐냐 하면 중국에 대한 추격도 있지만 보통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갈 때 영국이라든가 미국이라든가 일본이라든가 독일이나 확 튀어나가는 뭔가가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 한국 같은 경우에는 2만 달러까지는 정말 빠르게 잘 왔고 2만에서 중반까지도 정말 스마트폰, 반도체까지 치고 나갔는데 3만 달러 가는 이 대목에서 중국이 바로 우리 뒤를 턱밑까지 쫓아오면서 우리 것 다 빼앗아갔거든요. 그렇게 되니까 이걸 제치고 가려면 그 플러스알파가 있어야 되는데 이것을 놓쳤다, 이렇게 보여지는 게 하나고요. 두번째 이유는 3만 달러 가는 국가들을 잘 보면요, 심지어 수출주도국가라고 하더라도 내수가 떠받쳐주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그렇죠.
◆ 정철진> 그런데 우리나라 한국 경제는 수출, 수출 하다 보니까 어느덧 수출에 너무나 의지하게 됐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처럼 최근 3, 4년처럼 뉴노멀(new-normal), 저성장 국면에. 그러니까 우리 수출을 받아줄 세계경제가 안 넘어설 경우에는 문제가 아주 심각해지거든요. 그래서 그전에도 많은 경제학자 분들이 내수 빨리 키워야 된다. 그래서 수출이 안 되더라도 내수로 먹고 살게 가야 된다. 거기에서부터 경제민주화 이런 얘기가 나온 것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정철진> 그런데 이렇게 돼 보니까 확실히 우리가 내수가 너무 약했다, 이런 생각이 좀 들고요. 참고로 일본 말씀드리면 일본은요, 내수국가입니다. 수출이 미치는 영향력이 20% 정도고.
◇ 정관용> 맞아요.
◆ 정철진> 내수가 80%입니다. 그러니까 수출액이 많아서 우리가 ‘일본은 수출로 먹고 살아’ 이러겠지만 실제로 내수의 힘이 굉장히 큰 나라입니다.
◇ 정관용> 방금 첫번째는 성장을 이끌어갈 주도산업이 지금 없다. 그거 아닙니까?
◆ 정철진> 그렇습니다. 결정타.
◇ 정관용> 그런데 이 주도산업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잖아요.
◆ 정철진> 네.
◇ 정관용> 지금 2016년 현재 눈에 딱 보이는 것도 현재 없는 것 아닙니까?
◆ 정철진>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앞으로 몇 년 걸릴지 모르는 거네요?
◆ 정철진> 그게 가장 큰 걱정이기도 한 것인데요. 아마 미래 먹거리산업 얘기 나온 것이 3년 전, 4년 전에도 아마 교수님도 들어보셨을 겁니다.
◇ 정관용> 당연하죠.
◆ 정철진> 3년 전, 4년 전에 우리가 이미 지금 과거에 잘했던 것, 조선, 해운, 철강, 심지어 자동차, 반도체를 좀 버리고 그다음으로 달려갔었어야 되는데 바이오, 지금 많이 나오고 있죠. 또 AI 인공지능 나오고 있고요. 갔었어야 하는데 우리가 그때 한 3, 4년을 못 간 게 참 천추의 한입니다. 그렇다면 3, 4년 동안에 우리가 조선, 해운, 철강 이런 걸 구조조정을 했느냐. 이게 올해 8월부터 철강 구조조정 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정철진> 그래서 그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운 대목인데 그렇다고 후회할 것은 아니고요. 지금이라도 빨리 가야 합니다. 여기 버리고요. ‘버린다’는 표현은 좀 과격한데 구조조정을 하고요, 그런 부분들은. 하고 우리는 그다음 시대로 가야 되는데 바이오 같은 경우에도 너무나 안타깝게도 미국이 그냥 먼저 치고 나와서 격차가 어마어마하게 지금 벌어진 그런 상황이어서 정말 안 좋게 보시는 분들은 3년 후에, 당장 3년 후에 우리 한국 지금 먹거리 못 발견하면 힘들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그런 대목입니다.
◇ 정관용> 이건 기업이 가야 되는 것 아닙니까? 정부가 억지로 가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고.
◆ 정철진>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굴지의 기업들이 지금 이 방향으로 움직이고는 있는 겁니까?
◆ 정철진> 아, 그게 또 안타까운 대목이기도 한데요. 이게 기존에 어느 정도 돈이 벌리니까 잘 하는 데서 그냥 안주할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게다가 투자를 해야 하는데 또 투자하기엔 굉장히 망설여지고 현찰만 꽉 쥐고 있는 그런 것이 잘 생각해보시면 한 3년, 4년. 뉴스도 그런 뉴스들이 엄청 많이 나왔거든요. 그런데 그 한 3년에 확 분위기가 바뀌어버리는 그런 상황이 연출됐고. 우리가 잘 했던 거요. 중국이 이미 다 왔거나 더 잘 하는 것도 같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성장주도산업, 이거 정말 제일 큰 문제고요. 그리고 두번째로 지적하신 게 내수 기반이 약하다. 이거는 떼려야 뗄 수 없이 소득양극화하고 같은 문제 아닙니까.
◆ 정철진> 그렇습니다.
◇ 정관용>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죠?
◆ 정철진> 네.
◇ 정관용> 그러면 내수는 또 자라날 토양이 없는 것 아닙니까?
◆ 정철진> 힘들어 보입니다. 그래서 낙수효과 같은 것들은 IMF 스스로도 어느 정도 한계에 왔다, 이렇게 지적을 하고 있는데 내수는 기본적으로 우리끼리 있는 돈 돌리면서 어쨌든 파이를 키우고 여기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그런 것 아닙니까?
◇ 정관용> 네.
◆ 정철진> 그런데 지금 한국사회 경제구조가 소득양극화가 더 뚜렷하면 뚜렷하지, 이게 완화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수출이 멈춰 있고 ‘자, 지금부터 내수다’라고 했을 때 어떤 정책을 써야 될까. 그게 오늘 김무성 대표 관련한 정치권 뉴스로 가득 도배가 돼 있지만, 차 있지만 때로는 20대 국회가 고민할 대목입니다. 내수를 살린다고 하더라도 당장 무슨 정책을 써야 할지, 어떤 엔진으로 내수를 돌릴지 모르고 있거든요. 해본 적도 없고. 그게 안타깝죠.
◇ 정관용> 국민들한테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줘서 그리고 임금을 올려줘서 그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어서 또 쓰게 만들어서 내수를 키우고. 이런 게 제일 좋은 것 아니에요?
◆ 정철진> 그렇죠. 그게 정답 아닌 정답이죠. 그게 정답인데 그 길까지 가기에는 신뢰의 문제라든가 또 강자들이 어느 정도의 몫을 포기한다든가 아니면 또 거기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또 하나의 특혜를 준다. 이런 게 복합적으로 있기 때문에 당장에 내수로 가자. 정답은 이거다라고 해도 못 갑니다. 문화적인 측면도 있기 때문에.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런 기사를 보면 ‘중진국의 함정에 빠진다’ 이런 말 나오던데 중진국 함정에 빠졌던 나라가 있나요?
◆ 정철진> 그렇습니다. 남미국가들 다, 다 빠졌습니다.
◇ 정관용> 아, 그렇죠, 그렇죠.
◆ 정철진> 아르헨티나가 한때 선진국 중에서도 선진국이었다는 것 잘 알고 계실 텐데요. 네덜란드도 유사한 함정이 빠졌었고 지금 중국도 엄밀히 말하면 빠진 겁니다. 중진국의 함정에 빠져 있고. 그런데 중국 같은 경우는 자신 있는 것이 인구가 워낙 많다 보니까 내수를 어쨌든 해법을 찾을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인구도 그렇게 많지도 않기 때문에 억대도 안 되지 않습니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정철진> 그래서 좀 안타깝죠.
◇ 정관용> 우리 경제 그야말로 구조적인 문제에 빠져 있고 좀 긴 안목에서 큰 변화, 수술이 필요하다. 이런 말씀으로 듣죠. 고맙습니다.
◆ 정철진>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경제평론가 정철진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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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째 2만에서 정체, 감소세로 돌아서
- 일본, 독일은 5년만에 2만에서 3만으로
- 기회 살려야 하는데 韓은 확실한 카드 없어
- 중국이 한국 잘하는 산업 다 빼앗기도
- 3,4년 전 바이오, AI 등으로 방향 전환했어야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3월 25일 (금)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철진 (경제평론가)
◇ 정관용> 한국은행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 잠정치를 발표했는데요. 6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여전히 2만 달러대에 정체돼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 올라가는 데 몇 년 안 걸리는데 우리는 지금 너무 오래 걸리고 있다. 중진국병에 걸린 것 아니냐’ 이런 얘기까지 나오는데요. 경제평론가 정철진 씨를 연결해 봅니다. 나와 계시죠?
◆ 정철진>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국민총소득, 영어로 GNI라고 하는데 이게 어떤 지표죠?
◆ 정철진> 'Gross National Income'이라고 하고요. 아마도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은 GDP, GNP 여기에 많이 익숙해져 있을 것 같은데요. 이 GNI는 국적이 중요하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즉 한국 국적, 내국인이 국내에서든 외국이든 취득한 소득의 총 합계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고요. 1인당 GNI는 바로 이 GNI를 내국인 수로 나누었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쉽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지금 그래서 2만 몇 천 달러예요?
◆ 정철진> 그래서 2015 이번에 국민계정 내용을 보니까 작년 2015년에는 1인당 GNI가 2만 7340달러로 나왔습니다. 기준환율로 보면 3093만원 정도 되는데요. 이 2만 7340달러가 전년, 그러니까 2014년 대비 2.6% 감소했다는 겁니다. 실은 여기서 포인트는 추세가 꺾였다는 건데 그동안에 우리가 2009년에 한번 세계금융위기 이후에 확 무너진 다음에, 그때 2만 달러도 깨졌었거든요. 이 몸을 추슬러서 2010년부터 달려왔습니다. 2만 2천달러, 2012년에는 2만 4천달러, 2014년에는 드디어 2만 8천달러까지 와서 2015년, 작년 기억하시면 1, 2월에 ‘잘 해보자’ 막 그랬었거든요.
◇ 정관용> ‘3만 달러 간다’ 막 그랬잖아요.
◆ 정철진> 그렇죠. ‘한번 해보자’ 막 그랬었는데 이게 참 6년 만에 오히려 3만 달러 가기는커녕 추세가 꺾이는 감소세로 돌았다는 게 포인트입니다.
◇ 정관용> 이게 달러로 표시돼서 그렇지 원화로 따지면 좀 늘긴 늘었다면서요?
◆ 정철진> 그렇습니다. 이게 달러, 원화의 역설이기도 한데 가령 우리가 2006년 처음에 2만 823달러였거든요. 그때 2만 달러 돌파했을 때는 워낙 강세 구간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혜택을 보기도 하고 작년 같은 경우에는 워낙 약세 구간에 떨어졌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 때문에 1인당 GNI가 줄었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어쨌거나 작년 같은 경우엔 누구나 인정하는 국민총소득 감소 구간인 것은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게 3만 달러를 넘어가야 선진국 이렇게 보통 한다면서요, 국제적으로는.
◆ 정철진>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우리 2만 달러 넘은 게 아까 2006년이라고 하셨고 올해 10년 되는 것 아닙니까?
◆ 정철진> 네.
◇ 정관용> 다른 나라들은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 가는 데 보통 몇 년 걸렸어요?
◆ 정철진> 국민총소득 2만 달러, 3만 달러. 일각에서는 이런 얘기도 하시더라고요. ‘그게 뭐가 중요하냐. 1만 달러라도 행복하면 그게 선진국 아니냐?’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닌데, 질적인 행복도. 기계적인 수치로 GNI 3만 달러를 선진국의 반열로 봅니다. 그래서 역대 선진국들을 보면 미국이 1987년에 2만 달러 돌파한 다음에 9년, 1996년에 3만 달러를 돌파를 했고요.
◇ 정관용> 미국은 9년.
◆ 정철진> 영국은 2만 달러이고 8년 만에 돌파를 했는데 우리랑 많이 비교되는 게 일본하고 독일 아닙니까? 일본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빠릅니다. 1987년에 2만 달러 찍고 그대로 내달려서 1992년, 5년 만에 3만 달러를 찍게 됐고. 독일도 5년 만에 3만 달러를 찍었거든요. 그러니까 수출주도국들은 한번 기세가 나오면 쭉 뽑아 올리는 건데 우리는 좀 이 3만 달러를 번번이 못 넘고 있어서 좀 안타까운 그런 대목입니다.
◇ 정관용> 그리고 금년도도 3만 돌파 장담할 수 없다는 것 아닙니까, 지금?
◆ 정철진> 지금 1월부터 3월까지 나온 수출이 워낙 안 좋습니다. 그래서 참 3만 달러는커녕 이게 이대로 가서 만에 하나 하반기까지 이런 수출 감소가 이어진다는... 상당히 걱정되는 대목이기도 한 것이 맞습니다. 그래서 좀 올 한해는 긴장해야 되겠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2015년에 2만 7340달러, 우리 돈으로 3093만원이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 정철진> 네.
◇ 정관용> 이건 1인당이니까 갓난아기도 할아버지, 할머니도 다 이 정도 돈은 버는 그거잖아요.
◆ 정철진> 네. 쪼갠 거죠, 전체 국민 내국인 수로요.
◇ 정관용> 그러면 이런 통계를 접하시면 많은 분들이 ‘아니, 나는 결혼해서 애가 지금 어리지만 둘 있는데 그러면 내가 1억 2천을 벌어야 평균인가? 말도 안 돼’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 많거든요.
◆ 정철진> 네. 그렇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고 이건 한 사회, 한 한국경제에 대한 기준치다. 이렇게 받아들이셔야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기업체 이런 데서 다 생산된 모든 걸 다 합친 거라서?
◆ 정철진> 그렇습니다. 총소득이라고 보시면 되니까요.
◇ 정관용> 개개인 1인당 집에 가져가는 돈, 이게 아니라는 거죠?
◆ 정철진> 네. 그러니까 ‘나는 3천만원 안 되는데’ 이렇게 생각하시지는 말기를 바랍니다.
◇ 정관용> 조금 안심이 되네요. ‘나는 완전히 평균 이하야’ 이렇게들 다들 자괴감에 빠질까봐 그랬는데. 그러니까 딱 내가 집에 가져가는 돈, 이렇게 생각 안 해도 된다는 거죠?
◆ 정철진> 그렇죠.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건 그런데 아무튼 이렇게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가는 문턱에서 계속 좌절하는 이유 뭡니까?
◆ 정철진> 제가 보기에는 뭐 하나에 우리가 확실한 카드가 없지 않나, 이렇게 보여집니다. 즉 뭐냐 하면 중국에 대한 추격도 있지만 보통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갈 때 영국이라든가 미국이라든가 일본이라든가 독일이나 확 튀어나가는 뭔가가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 한국 같은 경우에는 2만 달러까지는 정말 빠르게 잘 왔고 2만에서 중반까지도 정말 스마트폰, 반도체까지 치고 나갔는데 3만 달러 가는 이 대목에서 중국이 바로 우리 뒤를 턱밑까지 쫓아오면서 우리 것 다 빼앗아갔거든요. 그렇게 되니까 이걸 제치고 가려면 그 플러스알파가 있어야 되는데 이것을 놓쳤다, 이렇게 보여지는 게 하나고요. 두번째 이유는 3만 달러 가는 국가들을 잘 보면요, 심지어 수출주도국가라고 하더라도 내수가 떠받쳐주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그렇죠.
◆ 정철진> 그런데 우리나라 한국 경제는 수출, 수출 하다 보니까 어느덧 수출에 너무나 의지하게 됐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처럼 최근 3, 4년처럼 뉴노멀(new-normal), 저성장 국면에. 그러니까 우리 수출을 받아줄 세계경제가 안 넘어설 경우에는 문제가 아주 심각해지거든요. 그래서 그전에도 많은 경제학자 분들이 내수 빨리 키워야 된다. 그래서 수출이 안 되더라도 내수로 먹고 살게 가야 된다. 거기에서부터 경제민주화 이런 얘기가 나온 것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정철진> 그런데 이렇게 돼 보니까 확실히 우리가 내수가 너무 약했다, 이런 생각이 좀 들고요. 참고로 일본 말씀드리면 일본은요, 내수국가입니다. 수출이 미치는 영향력이 20% 정도고.
◇ 정관용> 맞아요.
◆ 정철진> 내수가 80%입니다. 그러니까 수출액이 많아서 우리가 ‘일본은 수출로 먹고 살아’ 이러겠지만 실제로 내수의 힘이 굉장히 큰 나라입니다.
◇ 정관용> 방금 첫번째는 성장을 이끌어갈 주도산업이 지금 없다. 그거 아닙니까?
◆ 정철진> 그렇습니다. 결정타.
◇ 정관용> 그런데 이 주도산업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잖아요.
◆ 정철진> 네.
◇ 정관용> 지금 2016년 현재 눈에 딱 보이는 것도 현재 없는 것 아닙니까?
◆ 정철진>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앞으로 몇 년 걸릴지 모르는 거네요?
◆ 정철진> 그게 가장 큰 걱정이기도 한 것인데요. 아마 미래 먹거리산업 얘기 나온 것이 3년 전, 4년 전에도 아마 교수님도 들어보셨을 겁니다.
◇ 정관용> 당연하죠.
◆ 정철진> 3년 전, 4년 전에 우리가 이미 지금 과거에 잘했던 것, 조선, 해운, 철강, 심지어 자동차, 반도체를 좀 버리고 그다음으로 달려갔었어야 되는데 바이오, 지금 많이 나오고 있죠. 또 AI 인공지능 나오고 있고요. 갔었어야 하는데 우리가 그때 한 3, 4년을 못 간 게 참 천추의 한입니다. 그렇다면 3, 4년 동안에 우리가 조선, 해운, 철강 이런 걸 구조조정을 했느냐. 이게 올해 8월부터 철강 구조조정 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정철진> 그래서 그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운 대목인데 그렇다고 후회할 것은 아니고요. 지금이라도 빨리 가야 합니다. 여기 버리고요. ‘버린다’는 표현은 좀 과격한데 구조조정을 하고요, 그런 부분들은. 하고 우리는 그다음 시대로 가야 되는데 바이오 같은 경우에도 너무나 안타깝게도 미국이 그냥 먼저 치고 나와서 격차가 어마어마하게 지금 벌어진 그런 상황이어서 정말 안 좋게 보시는 분들은 3년 후에, 당장 3년 후에 우리 한국 지금 먹거리 못 발견하면 힘들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그런 대목입니다.
◇ 정관용> 이건 기업이 가야 되는 것 아닙니까? 정부가 억지로 가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고.
◆ 정철진>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굴지의 기업들이 지금 이 방향으로 움직이고는 있는 겁니까?
◆ 정철진> 아, 그게 또 안타까운 대목이기도 한데요. 이게 기존에 어느 정도 돈이 벌리니까 잘 하는 데서 그냥 안주할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게다가 투자를 해야 하는데 또 투자하기엔 굉장히 망설여지고 현찰만 꽉 쥐고 있는 그런 것이 잘 생각해보시면 한 3년, 4년. 뉴스도 그런 뉴스들이 엄청 많이 나왔거든요. 그런데 그 한 3년에 확 분위기가 바뀌어버리는 그런 상황이 연출됐고. 우리가 잘 했던 거요. 중국이 이미 다 왔거나 더 잘 하는 것도 같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성장주도산업, 이거 정말 제일 큰 문제고요. 그리고 두번째로 지적하신 게 내수 기반이 약하다. 이거는 떼려야 뗄 수 없이 소득양극화하고 같은 문제 아닙니까.
◆ 정철진> 그렇습니다.
◇ 정관용>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죠?
◆ 정철진> 네.
◇ 정관용> 그러면 내수는 또 자라날 토양이 없는 것 아닙니까?
◆ 정철진> 힘들어 보입니다. 그래서 낙수효과 같은 것들은 IMF 스스로도 어느 정도 한계에 왔다, 이렇게 지적을 하고 있는데 내수는 기본적으로 우리끼리 있는 돈 돌리면서 어쨌든 파이를 키우고 여기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그런 것 아닙니까?
◇ 정관용> 네.
◆ 정철진> 그런데 지금 한국사회 경제구조가 소득양극화가 더 뚜렷하면 뚜렷하지, 이게 완화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수출이 멈춰 있고 ‘자, 지금부터 내수다’라고 했을 때 어떤 정책을 써야 될까. 그게 오늘 김무성 대표 관련한 정치권 뉴스로 가득 도배가 돼 있지만, 차 있지만 때로는 20대 국회가 고민할 대목입니다. 내수를 살린다고 하더라도 당장 무슨 정책을 써야 할지, 어떤 엔진으로 내수를 돌릴지 모르고 있거든요. 해본 적도 없고. 그게 안타깝죠.
◇ 정관용> 국민들한테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줘서 그리고 임금을 올려줘서 그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어서 또 쓰게 만들어서 내수를 키우고. 이런 게 제일 좋은 것 아니에요?
◆ 정철진> 그렇죠. 그게 정답 아닌 정답이죠. 그게 정답인데 그 길까지 가기에는 신뢰의 문제라든가 또 강자들이 어느 정도의 몫을 포기한다든가 아니면 또 거기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또 하나의 특혜를 준다. 이런 게 복합적으로 있기 때문에 당장에 내수로 가자. 정답은 이거다라고 해도 못 갑니다. 문화적인 측면도 있기 때문에.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런 기사를 보면 ‘중진국의 함정에 빠진다’ 이런 말 나오던데 중진국 함정에 빠졌던 나라가 있나요?
◆ 정철진> 그렇습니다. 남미국가들 다, 다 빠졌습니다.
◇ 정관용> 아, 그렇죠, 그렇죠.
◆ 정철진> 아르헨티나가 한때 선진국 중에서도 선진국이었다는 것 잘 알고 계실 텐데요. 네덜란드도 유사한 함정이 빠졌었고 지금 중국도 엄밀히 말하면 빠진 겁니다. 중진국의 함정에 빠져 있고. 그런데 중국 같은 경우는 자신 있는 것이 인구가 워낙 많다 보니까 내수를 어쨌든 해법을 찾을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인구도 그렇게 많지도 않기 때문에 억대도 안 되지 않습니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정철진> 그래서 좀 안타깝죠.
◇ 정관용> 우리 경제 그야말로 구조적인 문제에 빠져 있고 좀 긴 안목에서 큰 변화, 수술이 필요하다. 이런 말씀으로 듣죠. 고맙습니다.
◆ 정철진>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경제평론가 정철진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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